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중반이신 아버지께서 지난주 돌아가셨습니다.
지독한 구두쇠에 남여차별 외도 등으로 아버지가 싫었어요.
발병후에 괴로웠던 것이 아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이 생기지않는거엤어요. 오히려 병이 깊어지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거 밉기까지하더군요.
돌아가시기 한 달전부터 아버지를 곁에서 보았습니다.
수척해가는 모습, 억울해하며 울먹이는 모습보니 마음 안좋더군요.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어린 날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는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극심한 가난을 묘사할 때 그 큰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루룩ᆢ
생각해보니 아버지덕분에 학교도 다니고 덕분에 취직도해서 돈도 벌고 동생들과는 너무나 사이도 좋고 ᆢ모든 게 아버지 덕분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를 위로해드렸어요 칭찬도 해드리구요. 장하시다, 훌륭하시다, 아버지덕분에 자식들 다들 밥벌이하고 행세하면서 산다,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사셨다, 감사와 사랑을 충분히 표현했어요.
아버지께서 없는 살림에 가르치고 집이라도 늘이시느라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게다가 세상적인 욕구도 강하신 분이라 여자문제도 평생 가지고 게셨죠. 문론 엄마가 오버한 측면이 있긴하지만요.
엄마의 일생은 아버지의 눈치를 보는 거였어요.아버지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장녀인 제가 고스란히 받아야했구요. 당연히 그런가보다하고 효녀노릇 했어요. 엄마가 갖고싶다면 뭐든지 한 준비가 되어있었고 그러기도 했어요. 제 마음에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게 가득했거든요
그러다가 5년 전쯤 어떤 일을 계기로 엄마에게 분노가 솟구쳐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엄마의 모든게 싫었어요. 웃는 거부터 먹는거 목소리도. 생각하지도않았던 어린 날의 상처가 불쑥불쑥 솟구치는데 미치지경이더라고요. 스슷로 정신병을 의심할 정도로ᆢᆢ
한달전쯤부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엄마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사라졌어요. 엄마의 실갖도 소스라치게 싫었어는데 지금은 얼굴을 부빕니다. 전화힐때 마다 사랑한다고 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주신 선물같아요.
이런 시간이 좀 더 빨리왔었으면 좋았을것을ᆢ 하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해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를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움 조회수 : 1,432
작성일 : 2014-12-13 15:01:29
IP : 110.70.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플럼스카페
'14.12.13 3:36 PM (122.32.xxx.46)집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글 읽으며 나도 그랬어~ 하는 대목이 있어 가슴 한 켠이 찌르르 했어요.
아버지 살아계셨다면 여전히 미워하고 지냈을건데 투병하고 돌아가시고...그런 과정에서 자잘한 미움이나 원망은 다 녹여버렸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444769 | 너무너무 예쁜 이야기. 눈물고였어요ㅠㅠ 5 | ... | 2014/12/13 | 2,458 |
444768 | 산업공학과에 대해 아시는분 11 | 수험생 | 2014/12/13 | 3,411 |
444767 | 보리굴비 비리지 않고 맛있는 구입처 알고싶어요 | 보리굴비 | 2014/12/13 | 841 |
444766 | 독일유학생 반찬 뭐가 좋을까요? 15 | ... | 2014/12/13 | 3,782 |
444765 | 추운 날씨에도 잘 지내는 깡패 고양이 3 | .... | 2014/12/13 | 975 |
444764 | 쌀 씻을때 물이 노란색을 띠는거 정상인가요? 3 | 질문 | 2014/12/13 | 1,175 |
444763 | 일등석 승객이 진술했다는데, 그 기사 어디있나요? 9 | 비지니스석 .. | 2014/12/13 | 2,651 |
444762 | 아나운서의 순발력ㅎㅎㅎ 3 | ... | 2014/12/13 | 2,481 |
444761 | 종교 있는 사람 같지 않다가 무슨 뜻일까요? 1 | 조용하다? | 2014/12/13 | 674 |
444760 | 나만 알고싶은 맛집 13 | 잭슨피자 | 2014/12/13 | 5,996 |
444759 | 수원 토막살인범 얼굴공개됐네요 5 | 기사 | 2014/12/13 | 1,785 |
444758 | 그 여승무원 내보내 반박인터뷰하는거 아닐까요 14 | 협박항공 | 2014/12/13 | 4,546 |
444757 | 가슴에 불을 품고 기득권과 싸워나가자 2 | ... | 2014/12/13 | 532 |
444756 | 연예인들 볼때마다 느끼는게 8 | .... | 2014/12/13 | 3,990 |
444755 | 컴에 있는 사진을 갤럭시탭으로 옮기는 방법 알려주세요. 15 | 급 | 2014/12/13 | 1,003 |
444754 | 모두가 피해가는 일이 내게만 일어날때 2 | ㅁㅁ | 2014/12/13 | 996 |
444753 | 현재 조현아 상태 5 | slr링크ㅋ.. | 2014/12/13 | 5,550 |
444752 | 친오빠를 보내고나니... 40 | 마미 | 2014/12/13 | 16,464 |
444751 | 스카이 학교결정 어찌해야 할까요? 25 | 참나무 | 2014/12/13 | 3,831 |
444750 | 지금 무슨회가 맛있나요? 4 | 회 ????.. | 2014/12/13 | 1,314 |
444749 | "재벌이 불법으로 번 돈, 국가가 회수해야" 3 | 샬랄라 | 2014/12/13 | 613 |
444748 | 피지오겔 12 | ㅇ | 2014/12/13 | 4,440 |
444747 |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를 안을 수 있게 되었어요 1 | 그리움 | 2014/12/13 | 1,432 |
444746 | 이빨아파서 주말에죽진않을까요.?? 10 | 월요일예약 | 2014/12/13 | 1,999 |
444745 | 세월호 조작영상에 반디캠 쓰다 딱 걸림 | ㄴㄴㄴ | 2014/12/13 | 1,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