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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때매 힘들어요

천국은있다 조회수 : 4,767
작성일 : 2014-10-17 23:09:57
엄마는 58세
저는 35세 2남 1녀 중 장녀구요..
결혼해서 아들하나 있어요

엄마가 인생을 어렵게 살아온거 잘 알아서..
늘 측은해서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어릴때부터 하며 살았고 내가 착해야 내가 공부잘해야 엄마가 행복하겠지.. 하는 마름을 갖고 컸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애 키우다보니..잊고 있었던
어린시절 슬픈 기억들 자꾸 떠 올라서 힘들어요.

초등학교 2학년때 친구들이 우리집에서 놀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갔는데. 그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작은방으로 데려가서는 문제집을 펴 놓고 다그치면서 뺨을 때렸어요.. 마침 지나가던 한친구가 우는 저와 눈이 마주쳤고. 친구들은 말도없이 집에서 나갔죠.

한번은 동생이랑 싸웠는데.. 저희 둘 앞에서 회초리로 본인 다리를 마구 내리 치다가 너희 이러면 죽을거리며 허리띠로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해서. 저희가 울고불고 매달린적도 있고

동생이 비비탄 총을 갖고 놀다가 실수로 절 쏘았는데. 전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고. 엄마는 화가나서 그 자리에서 총을 바닥에 내리쳐서 총을 부러뜨렸어요. 그날 산 새 총이었는데 동생 불쌍한 얼굴이 생각나요.

하루는 엄마랑 슈퍼에 갔는데 저에게 몇시인지 물어보셨고. 그땐 어려서. 7시 4분 쯤이었는데.. 어른인척 하고 싶은 마음에 7시 5분전.. 이라고 대답했고. 엄마는 얼굴이 울그릭 불그락 해서 집에 절 데리고 가서는 너무 챙피하다고 막 화를내시며 7시 5분전은 6시 55분이라고 소리를 지르셨죠.

그리고 정월대보름날. 달 보며 소원 빌으라고.
제가 무슨 소원빌지? 물으니까 아빠 노름 안하게 해주세요.. 하라고... ㅠㅠ 너무 슬프네요..

생각해보니 너무 힘든 삶에. 저한테라도 안풀면 못사셨을거 같은데.. 그래도. 이건 너무한거 아닌가 싶은 맘이레요. 전 자식한테 그렇게 못할것 같아요.

오늘. 엄마랑 말다툼이 조금 있었는데 악을 쓰며 소리지르길래 제가 애 놀란다고 목소리좀 낮추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밑으로 내리는 시늉을 했어요. 그랬더니 가슴을 들이대면서 하는 말이.. 찔러라 찔러 자 찔러라!!!!! 이러는거있죠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정말 고생많이 하시며 헌신하시며 저희 셋 대학까지 무사히 마쳤고 자리 잡고 살고 있어요.. 아주 자랑스러워하시죠. 그런데. 가슴에 상처가 너무 깊고 늘 불안하고 자신감없는 삶이었어료. 겉으론 안그런척했지만

이런 이야기 부끄럽네요. 그래도 엄만데..
잊고 살았는데 수면위로 올라오니 정말 괴로워요..
왜 그렇게 밖에 못대해줬을까..
위로 해주세요
IP : 223.62.xxx.85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0
    '14.10.17 11:22 PM (110.70.xxx.35)

    일단 원글님 토닥토닥
    그리고 우리아이에겐 그런기억없이 행복한 어린시절을 선물 하는걸로 힘든 기억이 있는만큼 더 현명한 엄마가 되시리라 생각하구요
    아마도 엄마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셔서 아이들 사랑하는 법을 모르셔서 보여 주시지 못한거 아닐까요
    또 아버 님이 힘들게 하신것같은데 아이 셋을 혼자서 키우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그러신거라 생각하시고
    참 아닐것같지만 그런 엄마를
    사랑해드리면 원글님 마음도 어느새 풀릴거에요

  • 2. 에구
    '14.10.17 11:24 PM (211.246.xxx.20)

    원글님 토닥토닥 해 드리고 싶네요
    저도 엄마가 넘 불편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본인도 엄마가 돼서 알겠지만
    부모도 완벽한 인격체는 아니지요

  • 3. 식신너부리
    '14.10.17 11:25 PM (119.206.xxx.89)

    와 위에 댓글 진짜어이없네요 가장 가까운 사람 어린아이에게는 세상의 전부인 엄마에게 받은 상처때문에 위로가 필요하신분인데 악플 달고싶나요 꼭 이렇게 써야하나요

    가장아픈상처가 부모님이 준 상처에요 지금은 엄마가되셨으니 어린시절의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그리고 내자식에게는 그런 엄마가 되지않으면 됩니다 힘내세요

  • 4. 저게 별일 아니라는
    '14.10.17 11:26 PM (180.65.xxx.29)

    첫댓글이 더 무섭네요

  • 5. ...
    '14.10.17 11:26 PM (110.34.xxx.36)

    엄마가 이해가 안되고 너무한다 싶으면서도, 엄마의 인생이 가엾고 안쓰러우신 거잖아요? 그 복잡미묘한 감정, 속이 터질거 같은 마음 잘알아요.

