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마트폰과 멀어지기

갱스브르 조회수 : 778
작성일 : 2014-10-27 14:49:40

언젠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뒤 통제 불능이 돼 가는 내 맘이 무서워

주말엔 꺼두거나 평상시에도 자제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눈보다 빠른 손놀림을 죽이자니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뭐든 고비를 넘기면 술술 넘어가는 단계가 있다

이것도 집착이라면 집착

조금 멀어지니 내가 살 것 같다

없으면 죽을 것 같더니...

맘이 변하는 게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산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

그러니 변하고 흐르는 맘은 죄가 없다...

한데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나 전철 안, 혼자 밥 먹으러 간 식당에서

엉거주춤한 내가 싫어 예의 그 "습관"이 나오려고 한다

작은 문고판 책을 사 가지고 다녔지만 왠지 밖에선 집중이 잘 안 된다

반드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강박이 아닐까 싶어

맨숭맨숭 있어보기로 했다

아...힘들다

늘어뜨린 손이 무안하고 어색하다

죄다 고개 숙이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눈이라도 부딪히면

너나 할 것 없이 싹 돌아선다

외국인들의 그 가벼운 눈인사는 엄두도 못 낼 공기다

귀도 눈도 입도 다 막고 있다

무언의 담이 꼬챙이 같다

처음엔 창 밖으로 시선을 넘기거나 눈을 감았다

이상하게도 감은 눈이 더 말똥말똥하다

이렇게 안절부절할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스마트폰과 너무 혼열일체로 살았다

만지고 싶고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욕구...

애인을 이리 사랑했으면 노처녀는 되지 않았을 거다

당장 가방에 있는 걸 꺼내 무지막지하게 애무할 수도 있지만

참았다

적어도 진동 상태인 폰에서 벨이 울리는 듯한 환청은 고쳐야 한다

문자가 오는 즉시 답을 하는 것도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서운해하는 것도

전원이 꺼져있으면 짜증이 나는 것도

머리맡에 항시 켜두고 동침하는 것도

일어나자마자 저절로 얘를 찾는 것도...

좀 멀찍이서 보니 영..아니다

죽어 저승 가는 길도 네비게이션 켜놓고 갈 기세다

5분을 가만히 있질 못한다

그렇다고 치열하고 바쁘게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뭐든 하나가 되려면 어느 하나는 죽거나 빨려들어가 전혀 다른 무엇이 돼야 한다

차라리 내가 나오는 게 낫다

나의 문제인 거다...

IP : 115.161.xxx.20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멍 때리기가
    '14.10.27 3:29 PM (223.62.xxx.92)

    때론 필요한 것 같아요.
    요즘엔 귀에 이어폰들을 꽂고 있어서 길 물어 보기도 쉽지 않더군요.

  • 2. 디토
    '14.10.27 4:29 PM (93.194.xxx.219)

    제가 쓴 글인줄 알았네요.. 정말 100퍼센트 동감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9633 아이폰 어디서나 조건이 같나요? 1 ^^ 2014/10/27 655
429632 국책연구기관들 이번에 적발된거요 1 내가 낸 세.. 2014/10/27 575
429631 바둑 재밌나요? 쉽게 배울 수 있을까요? 1 바둑이 2014/10/27 644
429630 에픽하이 보면 YG가 진짜 대단한듯... 19 손님 2014/10/27 5,407
429629 냄비 사이즈 아시는분.... 5 뚜껑만 2014/10/27 1,194
429628 미생, 치킨 배달 왔는데 쓰레기 안겨주면서 버려달라는 미친인간이.. 13 미생 2014/10/27 5,187
429627 초3 아이 시력이 0.6 0.7인데 안경을 써야 하나요? 4 .. 2014/10/27 5,572
429626 김경란씨..약간 사시 아닌가요? 15 ㅡㅡ; 2014/10/27 8,670
429625 네비게이션 메모리카드 1 딸기맘 2014/10/27 795
429624 심장병있는 강아지요~ 3 요키엄마 2014/10/27 1,764
429623 설화수 여민마스크 좋은가요? 2 설화수 2014/10/27 1,045
429622 무라카미 하루키. 21 .... 2014/10/27 3,425
429621 바지 길이 이쁜 길이는 어디까지 오는 건가요? 9 길이 2014/10/27 2,958
429620 신발좀 골라주세요 3 허리야 2014/10/27 645
429619 올해 김장 언제쯤 할 생각이세요? 2 김장 2014/10/27 1,427
429618 사기그릇 쥐고 깨서 손 찢어지면 병원 꼭 가야되나요? 3 w 2014/10/27 1,015
429617 이번 주말 도봉산 가는데 등산바지 두툼한 거 입어야 하나요?? 2 아줌마 2014/10/27 937
429616 하지정맥류-수술하신 분 계신가요? 5 궁금 2014/10/27 2,612
429615 막대에 끼워쓰는 걸레 추천해주세요 2 유투 2014/10/27 831
429614 김성주 공식사과 ”국감 불출석 판단 잘못, 재발 안할 것” 2 세우실 2014/10/27 816
429613 매실엑기스 100일 만에 걸러 두었어요.. 2 sos 2014/10/27 752
429612 우지원 글 올렸네요 30 ..... 2014/10/27 20,447
429611 눈에 노폐물이 쌓여요 7 ㄴㄴ 2014/10/27 1,919
429610 6학년 지인 아들이 여친을 사귀는데... 2 고민 2014/10/27 1,318
429609 타블로 딸 하루 치과치료하는거 완전 신기했어요. 36 .. 2014/10/27 14,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