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 들 수록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 순리인가요?

1234 조회수 : 3,497
작성일 : 2014-10-04 02:58:57

82쿡에서 글쓰는건 처음인 사람입니다.

근 몇달간 82쿡을 자주 들어와서 글을 읽어보았어요.

자극적이고 너무 재밌는 말도 많고, 그리고 무엇보다 저 같은 어리버리한 사람들이 봤을 때 충격적일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았거든요.

각설하고, 저는 요즘 인생의 가치관이 많이 흔들리고 있어요. 제가 믿어왔던 가치들이 의심스럽고 오히려 너무 편하게 살아왔나 싶을 정도로....세상엔 참 여러 사람들이 있구나 그리고 나는 그 일면만 보고 자라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초보 주부인 입장에서...가끔 여기서 보는 글들이 너무 민망할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에요. 어떤 느낌이냐면요, 왜 아이들은 욕망에 노골적이잖아요,... 유치원에서 예쁜 선생님들 더 좋아한다거나...부유한 집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한다거나...이런 노골적인 유아적인 감정들이요. 여기서 그런 글들을 참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와 진짜 맹자의 성악설이 맞나 싶을 정도여요. 교육으로 흔히 사회에서 말하는 '교양'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원래 사람의 욕망은 '악'이라는 거요.

그래서 느끼는것은, 그럼 내가 받아왔던 교육은 말짱 황인가 싶은거에요. 지금까지 받아왔던 교육이라는 것은 이런 인간의 본연적인 '욕망' 자체를 반대하고 인간의 '교양화'를 위한 교육인 거잖아요? 근데 그런 그런 교육 아무리 받아봤자 여기서 얘기하는 집 평수 몇평이고 전문직 남편이랑 결혼하면 닥치고 살림이라던지 뭐 그런 이데올로기 있잖아요? 그런글 보고 있으면 내가 받아왔던 교육이 말짱 헛것이었나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요. 근데 웃긴게 그런 현실주의자, 약육강식, 마키아벨리식의 엄마들이 또 겁나게 애들 교육 신경 쓰거든요?근데 그 엄마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고급 교육 받게되면 애들은 또 그런 현실주의적인 생각을 타파는 법을 배워요. 그게 '고급 교양'의 방식이니까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요, 애들 교육에 목멘 중산층 부모들이 사실상 자본은 중산층 계급이나 이미 사상은 진보적인 애들'을 배출하거든요? 그럼 거기서부터 엄청나게 비극이 시작되어요. 예컨데 부모는 상류층과 같은 삶의 퀄리티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인데, 이 아이들은 또 공부를 많이 할 수록 상류층의 특권의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교육 받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부모 입장에서는 속터지고 자식 입장에서도 속 터지고...뭐 그런 입장 지금 대한민국에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전, 이것이 과도기인지....아님 정말 그냥 현대사회가 배출한 악순환인지 잘 모르겠어요. 대학이라는 곳에 일반 사람들이 등록할 수 있게 된 것이 유럽에서도 100년도 안되어요. 많은 부모들이 의사, 변호사와 같은 사회전문직을 염두해두고 대학을 보내겠지만....대학에서 배출하는 이들은 10%에요. 그럼 나머지 90%는요? 나머지 90%도 공부 잘하고 모범생인 학생들이었거든요? 그럼 이들은 다 뭘하게 되는 것이지요?

 

전 여기 사이트 들어와서 정말 인생의 무게를 느낍니다. 삶이 참 무겁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작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들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어요. 근데 보면 볼 수록 처음의 가벼움 보다는 정말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그냥 참 인생사 무겁다라는 생각 뿐이네요. 그리고 무엇을 욕망하던. 정말 제대로 욕망해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IP : 61.83.xxx.1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10.4 3:08 AM (39.121.xxx.28)

    죄송한데..성악설은 맹자가 아니고 순자구요..맹자는 성선설이에요.
    그리고 현실주의자가 나쁜건 아니죠.

  • 2. ....
    '14.10.4 3:13 AM (61.83.xxx.16)

    아 네 맞습니다,. 죄송...순자 성악설요. 근데 현실주의자가 나쁜건 아닌데...현실주의자와 속물주의가 잘 분간이 안가요..제가 너무 순진한 것일 수도 있는데..현실주의자이신 분들은 속물주의/세속주의와 어떤 식으로 거리두기하며 잘 밸런싱하고 있는지 그 노하우가 궁금해요...

