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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그게 뭐라고...

55 조회수 : 3,228
작성일 : 2014-10-15 09:52:29
결혼 13년차..이제는 사랑하는 남편과 산다기보다는 그냥 룸메이트로 사는 기분...
 
아무튼..갑작 생일 관련해서 옛날일이 떠올랐는데요.
 
연애할때 남편이 남친이던 시절엔 제 생일 잘 챙겨줬던 것 같아요. 사실 기억도 잘 안나요.
결혼하고 3~4년은 제가 미리 설레발 치며 내 생일인데 뭐할까 뭐사줄꺼야 이러면서 제가 가고싶은 곳 데리고 가서 맛있는 밥 먹고 선물도 적절히 사고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남편 생일도 제가 다 챙겼죠.
 
그러다 결혼해서 다섯번째 맞는 생일은 첫아이가 돌이 조금 지났을때고
아이 맡기고 회사 다니느라 저도 남편도 정신없이 바빴어요. 그 전과는 생활이 많이 바꼈던 거죠.
그래서 생일이라고 제가 계획짤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그냥 시간이 흘러 생일 당일이 되었어요.
생일엔 저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신없이 출근을 해서 늦은 퇴근을 했고,
그날 남편은 뭘 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보다는 일찍 퇴근을 해서 먼저 아이를 데리고 와서 집에 있었어요.
 
워낙 바빴기에 제 생일 같은 거 잊어버려도 할 수 없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저는 남편이 "생일 축하해" 한마디는 해줄 주 알았어요. 당시엔 얼굴 볼 시간도 없이 바빴을때니깐
문자메세지라도 하나 보내줄 줄 알았어요. 그러나 밤9시가 넘어 퇴근해서 처음 얼굴을 딱 보는 순간
제가 넘 속상하더라구요. 아예 잊어버렸구나 싶은게...
그래서 남편과 얘기를 하다보니 남편은 제 생일인 건 알고 있더라구요. 잊어버리지도 않았으면서 제게 생일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거에 너무 섭섭하고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남편이야 그깟 생일이 뭐라고 그러냐면서 저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그랬구요.
 
다음해 생일이 되었을땐 작년에 섭섭한 일이 떠오르며 남편이 넘 밉기도 하고 그랬어요. 남편 생일도 안 챙겨주고 넘어가보기도 하고(물론 남편은 자기생일 안 챙겨주는거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합니다.)
몇년은 생일마다 그 때 일이 떠오르면서 섭섭하기도 했는데, 지금 남편이 완전 룸메이트가 되버리고 나니
섭섭할 것도 없고, 생일쯤 되면 제가 스스로 뭐 하나 사고싶은 거 사고 그래요.
남편 생일은 그닥 챙기고 싶진 않지만 아이들이 있으니 생일케익 사서 초 꽂아놓고 노래부르고 그걸로 끝내구요.
제 생일은 제가 안 챙기고 남편도 안 챙겨주고, 케익하나도 없이 지낸지 벌써 몇년이네요. 물론 이제는 제 스스로 섭섭한 마음조차 없기에 오히려 마음 편하고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제 거의 십년전 일이지만, 생일 잊어버린것도 아니면서 생일 축하한다는 단 한마디 말도 안 해주는 남편..
사실 결혼생활 하면서 그런 생일 문제는 별거는 아니죠.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지금은 무덤덤한 룸메이트가 되어버렸지만.....

제가 참 별거 아닌 문제로 뒤끝이 긴건가요? 남편한텐 그 생일 문제는 입도 뻥긋해본 적 없지만,  이렇게 종종  불현듯 우리의 결혼생활을 뒤돌아보면 꼭 생각나는 일이네요.
 
