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게시판글을 읽다... 시댁에 잘하려고 했었던 제 예쁜 마음이 아까워요

조회수 : 1,910
작성일 : 2014-09-28 22:41:10
처음에 결혼해서 넘 놀랐었죠.
아니 이집은 왤케 맨날 사소한거 갖고 심하게 싸우나.
왜 남편과 시어머니는 둘다 분노조절이 안되는거 같나.
안되겠다 내가 사랑으로 이들을 좋은 가정으로 인도해야겠다...

남편은 원래 엄마랑 사이가 안좋았대고 뭘해도 저런다고
시어머니는 쟤가 저러니 네가 잘해야 된다고 여자가 중요하다고.

아... 그래 난 할수 있어.
그게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이었는지 몇개월 지나 또렷히 알았어요.
저는 심리상담가가 아니니까요.
더불어, 제 존재 자체가 이들 가족에게 새로운 싸움의 토픽이라는걸 알고 기함...

걔는 왜 아프다고 전화를 안하냐
걔는 왜 용돈을 이거밖에 안냈냐
집안 살림이 제대로 되는거냐
토요일은 가족의날이라고 했지? 니네끼리 모하냐 부모는 내팽겨치고
이래서 여자가 잘 들어와야 된다
처가는 멀수록 좋단다
어이고 지 마누라만 편드는 꼴 봐라 호로새끼

저도 친정부모가 아들빼앗긴 노인 심정 이해해주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어요.
웃고, 초대하고, 오해라고 빌고...
근데 그러면 안됐던거 같아요.

요새도 그때 생각하면 화가 나서 밤에 잠이 안오니까요.
아예 남편이랑 저랑 둘이 신혼이라 즐겁고 좋은거 자체가 못마땅해했고
제가 직장에서 인정받는거, 친정이 잘나가는거, 남편이랑 잘지내고 재밌게 사는거, 육아도우미 쓰고 남편이 육아가사 분담 잘해주는거, 이 모든걸 맘에 안 들어했어요.
처음엔, 그래 자격지심이니까 더욱 겸손해지자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막말하고 악하게 대하더라고요.
저는 행복할수록 감춰야 했고요.
남편도 여행가는거, 물건 산거, 친구들 만난거, 친정에서 선물받은거, 외식 한거, 모든걸 감추라고 했어요.
원래 그렇게 살아왔다고... 하더라고요.

아들며느리가 흡족할때는 오직 선물이랑 돈가지고 와서 주말 내내 모시고 다니고 둘이는 데면데면한데 주중에 회사 끝나면 전화하고 같이 욕해주고 걱정하고 키워주셔서 무한감사하다고 하고... 해야만 흡족하고
조금이라도 둘이 사랑하는거 같거나 시댁이 아닌 다른데 관심을 갖거나 충분히 굽신대지 않고 형식적으로 전화하는거 같으면 살기싫다 아프다 부모는 귀찮겠지 불효자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조바심내고 신경쓰고 우울해했던 제 마음이 참 바보같아요;;
IP : 115.136.xxx.17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혈압..
    '14.9.28 10:47 PM (211.207.xxx.203)

    조금이라도 둘이 사랑하는거 같거나 시댁이 아닌 다른데 관심을 갖거나
    충분히 굽신대지 않고 형식적으로 전화하는거 같으면 살기싫다 아프다 부모는 귀찮겠지 불효자들 --->
    부모가 아니라 드럽게 까다로운 이웃집 유치원생같네요.

  • 2. 소름
    '14.9.28 10:50 PM (125.180.xxx.210)

    징글징글하네요. 정말 저런 부모가 있군요.
    그래서 요즘엔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아, 제발 시댁과 거리 두고 남편과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고 혀주세요.
    아이고 혈압이야...

  • 3. 어쩌다
    '14.9.28 10:52 PM (219.250.xxx.52)

    한국의 부모 자식 관계는
    이토록 병든 경우가 많은가
    집단 정신병

  • 4. 음...
    '14.9.28 10:56 PM (223.62.xxx.134)

    시댁은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결국 멀어지더군요
    신혼땐 뭘모르고 마냥 잘해야하는건줄 알죠
    더 살아보세요..
    그나마 애들이 있어서 살고 경제력있으니 정말 이혼안하고 애들 온전한 가정 만들어주자고 죽자고 유지하게 되네요
    시집 식구들은 이제 솔직히 가족은 아닌거 같아요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훗~