  • 3. 여기에
    '14.10.4 3:27 AM (203.226.xxx.89)

    천박하고 노골적인 여자들 많이 옵니다.
    교양있고 품위있으면 여기 안오죠.

  • 4. 윗님
    '14.10.4 3:28 AM (1.250.xxx.121) - 삭제된댓글

    정말인가요?
    그럼 교양있고 품위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는 어디인가요?

  • 5. 여기에님은
    '14.10.4 3:38 AM (58.143.xxx.236)

    어느 쪽? 자주가시는 싸이트 어딘가요?

  • 6. ----
    '14.10.4 4:02 AM (61.83.xxx.16)

    윗님 정말 맞아요. 저도 사회생활하면서 정말 저만 완벽하게 "속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부모님들 정말 그냥 평범하고 성실한 중산층이시고 보수적이시구요. 옛날 가치들 읇조리면 자랐는데...학교다니고 공부할 때도 이런 가치들 믿고 자랐거든요. 근데 사회 나오니...이런 가치관을 지닌 저를 상류층 출신 아이들이 "열정을 가져서 참 보기 좋다. 근데 안스럽다" 이런식으로(물론 노골적으로 이렇게 얘기하진 않죠) 보는걸 한번 두번 겪으니...그냥 제가 믿는 가치관이 너무 흔들리고...바보 같아요 ㅠ_ㅠ

  • 7. ...
    '14.10.4 5:09 AM (118.91.xxx.57)

    세상에 악랄한 인간들 많은건 사실이지만, 저는 인간이 원래 악하다고는 믿지 않아요. 다 다른거에요. 어떤 사람은 선한 성품이 강하고, 어떤 사람은 악한 성품이 강해서 쉽게 자격지심, 질투 같은거 느끼는거고요.

  • 8. ...
    '14.10.4 5:20 AM (180.233.xxx.43)

    이 싸이트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각종 생활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교류하는 사람은 한정적인데 이곳은 집단이 크니까 세상의 모습을 좀 더 들여다 볼수 있다랄까..
    노골적이어서가 아니라 진솔한 모습들에서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다른 세상이란 원글님 뜻 무슨 말인지도 알것 같아요.그게 세상의 민낯이랄까...
    인간사회는 내가 생각했던 표준대로 돌아가는 사회도 아니고,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고 살았는데(가족드라마가 이상적이지도 않지만)드라마에 나온 평범한(?)삶이 표준도 아니죠.

    근데 천박하고 노골적인 사람도 많은 건 사실이죠.요즘엔 오프에서 느끼기로도 예전보다 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욕망들을 표출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예쁘고 똑똑하고 돈 많은 거 더 많이 좋아하고,매체도 부추기고요.

    현실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은 기르되, 보이는 것에 ,욕망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절대 행복하지 않다는 건 명확한 사실 아닐까요.물론 과정이 즐거운 열정 말고,결과를 욕망하는 것들 말하는 거예요.
    뭐 부유한 집에서 현실감 있게 자라,부모가 원하는 사람과 정말 현실감만 가지고 결혼해, 현실적으로,외부적으로 잘 살고 있는 사람들 몇 알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진 않더라구요.

    여기가 절대 세상은 아니란 걸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어요.그렇잖아도 우린 너무 빨리 성장해왔고 철학의 기반이 너무 위태위태한 느낌이예요.옛사람이 가졌던 종교나 신념체계가 와르르 무너졌는데 그 이후에 쌓아진게 많이 없어 얼기설기한 느낌.

    인간사가 교과서처럼 단정하지는 않지만,천민자본주의가 절대진리일만큼 단순하지도 않으니까요.
    균형감을 갖추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오히려 세상이 부추기는 그 반대의 것을 좀 맛보기 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왜냐하면 많이 본 것은 너무 잘 아니까.

    제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있는데 몽테뉴의 말인데요. 행복의 3요소는 겸손,중용,절제 라고 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에겐 그 말이 진리로 다가오던데 받아들이기 나름인 말이긴 합니다.

