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야기가 길어서 어떻게 적어야 할 지 모르겠는데 경험자 분이나 친정 스트레스 있으신 분들 의견 부탁드려요.
일단 친정 엄마의 성향은 독선적, 독단적이고 엄청 무섭지만 애정이 많은 분이세요. 어린시절 정신질환자 엄마 밑에서 커서 매우 불우하셨고 엄마의 거친 성향은 저런데서 나왔다 싶고 그나마 우리 가정 악착같이 놓지 않으신 분이셔서 자식들이 전부 순종적이예요.
아빠는 굉장히 유순하시지만 경제력 전혀 없으시구요 사람만 좋으세요.
현재 아버지는 70중반 어머니는 60후반이시고 제 생각에는 두분다 치매기가 있으세요.
형제는 2남2녀인데 첫째와 막내가 딸이고 두명의 오빠는 친정 일에 무관심해요. 큰오빠는 싱글에 외국에서 살고 작은오빠는 결혼 했지만 올케언니 있으니.. 저희도 바라지 않고요 그냥 명절에 보고 생신때 보고.. 그렇게 봐도 두어달에 한번은 보니깐요. 물론 큰오빠 한국들어오면 신나게 모이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구요.
겉으로 보기엔 자식들도 효자들이고 남부럽지 않습니다. 그게 우리 엄마의 가장 큰 자부심이죠. 삼성도 안부러운 자식들이 있거든요.
언니는 아주 착하고 순종적이고 스스로 "현명하다, 지혜롭다"는 평가를 받기 좋아합니다. 실제로도 그렇구요. 많지 않은 월급으로도 자식 3명을 잘키우고 엄마와 아버지께도 잘해요.
저는 엄마와 잘지내기도 하지만 트러블도 많았구요. 특히 엄마의 독선적인 모습에 치를 떨며 20대 때는 나간다고 짐도 싸고 -- 그랬지만 결혼 하고 나서는 다들 사이 좋게 평화로운 생활을 했어요.
참고로 엄마, 언니, 저희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삽니다.
언니는 착하고 저는 좀 앙칼지다 보니 엄마가 언니한테는 저보다 좀 편하게(?) 막대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언니집 냉장고 안에 음식이 상하고 있으면 살림 못한다고 잔소리를 한다거나 화단에 꽃이 시들어 가면 야단을 한다거나 그런거예요. 그런데 저한테는 음식이 상해도 다음부터는 이러지마라~ 그냥 이정도거든요.
어느날 언니랑 저랑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데 엄마가 근처 병원에 있다고 전화가 온거예요. 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나 언니랑 차가지고 집에 갈게~ 나중에 언니집에서 보자~~" 이랬더니 언니가 깜짝 놀라면서 엄마를 데리러 가야지 넌 어떻게 그러냐고 나중에 엄마가 화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뻥 쪘어요.. 언니한테 엄마는 그런존재구나.. 싶어서요.
여튼 언니는 그렇게 엄마한테 자타가 공인하는 착한딸이고 스스로 착한딸 컴플렉스를 가지고 살았어요.
저는 그러다가 우울증온다고 말하라고 수없이 말했고 언니는 말해봤자 않된다고 수없이 대답하더니 드디어 일이 터진겁니다.
사건 자체는 크지 않은 잔소리 급이었는데 언니가 더이상 엄마 안볼거고 저도 안볼거고 다 안볼거라더군요.
거참. 추석 동안 저는 시댁에 있었는데 그때 마음 상한 일이 있었나 보더라구요. 보통떄 같은면 저랑 같이 엄마 씹고 맛난거 먹고 커피마시고 엄마 앞에서 제가 엄마한테 잔소리 하고 그러고 넘어갔는데 직감적으로 큰일이다 싶더군요.
엄마한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엄마도 그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했구요. 제가 봤을때는 더이상 할 사과가 없더라구요. 이젠 언니가 대꾸를 할 차례인데 열흘째 묵묵 부답 이네요.
그런데 제가 한번 연락해보니,
엄마 안본다는 생각에 세상을 나를것 같다고 너무 좋다 더군요. 그래서 내가 집나갈떄도 그랬다고 마음껏 즐기고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했는데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일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게 없단걸 알아서 친정 엄마가 너무 심하게 여겨서 극단적으로 돌변할까봐 수위조절 차원으로 얼굴 보고 있구요, 엄마가 특히나 언니집 막내딸한테 정이 많았는데 많이 힘들어 하시고 막내 조카가 같은 동네 살다보니 저를 봤는데 할머니 보고 싶다고 막 울더라구요. 그거 보니깐 울컥하고.
만인이 부러워하는 집이었는데 이런일이 생기니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참.. 언니의 유년시절도 행복하진 않았구요. 집이 너무 어려워서 대학도 못갔고 생활비 벌었어요. 그 노고는 다른 형제들도 다 알고 언니와 형부를 부모급으로 여기고 있어요. 여튼 그런 힘든 과거가 있었지만 다들 지금은 잘 사니깐 바쁜 현실을 살고 있었는데, 제가 언니 대학못간게 너무 마음이 안좋아서 언니를 들쑤셔서 사이버대학에 입학을 시켰어요. 뭐.. 학비는 보태지 않았지만...ㅜ 사회복지학과로 입학을 시켰는데 거기서 상담공부 이런걸 많이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언니 스스로가 자기의 과거가 매우 불우했던 자각을 하고 그 이후 부터 상당히 엄마를 무서워 하더라구요.
지금의 행동들이 상처가 치유되어 가는 과정인건지 그냥 놔 둬야 하는지.. 형부말에 따르면 요새 언니가 너무 조증이라고 좋아한다고 그런 모습볼때마다 자기가 더 답답하다는데.. 저는 형부한테 하고 싶은거 다 하게 형부가 좀 도와주세요 라고만 했는데..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 조언좀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