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날부터 지금껏 관심을 끊은 적이 없어요.
아이는 없지만, 지나치게 타인에 감정이입을 잘하는 편이라
울기도 참 많이 울고 아직도 방송에서 관련 내용을 보면 가슴이 아릿해요.
최근에는 길에서 더위와 먼지와 배고픔과 공권력과 싸우며 힘들어 하고 있을 그분들 생각하면 가슴아파요.
그런데요... 너무 가슴 아프고 그분들 심정이 이해돼서 참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분들께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제 기억에 그분들이 어떤 격앙될 만한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특히 kbs에 찾아가 문전박대다 싶은 상황에 있을 때도 그렇고
초반부터 쭉 그분들 입장에 서서, 자꾸 뭔가를 덮고 은폐하고 조작하는 정부와 여당과 싸운 쪽은 야당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야당도 실수를 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이나 행동을 하기는 해서 유족들을 힘들게도 했지만, 기본적인 입장은 유족들 편이었지 반대가 아니었는데 항상 유족측에선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 똑같다 하며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더군요.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되면 또 어떤 복잡한 상황에 처할까 두려울 수도 있었겠죠.
그래서 어느쪽도 아니란 포지션을 취하고 야당에 힘을 실어 주지 않은 결과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게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대놓고 야당편을 들어 지지했어야 된다가 아니라... 분명 야당이 유족들 편에서 힘을 주고 나서 주었을때 고마움 표시라고 했다면... 당연히 잘못한 부분은 여당이든 정부든 야당이든 지적하고 비판해야겠지만... 제가 이곳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지켜본 것도 방송을 통해 본 것도 절대 여당과 야당이 똑같지는 않았는데... 중립을 가장한 역차별이라고나 할까요... 표현을 어찌할 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야당 여당 정해놓고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고, 둘다 나쁘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쪽 편을 들자 하다보니 선거때 쭉 새정치나 정의당쪽을 찍어오고 있는데, 지금의 상황도 분명 둘다 잘못했고 둘다 나쁘지만, 여당이 더 나쁘고 더 잘못한 상황 같거든요.
국민들이 조금 더 관심 갖고 있었을 때... 정말 세월호 특별법이 유족들 뜻대로 만들어지고 관피아니 비리니 이런 사회에 만연한 부정한 것들이 없어지길 바랐다면... 여당보다는 야당에 힘을 실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랬다면 선거결과에도 조금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야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유족들을 위해서.
지금도 야당은 빼고 여당과 유족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네요. 야당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그게 정치적이었든 진심이었든 참 맥 빠지고 지금까지 뭐한 건가 싶을 것도 같아요.
그렇게 여당과 대화를 해서 무엇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재협상안에 실망해서 그랬다해도 박영선 의원에게 고개돌리고 무시하고 여당과 양자 대화라... 뭐
야당과 함께든 단독이든 어찌어찌 여당과 잘 대화가 되어서 유족분들 원하는 대로 협상만 잘 된다면... 저 역시 그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오늘 뉴스를 보면서 참... 지금이 상황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너무 약하고 인기없는 야당... 세상 무서울 것 없는 힘쎈 정부와 여당... 힘을 가진 쪽이 더 선하지 않으니 벌어지는 비극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저 더 이상 몸과 마음이 다치는 분 없이 유족분들의 지금 이 암담하고 비참한 현실이 하루 속히 끝날 수 있길 바라며, 조금이라도 더 착한 쪽이 힘을 가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