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초에는 남편을 많이 좋아했는가 봐요
취미나 식성 맞출려고 노력했고 싫어하면 어쩌나 벌벌 떨고 그랬는데
그러고나니 막 나가더라고요
막나간다고 막장까지 간거는 아니지만 어느때인가 그냥 마음을 닫고 살아요
어떤 느낌인가 하면 더이상 내가 노력하기도 싫고
희생하기도 싫어요, 지금 이상을 요구하면 그래, 그냥 서로서로의 길을 가자, 이런 생각도 있어요
어차피 나도 직장다니고 애는 1명, 1명 정도는 내가 어느정도 책임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몇년전까지 이혼이란것이 대단한 것인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래, 사람사는 세상에 못할게 뭐 있나 하는 생각이에요
그러고나니 요즘은 남편이 어렵지도 않고 그냥 데면데면해요
그러니까 요즘은 남편이 제 눈치를 보내요
밥시간이 지나서 들어오면 혼자 라면끓여먹거나 정말 배고프거나 하면 밥 좀 달라고 그래요
그말 듣는순간 참 느낌이 웃겨요
과거에는 늦던말던 그냥 밥줘 그랬거든요
아침에 밥 먹다가 김치를 빼먹고 식탁에 안 올려놨는데 벌떡 일어나서 가지러 가네요
과거에는 앉아서 명령하던 사람이에요
시어머니한테도 이젠 알아서 아들이랑 다녀오곤하네요
과거에는 꼭 저를 끌고가서 진을 빼야만 직성이 풀리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아주 정중하고 신사가 된 남자랑 살아요, 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