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두번,
명절때 시댁에 내려가면 보는 손윗 동서.
저는 이 동서를 만나야 하는 게 너무 싫습니다.
온갖 장사 다 말아먹고 요즘은 부부가 함께 치킨집을 하는데
그 핑계로 명절 준비는 늘 제몫입니다.
그래도 없는 게 낫기에 기꺼이 혼자(시어머니와 같이) 합니다.
몇년전에 함께 준비한 적이 있는데
얼마나 짜증을 내면서 하는지.. 무섭더라고요.
명절 아침에 상 차려놓으면 그집 식구들은 9시나 되어
먹으러 옵니다. 저는 새벽에 일어나 상 차려놓고 기다립니다.
(그집은 시댁에서 도보 5분거리, 저희는 서울에서 5시간 걸려 내려감)
상 물리고 나면
이 동서가 말이 많아지고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주제는 늘 같습니다.
장사가 너무 안된다, 애 둘 공부시킬 돈이 없다...
정말 웃긴 것은
장사도 안되고 돈도 없다면서
하나는 음악, 하나는 미술을 시킵니다.
방학마다 동경으로, 서울로 레슨 보냅니다.
그러면서 식구들만 모이면
장사가 안되고 돈이 없어서 죽겠다고
떠듭니다.
그집 남편(아주버니)이 옆에서 그만하라고 하면
오히려 버럭 하면서
식구들도 우리 사정을 알아야 한다
이럽니다.
애들한테 물어보면 음악, 미술에 재능이나 열정이 있어서
하는게 아닙니다. 엄마가 시킨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본인이 가난해 장남에게 목돈 쥐어주지 못하는걸
미안해 합니다.
장남이 몇년전 사고를 당해 직장을 그만두고 장사로 나섰는데 이또한
본인이 빚진것마냥 생각하십니다.
게다가 시댁 누이들이나 제 남편 모두 기가 약하고 착해 빠졌습니다.
형제들이 매달 곗돈을 붓고
어머니 용돈을 갹출해서 드리는데
이 집만 십원도 안보태도 아무말 안합니다.
본인들은 자식도리 안하면서
(5분 거리 살아도 며느리 얼굴 보기 어렵답니다)
시어머니에게
"우리가 이렇게 어렵게 사는데 해주는게 뭐있나" 이런 식입니다.
저는 그 상황이 너무나 싫습니다.
동서라는 여자가 상황을 이용해 시댁 식구들
가슴을 후벼파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만 보노라면
이 여자 진짜 너무하네 싶습니다.
물론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제 남편도 인내심에 한계가 왔고,
형수 얼굴 보는게 제일 싫다고 말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십중팔구 또다시 레파토리 시작할텐데
그 입을 딱 닫게 만드는 말 한마디
없을까요.
남편이 하든, 시어머니가 하든,
아니면 제가 하든..
속 시원해지는 한마디
조언 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