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고 나갈 옷을 고르다 8년전쯤 샀던 코트를 입었어요 .
이 옷을 살 때만해도 30초반 새댁이었는데 어느새 거울에 왠 아줌마가 서있네요.
돌아보면 맞벌이하면서 열심히 알뜰히 살았어요.
남편은 돈 아깝다고 골프 약속도 이 핑계 저핑계로 뿌리치고 옷 한벌도 잘 안사고
저도 지난 4~5년간은 작년에 가방하나 산게 전부네요.
둘 다 그런데도 부동산이나 재테크를 잘 못하니 돈이 욕심만큼 잘 안모여요.
그냥 부동산 활황기에 부화뇌동해서 장만한 집 한채 있고 노후자금 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예금이 좀 있네요.
아이가 어려서 (취학전) 돈 들어갈일도 많은 것 같은데
남편이 오늘 자기도 회사에서 3~4년이 한계인 것 같다고 이야기해서 이생각 저생각이 들어요.
남편도 저도 둘다 모범생 스타일이라 한 눈 안팔고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대기업에 취직했어요.
둘 다 밤잠 안자고 많이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자기계발도 열심히 했어요. 유학도 다녀왔어요.
그런데 남편 이야기를 들으니 많이 허무해요.
저희보다 어려우신 분들도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는 것도 감사드리지만
그렇게 절제하고 열심히 살았던게 결국 중산층 삶에 겨우 매달려 있던 거였구나 싶네요.
남편이 퇴직하면 그조차도 어려우니 더 절제하고 살아야겠지요?
요즘 대학도 취직도 모두 저희 때보다 훨씬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두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해도 또 그런 사람끼리 결혼해도 별 거 없구나 싶어요.^^
겨우겨우 매달려서 세상이 던진 숙제 열심히 하고 살았는데
그냥 그때그때 더 재미있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시절의 연애도, 공부도, 생활도 모두 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