    내가 어떻게 할수 없음에 무기력감까지 느끼게 되고..

    각자 자신의 등짐을 지고 살다 가는게 인생인거 같아요.
    엄마의 고통도 결국 엄마 몫이고.. 굉장히 냉정하게 들리는 얘기지만, 그게 진실인거고, 그걸 깨닫는 순간 원글님도 엄마를 향한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으실수 있을거예요.

  • 6. ㅇㅇㅇㅇ
    '14.10.18 12:54 AM (182.226.xxx.10)

    엄마 몫이고요
    님은 님이 해야 할 몫을 넘치도록 했습니다

  • 7. 토닥토닥
    '14.10.18 1:19 AM (79.31.xxx.157)

    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장녀인 언니가 엄마에게서 거의 학대받다시피했던 아픈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나이 60을 바라보면서도 힘들어해요.
    엄마는 80이 넘으셨고, 물론 젊을 때 아이들 키우기 힘들어서 그러셨다고 하지만
    언니에겐 아직도 관대하지 못하시고 서로 서운해하고 상처를 주네요.
    그런데 저도 제 딸에게 가끔 화풀이 한 기억이 있고,
    어린 아이가 딱히 잘못한 일이 아닌데도 마구 꾸지람 한 기억에
    너무너무 미안하고 눈물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 자란 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 많이 했어요.
    생각도 안 난다고 하며 받아주더라고요.
    예전에는 너무 힘들게 자라고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으셔서
    당시 젊은 어머니들이 장녀에게 시행착오를 저지르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다른 아이를 편애도 하고, 어린 장녀에게 어른의 힘든 푸념을 거르지 않고 하고,
    남편이나 시댁이 힘들게 하면 장녀에게 화풀이도 하고요...

  • 8.
    '14.10.18 1:35 AM (125.208.xxx.160)

    마흔도 훌쩍 넘어 쉰을 바라보는데도 님과 비슷한 상처로 괴로와해요. 저희 엄마는 학대하거나 막 대하시지는 않았지만 평생을 제 울타리 역할을 못하셨어요. 어린 딸이 엄마 걱정에 매번 동동.
    아이 낳으면 부모가 이해 간다는데 전 아이 낳고 더 이해가 안되더군요.

  • 9. 미적미적
    '14.10.18 4:49 AM (203.90.xxx.235)

    이런 글을 읽으면 나도 속상한적이 있었다..싶으면서
    나의 일상적인 아이와의 훈계나 꾸짖음속에서 아이도 나에게 상처 받을수도 있겠지...
    참 어려운 일이죠
    아이를 키운다는게 잘해주고자 하면서도 다른 외적인 요인으로 어떤때는 아이에게 화풀이도 하게 되고 짜증을 내기도 하게 되니...
    글쓴분도 엄마가 소원이 '남편의 노름'이였다면 나에게 좋은 아빠가 엄마의 좋은 남편이 아니였을수도 있고 상처받은 인간이였을수도 있으니 그런것을 이해하고
    우선은 나를 먼저 보듬고 어머니를 보듬을수있기 바래요

  • 10. ..
    '14.10.18 8:15 AM (211.36.xxx.159)

    어머니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니... 얼마나 놀라셨을까요...
    힘들고 속상할 마음이 짐작되어 안타깝네요.
    기운내시길... 토닥토닥

  • 11. 00
    '14.10.18 9:25 AM (175.223.xxx.131)

    지워진 첫댓글 땜에 제가 첫댓글 되뿌쓰요
    저 아녀여~~~~~~

  • 12. jj
    '14.10.18 10:22 AM (221.145.xxx.152)

    그런 상처 있는 분들 있으시네요.
    저도 그래요. 엄마 이혼하고 저랑 살았는데, 이따금 술마시고 밤새도록 저한테 신세한탄하며, 울던 모습.
    사춘기 예민할때 엄마가 원망스러웠네요.
    결국 저 고등학교도 제대로 뒷바라지 못하고,
    한동안 연락없이 지내다...
    다시 연락하며 사는데, 아직 앙금이 안가셨어요.

  • 13. 에휴
    '14.10.18 12:57 PM (121.124.xxx.58)

    오죽하면 딸에게 달보고 같이 빌어달라는 소원이
    아빠노름뚝 일까요 ㅠㅠ
    원글님은 덕분에 그런남편 아니죠??
    돌아가신 제 친정엄마소원과 같았네요
    저역시 교훈삼아 성실한 남자 만났답니다
    모쪼록
    어머니인생 가여운거 결혼했으니 이해하시고
    내마음속 아픔은 ... 어머니와 좋은관계 유지하셔서
    진주로 만들어가시길

  • 14. 이해
    '14.10.18 1:22 PM (203.226.xxx.181)

    노름 하는 남편만 있어도 삶이 힘들텐데 애세명 공부시키고 뒷바라지도 어머니 몫이었겠죠. 님이 그런 입장이었으면 더 나은 사람이었을까 생각해보세요.
    내가 이정도 위치에 있으니 어머니 보단 나은 삶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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