 
IP : 60.242.xxx.12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14.10.15 9:56 AM (211.59.xxx.111)

    생일을 왜 안챙기죠ㅠ
    다른건 다 몰라도 생일만큼은 챙겨줘야죠
    본인 생일은 안챙겨도 괜찮아 한다니 시부모님 생신도 챙겨주지 말아보세요

  • 2. 여기가천국
    '14.10.15 10:01 AM (219.240.xxx.9)

    별거아닌거 아니에요 살면서 그런 소소한 기념일들이 있으니 서로 기억하면서 되새기고 하는거죠
    결혼기념일 생일 나라로치면 개천절이고 독립기념일이죠.
    나라에서도 기념행사합니다
    시부모님 생신 그냥 안 넘어가죠.
    어떻게든 챙김 받으세요. 아님 카드라도 왕창 긁으세요. 제가 다 속상하네요

  • 3. 한마디
    '14.10.15 10:03 AM (222.235.xxx.135)

    원글님도 안챙기고 넘어간적 있으시다면서요.
    그럼 피차일반이지 뭘...

  • 4. 생일
    '14.10.15 10:09 AM (180.224.xxx.143)

    저도 신혼때 사위생일날 잡일 안 한 친정엄마욕을 너무 하신 시어머니 때문에 엄청 속상했으나
    살아오며, 살아가며 생긴 이런저런 일 생각해보면 생일만큼은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친정엄마가 역시 신혼무렵 그 생일 때문에 시댁식구들에게 상처받았다고 해서
    생일 이딴 것은 아예 챙기질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셨어요.
    그래서 제 윗형제에겐 돈을 한 10만원 주고 친구들과 놀으라고 내보내셨고
    저의 생일날은 아무 것도 진짜 아무 것도요. 케잌도 물론 없고요. 아예 생일 언급 자체를 안 하셨어요.
    그게 얼마나 서운하고 가슴아팠는지요. 사랑받지 못할 자식 왜 낳았나 싶고요.
    그래서 시어머니가 좀 서운하게 했어도, 전 결혼 후 제 아이들 제 남편 생일만큼은 엄청나게 챙겨요.
    한두 달 전부터 계획을 세워요.
    생일 모른 체 하는 거, 그게 얼마나 서운한 건지를 잘 알아서요....
    가끔 82에도 '저 오늘 생일인데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네요' 이런 글 올라오면 동병상련 느끼고요.
    우리요, 최소한 가족이라면 꼭 생일 기념해줍시다.

  • 5. 생일
    '14.10.15 10:09 AM (115.140.xxx.16)

    제가 오늘 생일이예요
    무어라 한 마디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지금의 제 기분이...
    결혼해서 서른일곱해, 한 번도 잊지않고 챙겨주는 남편에겐 그냥 덤덤해요
    거창하게 챙기는건 아니고 기억해주고 꽃다발 안겨주고 맛있는 저녁정도..
    저 역시 가족들 생일 미역국에 케잌으로 기억해주며 지났는데 쿨하다는 제 성격 탓인지
    결혼시킨 자식들도 제 생일을 쿨하게 넘기네요
    딸도 며느리도 봉투 하나씩 건네는걸로..
    생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별거 아닌건가 싶기도하고 저도 이리송하군요

  • 6. ..
    '14.10.15 10:16 AM (116.36.xxx.200)

    잊어버리지도 않았으면서 알고는 있었으면서 생일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안 했다니..그냥 인간성이 덜 됐네요. 무슨 축하 말한마디에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저도 생일 그깟 거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고 바쁘면 잊을수도 있고 나이먹는 거라 좋지도 않지만 알면서도 저러는 건 참..
    저래갖고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하는지..아니죠. 밖에선 멀쩡하며 정작 젤 중요한 사람들에겐 저모양..
    아무튼 이젠 둘다 아예 안 챙기든가. 아님 남편 생일 할거면 님 생일도 미리미리 고지하든가 해서 케잌이라도 드세요.

  • 7. ...
    '14.10.15 10:22 AM (59.15.xxx.61)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그냥 생일 축하해~바빠서 준비 못했어...미안해...
    이러기만 해도 마음에 상처로 남지는 않는데...