  • 9. ㅣㅣ
    '14.10.4 6:53 AM (175.209.xxx.94)

    익명성의 온라인공간이라는게 다 그런겁니다.. 천박한 사람들만 모이는곳이 아니라..ㅎㅎㅎ 익명으로 가상의 커뮤니케이션.. 얼굴대얼굴 보다 훨씬 과감 노골적인 발언과 표현이 가능하죠. 원글님은 단지 인터넷의 한 단면을 새삼 새롭게 깨달으신 겁니다

  • 10. ...
    '14.10.4 6:55 AM (113.10.xxx.53) - 삭제된댓글

    50 이 넘어가며 요즘 제가 깨달은 세상은
    충격입니다.
    지금까지는 인간은 정신적인 가치관이
    지배한다고 믿어왔거든요.
    질서,책임,절제,예의...
    그런데 요즘 펼쳐지는 세상은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라는 생각이들어요.
    적당히 포장만 했을뿐~

    아마 사람도 악함이라기 보다는
    정글의 동물처럼 먹이를뺏거나
    다른 강한 동물을 죽여서
    살아남으려는 본성이 강한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요.

    하지만 인간의 정글은 단지 생존을 위한 먹이
    이상의 욕심이 있으니
    그러다간 다 죽을테니 아주 오랜세월
    교육을 통해 본성을 눌러온건 아닌지~~

    세계 역사를 통해보면
    그러다 본성이 강해져 물질적인 쪽이
    득세하고 강한자가 독점하거나 하면서
    부패하고 혼탁해지면 전쟁도나고
    혁명도 일어나고 그러면서 왕조도 바뀌고..
    한번 큰 혼란과 희생을 겪으면
    반대쪽 극으로가서 정신적인면이나
    종교적인면이 강해지는 시기가 오는것이
    반복 되어 온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 와중에 요즘은 그 동물적 본능이
    강해져서 이제 최소한의 체면치례도 없이
    마구 들어나고 있는 세상이 오고 있는거 같아요.

    아이러니 한 건 선한 교육을 받은 다수가
    체면치례도 없이 본색을 드러내는 소수에
    동조하면서 그 소수가 힘을 얻고 있다는 거예요.

    강한자가 룰을 지키지 않을 때 살아남는
    현실적인 방법은 나도 강한편이 되는거죠.
    그게 아니면 내가 선한 사람이라
    룰을 지키지 않은 강한자가 다른 대의가 있다고
    믿는거죠.

    스스로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는 요즘 세상을 보기가 힘들어요

  • 11. ..
    '14.10.4 7:16 AM (1.226.xxx.142)

    40대에는 원글님처럼 생각했는데 50 넘어보니, 주변에 끝까지 롱런하는 친구들 보니 그래도 도덕적인 사람이 좀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40대까지는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그냥저냥 한 자리 하지만요..
    교과서가 가르쳐주는 진실은 끊임없이 현실의 저항을 받지만 그래도 세대를 뛰어넘어 지켜질 거라 생각해요..

  • 12. 그게요..
    '14.10.4 8:02 AM (49.50.xxx.237)

    이상과 현실
    감정과 이성 이런 문제는 인간이기에 늘 고민할 수 밖에 없어요.

    가령
    여기 82를 보면 돈 거래 절대 하지말라
    사람을 믿지마라
    잘해주면 호구된다 적당히 해라
    뭐 이런 조언들이 많이들 올라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상황들이 되면 사람들은
    또 한번 인간을 믿게되고 어쩔 수 없이 행해게 지는
    경우도 있어요.
    사람을 믿지마라 이런말도 저는 오만이란 생각이 들고요
    적당히 타협을하는 인간관계나 상황을 맞추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하는데 인간은 때론 감정을 앞세우기때문에
    또 한번 실수도하고 또 그것땜에 깨우치기도 하고 그래요.

    정답은 없지싶어요.
    자식교육에도 정답은 없고
    인생살이 자체가
    일이 발생하고 또 해결하고
    또 엮이고 풀고 좋았다 나빴다
    모든일엔 공짜가 없고 댓가도 따르는 법이고
    저도 50넘어보니 인생사 새옹지마 이말이 딱 맞는거같아요.