  • 5. ..
    '14.9.28 10:56 PM (118.221.xxx.62)

    자식도 안되는걸 남인 며느리가 어찌 고쳐요.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고부갈등 원인은 며느리는 남이란걸 인정 못하는게 젤 문제죠 ...남이다 생각하면 그리 함부로 하지도, 많이 바라지도 않아요

  • 6. 음.
    '14.9.28 11:02 PM (121.55.xxx.163)

    내식구다 하면서 내식구보다 못대해주는게 며느리죠. 내아들은 최고지만 며느리는 보잘것없는 하찮은존재
    언제부터인가 시댁에다녀오면 말못해서 쌓인 응어리만 커져가고 소화도 잘안되고
    지금은 나쁜며느리 자처하고 있어요.. 처음에 조금 불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네요.

  • 7. 이게 다
    '14.9.28 11:11 PM (211.207.xxx.203)

    일일 드라마 때문이예요,
    분량 늘리려다 보니 3대가 모여 지지고 볶고 살고.
    돈없으니 밖에 나가서 뭔가를 시도하기보다 주구장창 티브이만 보고
    친구도 적은 분들은, 시야가 좁아져서 며느리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에...
    주위에 보면 잘 사는 분들일수록 주위에서 보고 듣는게 많아서 생각이 세련되고 오히려 기대치가 현실적이더라고요.

  • 8. 맞아요
    '14.9.28 11:49 PM (65.95.xxx.245)

    집에 전업주부하고 친구들 없는 시댁이 더 장난이니다군요. 어디서 들은건 많아서 원하는건 많은데 돌아오는건 혹된 시집살이뿐...
    결혼은 부부가 중심이지 시부모 또 친정부모가 너무 개입되고 그걸로 배우자가 스트레스받는다면 그건 아니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5208 항암치료를 받은지 하루 지났습니다 13 두려움 2014/10/12 5,563
425207 소고기로 국 끓일때요 기름 어떻게 하세요? 4 collar.. 2014/10/12 1,250
425206 공맞아서 눈 밑 혈관이 불룩하게 나오고 퍼래졌어요 1 응급처치 2014/10/12 433
425205 첨가물 안들고 고급스런 맛 나는 코코아 없을까요? 9 ... 2014/10/12 2,612
425204 세월호180일) 더 간절한 마음으로 실종자님 부릅니다! 16 bluebe.. 2014/10/12 406
425203 지금 sbs 엄마의 선택이요 5 아아 2014/10/12 3,116
425202 주택연금 받고 있는 분 계신가요? 1 주택연금 2014/10/12 1,294
425201 軍, 강간도 불기소 처분..일벌백계는 말뿐 샬랄라 2014/10/12 319
425200 임대인분들 요즘 안 힘드세요? 44 .. 2014/10/12 12,054
425199 부동산 상황을 좀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31 ㅇㅇ 2014/10/12 14,054
425198 샤넬 샹스 보라색 향수 쓰시는 분 계시나요? 3 혹시 2014/10/12 2,157
425197 밀가루 안들어간 간식 추천해주세요 5 간식 2014/10/12 1,829
425196 김해나 창원 사시는 님들 3 2014/10/12 1,069
425195 건설대행사가 뭐하는 직업인가요? ㅁㄴㅇ 2014/10/12 764
425194 어젯밤꿈에 이건희랑 조인성 봤는데 6 ... 2014/10/12 2,309
425193 法 "故장자연, 술자리 접대 강요 인정..2400만원 .. 3 샬랄라 2014/10/12 1,285
425192 노트북 한글 자판이 이상해요 1 컴맹 아줌마.. 2014/10/12 2,340
425191 강아지, 브로컬리 먹이시는 분~ 12 .. 2014/10/12 1,880
425190 좀 알려주세요.부의금. 3 ... 2014/10/12 979
425189 아내의 유혹 패러디 ㅋㅋ 5 아하하 2014/10/12 3,124
425188 부동산 얘기가 나와서, 홍콩 집값은 몇십억, 왜 그런건가요? 12 부동산 2014/10/12 7,856
425187 영어회화좀 줄줄 하는 법좀 나눠주세요. 10 시벨의일요일.. 2014/10/12 3,690
425186 산케이신문 기자 기소, 중요한 것을 포기했다 1 light7.. 2014/10/12 726
425185 초보자스쿼트 3 스쿼트 2014/10/12 1,302
425184 전라남도 맛기행 떠났는데 ㅜㅜ.. 12 남도 2014/10/12 5,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