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은발...

갱스브르 조회수 : 533
작성일 : 2015-01-07 11:51:29

어느 모임이든 구성원들 중엔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문제는 스스로 드러내려 안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후자에 속하면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결국 언니라 부르며 따르게 됐다

40 중반에 머리는 은발이다

30초반부터 세더니 염색으로는 감당이 안 돼 자포자기했단다

그 우울감과 상실을 다 견디고 마주하니

거울 속에 웬 반백의 젊은 여자가 있더란다

근데 이상한 것이 염색을 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젊어보이려 안간힘을 썼을 땐

검은 머리를 한 할머니 같더니

어느 날 사람들의 기이한 부러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

내 첫인상두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데 일제히 사람들의 시선은 그분을 향하고 있었다

빼어난 윤곽이나 악세사리도 없고 멋을 부렸다기보다는 그저 몸에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늘어지면서도 생동감 도는 얼굴...

처음 접하는 부조화의 분위기다

염색이 빠져 얼룩얼룩한 내 머리카락은 볏단을 묶어놓은 것 같이 거친데...

어느 미용실 최고의 손을 거친다 해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머릿결과 선명한 팔자주름

살아온 시간의 중력이 고스란히 새겨진 잡티들...

 그 언니의 얼굴을 보면 내맘이 편해진다

고상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입을 열면 방종에 가까운 말들을

살살 뱉어낸다

그래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건 분명 욕인데... 그리 들리지 않는다

입에 발린 말도 인사치레도 없는데 사람들은 좋아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훅 꺼진 눈이나 볼을 보면 자신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 하루종을 우울하단다

그럼 그렇게 음침하게 그 하루를 다 쓰고 절망하며 지내는 게 즐겁게 사는 비결?이라는데...

아직은 집착하며 늘어지는 내 성질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자유다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도 못 했다

몰래몰래 초코렛 드리고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으로 그분과의 인연은 끝이다

가끔 나이에 여자에 세월에 공포가 들면

40대의 예쁘장하던 그 언니의 은발이 생각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3182 국산 스텐 냄비 한일 2 냄비 2015/01/07 4,794
    453181 서초동 살인사건 실직·주식투자 실패가 범행 이유로 밝혀져 4 강남 2015/01/07 2,778
    453180 칠순생신 연세계산 헷갈려서 여쭤봅니다. 6 궁금이 2015/01/07 1,185
    453179 BMW3 vs 아우디 A4 13 궁금 2015/01/07 3,170
    453178 대학병원에 대해 잘 아시는 분요 2 ㄱ32 2015/01/07 643
    453177 모녀전쟁 서초동 사건 이 시간에 소주마십니다 5 남의일만은아.. 2015/01/07 2,243
    453176 허니버터칩 2봉지 선물받았어요 ㅋ 3 ㅋㅋㅋ 2015/01/07 1,353
    453175 일리머신 최저가가 얼마쯤 일까요? 6 커피 2015/01/07 1,520
    453174 쿠팡앱 이용하는 법. 1 처음 2015/01/07 756
    453173 바깥유리 어떻게 닦으세요? 4 모모 2015/01/07 3,685
    453172 아들친구 너무 귀엽네요. 18 -- 2015/01/07 4,883
    453171 사귀기 초반에 성격안맞아서 티격태격 거리는거요. 2 ???? 2015/01/07 845
    453170 급 ᆢ의심이 ㅠ 5 2015/01/07 1,398
    453169 동영상 파일을 음성파일로 변환도 가능한가요 2 .. 2015/01/07 780
    453168 직장맘님들~ 방학중에 아이들 점심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16 아트레유 2015/01/07 7,180
    453167 내용펑 10 궁금 2015/01/07 1,276
    453166 살면서 가장 친한 친구가 친정엄마고 여동생인데요 25 ㅇㅇ 2015/01/07 4,557
    453165 1월생과 12월생 어느쪽이 더 좋은가요? 13 모카 2015/01/07 12,955
    453164 아일렛커텐 사용해보신분들요~~~~ 커텐 2015/01/07 899
    453163 모녀글 뒤집어보기 8 .... 2015/01/07 2,042
    453162 "택배 가져가세요" 전화에 경비원 폭행 11 참맛 2015/01/07 2,457
    453161 상대방을 항상 나이보다 많게 보는 사람이 있는것 같아요. ffff 2015/01/07 768
    453160 은발... 갱스브르 2015/01/07 533
    453159 대학생 아들의 이번 학기 성적이 엉망이에요.. 6 아들 엄마... 2015/01/07 4,287
    453158 동네 미용실 단발 펌가격.. 9 ..... 2015/01/07 5,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