    그리고 한가지
    모든 인간은 본인은 다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사기꾼도 도둑놈도 들키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생각한다는거죠.

    또 한가지
    인간은 다 자기이익을 위해서 움직입니다,

    다른사람을 위해서 봉사하고 희생하는 사람을
    성인군자라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석가, 예수, 공자, 마호메트.

    두서없습니다만,,,저도 근래에 큰 사건이 하나있었서
    다시한번 되새겨 보면서 적어봤습니다.

  • 13. 익명
    '14.10.4 10:04 AM (118.219.xxx.107)

    게시판 치고 82처럼 좋은 커뮤니티 없을껄요.


    그리고 전 82에서 정말 현명하시거나 똑똑한 분들이 써주시는 좋은글 한번씩 읽을때 마다
    너무 좋더라고요.

    그게 가끔이라서 그렇지만....

  • 14. phua
    '14.10.4 11:27 AM (1.241.xxx.41)

    "" 인간은 다 자기이익을 위해서 움직입니다, ""

    너무도 공감 가는 말..
    저도 오십을 훌쩍 넘었답니다,^^

  • 15. ㅠㅠ
    '14.10.4 11:36 PM (203.226.xxx.68)

    인간은 다 자기이익을 위해서 움직입니다..
    제가 찾던 문제의 답을 찾았네요ㅠㅠ

  • 16. ....
    '14.10.5 12:18 AM (1.229.xxx.96)

    변치않는 가치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가치가 있어요.
    교과서 안에는 둘 다 공존하고요.
    전자와 후자를 구분할 줄 아는 혜안을 길러야겠죠.
    그걸 못하면 좋게말해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2718 시판 된장중 국 끓이면 맛있는된장은? 6 된장 2014/10/04 2,421
422717 생각해보면 한 남자 한 여자와 100살까지 산다는거... 8 대단한것 2014/10/04 2,649
422716 넉살좋은 남자.. 성격 좋은 건가요? 2 넉살 2014/10/04 1,702
422715 아 정말 화나는데 엘지드럼 원래 이런가요? 5 엘지응축건조.. 2014/10/04 1,484
422714 82에도 밴드가 있나요? 밴드 2014/10/04 422
422713 이승환, 진도에 다녀왔네요 14 ㅜㅜ 2014/10/04 2,311
422712 샴푸의 요정 재미있나요? 3 ... 2014/10/04 1,031
422711 현명하게 식욕을 다스리는 방법을 아시는분이요? 8 식욕폭발 2014/10/04 2,526
422710 부산 해운대 여행 조언 부탁드려요 6 miruna.. 2014/10/04 1,669
422709 경주 밀레니엄파크 가보신분 계신가요?? 5 ... 2014/10/04 1,377
422708 난소 물혹이 터진것 같은데요.. 8 123 2014/10/04 7,263
422707 인덕션은 어느제품이 좋아요 ? double yunny 2014/10/04 823
422706 치킨이 아직 통닭이였을때..울 아빠와 통닭 14 지나간 것의.. 2014/10/04 3,150
422705 정말 심각하네요! 2 도대체.. 2014/10/04 1,494
422704 캔맥주냉동실에 넣어두고 잤어요. 5 아.. 2014/10/04 4,988
422703 외국에서 구두수선 괜찮은가요? 1 구두수선 2014/10/04 662
422702 질투를 극복하는 방법ㅡ뒤늦게 성공한 사람에 대한 75 .. 2014/10/04 19,824
422701 소고기맛 라면 왜 안나올까요? 9 ... 2014/10/04 1,534
422700 나이 들 수록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 순리인가요? 14 1234 2014/10/04 3,497
422699 치아교정으로 많이 달라지신 분 있나요? 10 ㅇㅇ 2014/10/04 2,679
422698 시댁 안부전화요. .ㅠ 28 별빛따라 2014/10/04 4,055
422697 벌써 난방하는 댁도 있나요? 15 날씨 2014/10/04 3,296
422696 친구의 비수 잊을수없네요 6 부들부들 2014/10/04 3,031
422695 올해 제일 좋았던 영화 뭐였나요? 3 ;;;;; 2014/10/04 1,313
422694 직구 관세 잘 아시는분~ 도와주세요.. 17 직구 2014/10/04 3,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