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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좀 착한가 봅니다

몰름 조회수 : 1,168
작성일 : 2014-10-12 13:48:06
절친이라도 나보다 잘되면 배아프고 샘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했건만(?)
저는 늘 제 친구들이 잘되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랬어요. 

저만 빼고 우르르 거의 시집갔을 때도 내 일처럼 분주히 뛰어다니며 도와주며 기뻐해줬고
잘나가는 남편 자랑할 때도 내 일처럼 좋기만 하던데..

젤루 선량했던 친구 둘이 사별하고 이혼하고 안 좋은 일 겪을 때도
제 일처럼 가슴이 찢어져서 위로의 말도 건네기 힘들었고..
다시 꿋꿋이  회복하고 너무 잘살고 있는 모습에 너무 기쁘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침체기에 있다가 다시 회복한 적이 있는데
침체기엔 동정하고 연락 많이 하고 잘해주다가 
일이 잘 풀리니 이상하게 트집잡고 비하하고 그러는 애들도 있었고 ..

너무 나쁜 일들이 연달아 터졌을 때
어느날 카페에서 내 넋두리를 다 들어준 친구의 한마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러게.. 네가 계속 잘나가길래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어. 
너네 엄마가 기도 많이 한다고 될일이 아니야. 네가 기도를 했어야지....쯔쯔..

이 친구하고는 지금도 잘 지내지만 
옛날에 나에게 했던 이 말이 종종 떠오릅니다. 
아무리 종교적인 입장에서 조언했다고 하지만
결국 내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나갈 때 무척 의아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치기도 해요. 
내가 또 추락하면 쯔쯔.. 내 그럴줄알았다. 그럴 것 같아요. 

사람들은 내가 아는 누군가가 뭐에라도 걸려 고꾸라지길 바라는 것일까요? 자빠지길 바라는 것일까요? 
그게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깔린 본성일까요? 
물론 나도 사람이라 누군가 넘어지기를 바란 적 있습니다만, 
친구가 아니라 사회악이 되는 이상한 사람들의 질주요. 

친구뿐만 아니라 동생까지도 제가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는 거 못마땅했었나봐요. 
잘나갈때는 아무말 안하고 있다가 추락했을 때  한마디 하더군요. 
시집도 안가고 늘 밖에서 나대는 거 좋아하더니,, 고소하다.. 는 듯이 살짝 흘리더라구요. 
계속 잘나갔으면 몰랐을 속마음이죠. 
알고 보니 학창시절 어린시절 공부잘해서 형제들보다 귀염받던 제가 그냥 싫었나봐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동생 성격 좀 이상한 거 알면서도,, 개의치 않았고 
손재주많고 상냥하고 이쁘고,, 이런 면을 가진 키큰 동생을 많이 좋아라했었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픔이 찌릅니다. 
시집간 동생 아무렇지도 않게 가끔씩 보지만 .. 내가 또 잘못되길 바라는 것처럼 보여 괴롭습니다. 

절친이나 형제에게 그런 느낌을 받으면 주체할수 없이 괴롭고 마음이 아픕니다. 
나는 너희들에게 그런 맘을 가진 적이  결코 없었는데.. 왜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려고 하는 걸까?
내 일처럼 기뻐하고 내 일처럼 가슴아파서  잠못이룬 거.. 
가식이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진심이었거든요. 고소한 마음 따위 없고.. 속상하기만 했는데..
제가 그냥 감정이입이 강한 걸까요.. 본성이 선량하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이기에 너무 힘들고 어려웠을 때 
저의 초라함으로 인해 연락이 와도 만날 수 없었던 지인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를 괴롭힌 것도 아닌 잘나가는 사람들의 불행을 빈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추락하고 있는 친구에게 형제에게 더 상처를 준 적도 없습니다.

