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수양대군은 권력을 위해서 어린 조카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 잔혹성으로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지만요,
영화 관상이나 얼마 전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 들을 보며
수양대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는데요.....
국사시간에 배운 바로는 , 잔혹하긴 했지만 왕위에 있었던 동안
나름 업적도 있었고 왕권강화도 시켰다고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 다시 수양대군을 찬찬히 살펴보니 조선시대 왕 중에서 잔혹성으로
거의 1위감에 속하네요.
피를 많이 본 태종 이방원도 있지만, 이방원도 친형제는 죽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어머니(후처 왕비 강씨)에게서 태어난 이복형제를 죽였고
왕자의 난을 일으킨 친형제는 유배만 보냈을 뿐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피는 건국 초기 강력한 왕권 안정을 위한 기틀을 잡기 위함이라는
불가피함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종은 그 나라를 이어받아 화려한 꽃을 피우지요.
하지만 수양대군은 친형제건 조카건 가리지 않습니다.
왕위에 오르기 전도 아니고, 이미 왕좌에 앉아 있는 어린 조카(단종도 아버지 문종을 닮아
굉장히 총명했다고 합니다)를 끌어내리고 죽이고,
난을 일으킨 것도 아닌 안평대군과 금성대군도 단지 그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죽이고 그 아들들(조카들이죠)도 다 죽여 버립니다.
심지어 단종의 어머니이자 형 문종의 아내인 형수의 묘를 파헤쳐 (형과 형수의 묘가 합장되어 있었으므로)
결과적으로 형수뿐 아니라 형도 능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권력이라는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선의 수많은 인재들-사육신을 비롯해 집현전의 유능한 학사들-을 죽입니다.
그리고 공신들에게는 끌려 다니고요.
폭정을 한 연산군도 이복형제를 죽이지는 않았는데(진성대군 훗날의 중종)
수양대군의 잔혹성은 조선 시대 통틀어 1위입니다.
따라서 세조의 아들 둘이 젊어서 요절하고 세조 또한 병으로 고통받은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네요....
저는 세종이 수양대군을 진작에 유배보내거나 그 힘을 빼앗거나 죽이지 않은 게
참 이상하다고 생각돼요. 그 지혜로운 세종이 총명하나 병약한 맏아들 문종을 보면서
사후 대책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