    어제 세월호 희생자 예은양의 18반째 생일이었다는 기사를 보니
    언제까지나 생일 축하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저희도 30년 가까이 살다보니
    제 생일기념식의 변천사가 있어요.
    처음에는 남편이 외식 시켜주고 반지 선물도 주면서 잘 챙기다가...
    아기 태어나고 바쁘니 몇 번은 소홀히 지내다가...
    아이들이 조금 크니 애들이 촛불 끄고 케익 좋아하니
    엄마 생일도 애들을 위한 행사였다가...
    아이들이 중고생쯤 되었을 때는...애들이 케익을 만들어 주고...
    이제는 애들이 다 커서...애슐리나 아웃백에서 제 생일을 해줍니다.
    언제부턴가 남편은 그냥 돈봉투나 상품권으로 때우네요.
    나머지...남편 생일, 애들 생일은 제가 미역국 끓여 한 상 차려주지요.
    이 정도 나이 먹으면 생일이 뭐라고...생각이 들긴합니다.

  • 8. 55
    '14.10.15 10:28 AM (60.242.xxx.125)

    네...저도 이런일이 종종 떠오르긴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남편이 제 생일 안 챙겨준다고 속상한 건 아니에요. 다만 어쩌다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과...아무것도 공유할 수 없는... 감정교류라곤 눈꼽만큼도 할 수 없는..그저 한 집에서 사는 룸메이트가 되어버렸는지...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꼭 한 번은 떠오르게 되는 게 생일 문제더라구요.

  • 9. 셀비
    '14.10.15 10:29 AM (175.198.xxx.141)

    룰을 정하세요,생일땐 이건 꼭 하자 그런거요.
    저희는 각자 생일때 임금님 놀이를 해요
    생일 24시간동안 해달라는거 다해줌 ㅋㅋㅋㅋ물떠와 이거치워 저거버려 애좀씻겨 애재워 이거틀어 저거꺼 ㅋㅋㅋㅋㅋㅋ
    별거 안시켜도 신남 ㅋㅋㅋㅋㅋ

  • 10. ㅇㅇㅇ
    '14.10.15 10:44 AM (211.237.xxx.35)

    아 저도 작년까진 제 생일 꼭 축하받고 싶고
    남편 생일 아이생일도 꼭 챙기고 했는데
    올해는 시들 해요. 물론 아이가 고3이라 마음의 여유도 없고
    그뿐만 아니고 다른 일들도 좀 겹쳐있기도 해서지만요.
    올해 제생일엔 남편이 먼저 말꺼내던데 그냥 넘어가자 했습니다.
    귀찮아요. 남편 생일도 곧 돌아오는데 그냥 아침에 미역국(원래 미역국 자주 해먹음 ;;;)
    끓이고 반찬 몇가지 해놓고 끝내려고요. 근데 저희집은 요즘 고3 아이가 밥을 잘 못먹어
    계속 특별메뉴로 차리는(갈비 잡채;;; 불고기 꽃게탕 해물찜 이런식) 편이라
    남편 생일도 특별할게 없을것 같네요..
    결혼 20년 넘으니 생일도 다 귀찮아요..

  • 11. 다구차나
    '14.10.15 10:59 AM (124.111.xxx.24)

    결혼 첫해에 내생일에 집에 널부러져있길래 화냈더니 그깟 생일 운운해서 챙기지도 않고 챙겨주지도 않아요
    더 열받는건 생일이 토요일이면 금요일에 밥먹자는거에요... 그럼 대번 토요일에 지혼자 어디가려고 연막치는거에요... 재수없어...
    일하고 집안일에 애키우기 힘드니까 생일 다 필요없어요
    평소에나 잘하시지

  • 12. 생일이야
    '14.10.15 11:50 AM (180.173.xxx.202)

    생일이야 아이들이 있으니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케이크에 촛불은 켜지만...
    남편이 선물을 안 해줘도 섭섭하고 해줘도 마음에 안 들고 그러네요.
    작년엔 백화점에서 산 속옷세트! 바로 영수증 달라해서 백화점 가서 환불했어요.
    두말없이 환불해주는 백화점 직원 보며 속으로 웃었네요. 저희 같은 손님이 얼마나 많았으면...
    '룸메이트'란 표현이 딱 맞다 싶으면서도 씁쓸하네요.
    룸메이트이자 돈 벌어오는 큰아들도... 이제 많이 늙었어요...

  • 13. ==
    '14.10.15 11:55 AM (147.47.xxx.73)

    남편이 안 챙겨도 원글님 생일에 케익 사서 촛불 끄고 하세요. 그러다 애들도 원글님 생일 잊어버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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