삶에서 각자 받은 몫이 정해져 있고 
어렸을 때 잘나가든, 나이들어 잘나가든 결국 인생의 평균값은 모두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잘나가지도 않고 질투받을 일도 전혀 없습니다만..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언뜻언뜻 비춰지는 적의감과 시기가 
저에게는 가장 두렵고 슬퍼하는 것들입니다

IP : 106.136.xxx.7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그래요
    '14.10.12 1:58 PM (221.143.xxx.203) - 삭제된댓글

    나쁜일 있을때 위로해주긴 쉽지만 좋은일 있을때 시샘없이 같이 기뻐해주는건 쉬운일이 아닌거 같아요. 특히 나보다 더 잘살거나 잘난상황이 되어갈때는 더 그런듯....
    진심 기뻐해주는건 본인 부모님에게나 가능한일 아닐까 생각들어요.
    물론 가끔 이상한 부모님도 있지만...

  • 2. 진심
    '14.10.12 2:09 PM (106.136.xxx.71)

    기뻐해주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배아파하는 사람들도 이해해요
    근데 잘나가다 실패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럴줄알았다.. 고소하다.. 흘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왜그럴까요?
    모두 좋은 사람들인데 본바탕이 의심스러워요.

  • 3. 이해해요
    '14.10.12 2:49 PM (218.148.xxx.82)

    제가 잘 안되었을때 ..
    형제 자매 포함 좋았던 모든 주위 사람들이 뒷통수를 치더군요.
    그 후로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어졌어요.
    그러니 삶도 무의미해보이고요.

    하지만 뭐라고 잡고 싶어서..
    그냥 사소한 행복에 집중하고 삽니다.
    예를 들어 햇빛이 따스하거나, 단풍이 곱거나, 아이의 예쁜 말들 들을때 등등
    예전에는 형제 자매도 친구도 소중했었는데,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니더라구요 허허

  • 4. 인간의 본서이 그렇다는데
    '14.10.12 2:56 PM (175.195.xxx.86)

    사촌이 땅사면 배가 아프다고. 그런데 자기 그릇을 알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친구나 주변인이 잘 나가면 부럽긴 하지만 그자체로 그냥 그렇구나 긍정하고 어려운 일 생기면 안쓰러움이 들면서 도와줄일이 없나 생각하게 되지요. 그런데 사회나 보통 일반인들은 안그렇다고 하더군요.

    사회가 희망적이고 긍정적 요소가 많아지면 그렇게 시샘 많이 하지 않을것 같은데...

  • 5. 좀이 아니라
    '14.10.12 3:59 PM (223.62.xxx.90)

    많이 착하신거예요 글쓴분 ^^
    저도 근래 3년 사이 인생이 전복되는 큰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사람의 본성, 지인들의 민낯을 제대로 알게 됐어요. 이런 것들로 인해 저도 글쓴분처럼 참 괴롭고 씁쓸한 감정을 여러 번 곱씹었어요. 인생은 정말 살면 살수록 혼자인 게 맞는 거 같아요.

  • 6.
    '14.10.12 8:17 PM (220.76.xxx.234)

    원글님이 그동안 다른사람들이 질투를 느낄만큼 모든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셨나봐요
    그냥 사람의 본성이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 7. 저 이해해요
    '14.10.12 8:46 PM (221.140.xxx.6)

    저 원글님이랑 비슷한 성향이에요.
    그러다 주변 사람들, 투덜대거나 거칠거나... 그런 성격 차이만 있는 거지 본성은 저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던 주변인들에게 뒤통수 맞으면서 마음 둘 곳이 없더라구요. 한 해 한 해 나이 먹을 수록 안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은... 사람 대다수의 본성이 그렇다는 걸 깨달으면서 정말 마음 둘 곳도 없고 살아 뭐 하나 싶을 때 많아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얽히면서 살잖아요. 서로 작은 호의도 베풀면서요. 근데 그런 게 참 무의하다는 걸 알게 되니까... 그럼 인간은 무엇을 위해서 사나, 싶어요.

  • 8. .....
    '14.10.13 1:17 PM (125.138.xxx.60)

    원글님 처럼만 사신다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답겠어요
    꺼칠한 돌무더기에서 보석을본듯 이런글 너무 좋습니다..^^
    근데 요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등 공인에 대한 인터넷 악플들 보면서
    정말 사람이 악한존재구나 싶어요
    어쩜 저도 그 악한쪽에 가까울지도 모르죠
    그저 그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열심히 내마음 조절하고 다듬으면서 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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