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적으로 뭘 하고 싶다는 생각 없이 그냥 나에게 주어졌으니
강제적으로 학교에 다녀야하고 성적으로 평가가 매겨지고
공부가 그리 싫진 않았고 공부잘하면 칭찬받고 얻는 이익도 많고
자존심도 살릴 수 있었고.. 좋은 점이 많아서 공부를 열심히 했거든요
피아노를 잘쳐서 엄마가 피아노전공할래? 하기도 했지만...
공부 하면서 피아노까지 치면 이중으로 힘들 것 같아서..
그냥 학교에 있을때 수업 열심히 듣고 학교 끝나면 공부학원대신에
내가 배우고 싶은거 배우러 다니고.. 합기도, 쿵후 같은거
고3때도 학교 끊나고 합기도 다녔었어요.. 상고다니는 친구랑 같이;;
고등학교때 강제로 야자 시키는것도 몸이 약해서 힘들다고 안했고
(공부잘해서 담임선생님이 허락해주셨어요) 전교 20등까지 모아서
입시반하는데 밤 10시까지 심화수업하고 그러는것도 안했었어요.
엄마가 성적표도 별로 관심없었고 공부하라고 압박?하지도 않아서
그냥 학교에서 수업만 듣고 집에와선 놀고 시험때만 독서실 다니면서
수업들었던거 복습하고.. 학원 과외 안하고 가끔 재미로 ebs같은거 취미삼아 듣고
그러다가 그냥 학교 공교육에서 학교선생님이 가르쳐준 것만 가지고
수능도 쳤었거든요.
성적도 잘 나왔어요.
그리 아둥바둥하지 않게 공부한거에 비하면요. 뭐 전교1등하고
서울대나 의대간건 아니지만..
제가 학교만 끝나면 공부 안하는거 아는 친한 친구들은 넌 왜 공부안했는데도 성적이
잘 나오냐 부러워했고.. 저는 학교 다니는것도 힘든데 학교 끝나고도 공부하면
나 죽는다.. 라고 했었죠.
친구가 넌 꿈이 뭐야? 하고 물었을때
세계정복이라고 했었죠. 친구는 황당해하며 자기는 춤을 추고싶다고 했어요.
담임선생님이 넌 뭐가 되고싶니? 어느학교에 가고싶니? 무슨과에 가고싶니? 했어요
그때.. 그냥 점수맞춰서 아무데나갈래요 ㅠㅠ 했죠.
그 이상 생각을 못했어요.
담임선생님은 수능점수가나오고 교대를 포함한 대학 세개를 찍어줬고
난 애들 싫어 교대는 안가겠다 했어요
그리고 재수하던지 하라고 했어요. 그때 우리반 공부잘하는 애중 재수안한애는 저밖에 없었어요 ㅠㅠ
재수를 했어야 하는데.. 재수 하면서 무슨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싶은지
잘 생각해보면 좋았을껄.. 그땐 너무 어렸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어본적이 없었고
어릴때부터 공부잘한다고 늘 칭찬받고 공부하는게 수월했기에 세상 무서운것도 몰랐고..
그냥 당연히 점수 높은 대학만 가면 돈도 잘벌고 잘풀릴꺼라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 보면 당연히? 공부 잘한 순서대로 인생 잘 풀리고 돈 많이 버는거 아니더군요.
배치표에 맞춰서 윗집 언니가 다니던 대학교.. 를 썼고
맨날 이쁘게 꾸미고 나가고 남자친구도 있고 있어보였거든요. 졸업하고 좋은데 취직도 했고요.
전공은 점수에 맞춰서 썼어요. 사람들이 알아주는 전공으로요 ㅠㅠ
근데 전혀 제가 관심있고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가 아니었는데 ㅠㅠ
그리고 대학들어가서 여고출신인 제가 남자를 접하게됐고
나 여고다닐때 애들이 메뚜기라고 유재석닮았다고 하도 놀려서
내가 못생겨서 평생 남자 못사겨볼줄알았는데
들어가서 동아리 하자마자 고백받아서 남자를 사귀게됐어요.
그리고 또 딴남자 사귀고 동아리하고 놀고 과활동하고 술먹고 노느라
대학때 공부는 하나도 못했어요. 부전공도 했는데 졸업장에 부전공했다고
써있기만하지 전공지식은 하나도 없어요. 전공이나 부전공이나..
학점이 낮고 취업의지가 적어 취직을 못했고
시험 준비하고 있어요.
근데 전공과 관련없는 시험 과목이 너무 재밌는겁니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니 공부하고싶은 영역이 생기는겁니다..
불교공부와 문학공부.. 물리학공부를 하고싶고요. 딱히 대학다닐 생각은없고
독학해서 책을 좀 읽어보고 탐구해보고싶어요. 학교다니기 돈도 아깝고요.
그거보니까 내가 선택한 전공이 진짜 나랑 안맞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 저에게 대학은 그냥 동아리하고 사람만나고 대학캠퍼스 내에서 놀고.. 남자친구 사귀고
좋은 시설안에서 여자라고 남자선배들이 밥 술 사주며 극진히 대접해주던
천국같은 곳이었긴한데.. 그렇다고 학문의전당은 아니었나봐요.
한마디로 전 백수고... 취업못해 아직도 공부하고있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시험도 요새같은 시대 경쟁률이 너무높아
붙을지도 확실치않고.. 직업이 없으니 결혼도 막막하고
요새는 어디나와도 다 취업이 힘들다니 차라리 좋아하는 전공이라도 선택하던지
직업에 도움되는 자격증이 나오는 과를 선택해서
내 실력으로 못가면 재수를 하던지 해서 인생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봤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 지금 아무것도 없고 인생이 너무 안풀려요.
공부못해서 미달과..전문대 나온 친구들도 일찍 결혼해서 남편사랑받고 애 낳은 애들도 있는데
저는 아무것도 없이 혼자 공부만 하고있네요. 엄마 눈치받으며 백수라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애기보면 너무 귀여워요. 그런거보면.. 결혼해서 빨리 애낳고싶고..
교대라도 갔으면 애들이랑 즐겁게 지낼 수 있고 좋은직업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고
근데 또 이러고있는게 내 팔자가 아닌가 싶기도하고
내 운명이 요로코롬 요꼴인가보다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