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학교에서 실내화를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어제 아침에야 하길래, 급한 맘에 학교 가는 길에 사 신으라고 만원짜리 지폐를
쥐어 보냈어요.. 5천원 한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천원짜리가 모자라서..
그런데 아침에 가게가 문을 안 열었다고 전화가 오고..
실내화를 못 산 채로, 일단 집으로 돌아오라고 해서 집에 있던 낡은 실내화를 주어 급하게 학교를 보냈지요..
아이가 학교에 갔다 와서, 아침에 준 만원을 달라니까 주머니에서 찾는 시늉을 해요..
그러더니 잃어버렸나 보라고..
어제.. 아니 오늘 아침까지 그렇게만 알았어요.. 물론 나름 큰돈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잃어버리고 다닌 것에 대해서는
꾸짖었구요.. 그런데 오늘 아침 친구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아이들끼리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과자파티를 했더라.. 무슨 돈으로 이 많은 과자를 사먹었냐 물으
니, 저희 아이가 실내화 사려고 받아간 돈 만원으로 사먹었노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아이 왈, 너네 엄마한테도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단속까지 했다고.. 저도 알아야 될 것 같아 전화 하신다구요.. ㅠㅠ
통화하는 내내 뒷머리를 쿵 맞은 것 같은 충격이 들더라구요..
여태껏 크게 작게 엄마를 속여왔나 하는 생각과.. 친구들을 입단속까지 시키면서 이렇게 감쪽같이 엄마를 속이다니..
뭐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건지.. 암튼 머리가 너무 복잡해 지네요..
이따가 아이가 오면 뭐라고 해야 될까요..?
사실 머리 끝까지 화가 나지만 혼내고 보는건 방법이 아닌 것 같고, 어떻게 해야 이런 버릇을 초기에 고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제가 너무 엄하게만 대했나 반성도 되고.. ㅠㅠ
아이는 순하고 마음 여린 성격은 아니고, 고집 있고 약간은 성격이 강한 아이에요..
선배 맘들, 혹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맘들 지혜를 보태 주세요...
아이 키우기 힘드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