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천주교신자이지만 부끄럽다는 생각 평소 많이 했는데

복자 조회수 : 2,462
작성일 : 2014-08-17 00:08:06

시복미사 보니 더욱 부끄럽네요.

 

평소 가끔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 많은 타임마다 있는 주말미사마다 나가기 싫어 뒹굴뒹굴 하는 내 자신과

서슬퍼렇던 정순왕후시절 비밀리에 모여 미사를 들이던 그 분들을 비교하면서 참 부끄러웠거든요.

(발각되면 바로 끌려가서 고문과 죽음인데도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모여 미사를 들였다고 해요.)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가문의 멸문지화까지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천주교를 갈구한 그 분들

100년이라면 길기도 또 짧기도 하지만..

그 100년 사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너무나 풍족해졌지만

또 저렇게 목숨을 거는 가문을 멸할 정도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저 100년전의 시대는

태어나면서 양반 천민 노비 서자 얼자 적자..이렇게 정해저버린 운명의 굴레를

천주님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천주학을 통해서 바꿀수 있다는 믿음때문이었을까요?

 

만인이 평등하다는 천주학의 이념을 절대 받아들일수 없었던 당시의 권력층들이 

끊임없이 정조에게 천주학을 벌하라고  지적을 했는데

 

정조의 쏘쿨한 대답

"정학이 바로 서면 사학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이 한마디로 천주학( 사실 서학의 개념이 강했죠...)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정조에게도

다시 고개숙여지구요.

정조의 이런  대답때문에...당시 권력층은 발을 동동 굴렸다고 해요.

 

왕이 된 후에도 지배계층으로 부터 여러번 목숨을 잃을뻔하는 등 왕으로써의 권력기반이 약했지만

서학은 대세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지배층에게 암묵적으로 지시했던 멋진왕같기도 하구요..

 

이렇게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권력층에 맞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천주학=서학이 들어오도록 유도했던 정조가 갑자기 죽어버린 것도

울나라는 참 복도 없는 것 같아요.

 

이 후 바로 천주학 탄압되고 세도정치(최악의 정치형태) 시작되버리고 고종집권후 일제로 넘어가 버리죠..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새어 나갔는데

암튼 오늘 복자들 그림 보니 좀 부끄럽다는 생각들었습니다.

정조 생각도 났구요.

IP : 114.206.xxx.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도
    '14.8.17 12:56 AM (222.234.xxx.207)

    우리 기도 많이 합시다 +

  • 2. ..
    '14.8.17 12:57 AM (1.229.xxx.109) - 삭제된댓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종교생활로 자신을 수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에게 따뜻하게 손잡아줄 줄 알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 이웃을 모른척 하지 않고 돌아볼 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익명의 참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3. 제제
    '14.8.17 12:59 AM (223.62.xxx.78)

    원글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제 종교혐오가 옅어집니다.
    좋은 분이시네요

  • 4. ***
    '14.8.17 1:12 AM (14.36.xxx.40)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신자는 아니지만 서학 도입기에 관심이 많아요.
    그 시기의 서얼 출신 지식인들에게 서학의 만인 평등 사상이 얼마나 구원 같았을까 상상해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조대왕 사후부터 조선이란 나라가 기울어간 역사를 생각하면 늘 안타깝지요.
    이후 100여년 간 세도정치로 엉망이 된 조선을 일본이 차지하기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거에요.

    근데 부끄러우시긴요.
    순교하신 분들은 자신의 희생 덕분에 나중에 태어날 사람들이
    자유롭게 믿을 수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돌아가셨을텐데요.

    가톨릭이 주류 세력과 일찍부터 손잡았던 나라에서는 보수적인 세력들의 종교지만
    이후에 도입된 나라들이나 정치적으로 비주류인 나라에서는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를 띄는 것도 흥미롭죠.
    유럽인들은 한국의 가톨릭이 민주화나 진보에 기여했다는 얘기를 해주면
    아주 재미있어하는 동시에 믿을 수 없어해요.

  • 5. 엄마
    '14.8.17 1:14 AM (116.36.xxx.132)

    저도 크리스찬이지만 이번 교황방문에서 느끼게 많아요
    기독교에선 제자도라고 하는게 비슷하네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예수의 가르침
    늘 마음에 새기려구요

  • 6. 냉담중
    '14.8.17 7:22 AM (114.203.xxx.147) - 삭제된댓글

    냉담을 반복하지만 기도하려고는 해요.
    한국 가톨릭 참 신비롭고도 모순도 많죠.
    저도 가톨릭 전래기를 보면 신비롭다가
    염수정 이런 사람들 보면 회의도 들다
    막상 게을러 주일 잘 못지키고 잇어요.
    성경도 깊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행함이 잇어야겟죠?

  • 7. 천사와 악마''란
    '14.8.17 5:29 PM (182.213.xxx.134)

    영화 마지막에 늙은 추기경이 한말이 생각나네요
    '종교는 흠이 많소!
    인간이 흠 많은 존재이듯이요...나역시도 그렇고요'
    문득 떠오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4283 앉아서 일하는 직업에 가장 편안한 의자 스타일 추천 좀 부탁드려.. 1 기체 2014/12/11 848
444282 노처녀인데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까요 18 2014/12/11 7,785
444281 1년6개월된 냉장고 가스가 새서 15만원이라는데요 53 2014/12/11 705
444280 유명한 단팥빵집 있을까요? 10 인천공항 2014/12/11 2,714
444279 친구의 이런점이 싫어요. 3 ... 2014/12/11 1,098
444278 DKNY 싱글노처자들 컴온 12 싱글이 2014/12/11 1,042
444277 제주 여행 지금 가면 넘 추울까요? 5 ... 2014/12/11 1,501
444276 학교선택 7 어리버리 2014/12/11 723
444275 위로받고 공감해주는 대나무숲같은 곳 공감 2014/12/11 480
444274 초등 5학년 생애 첫 문법 책 추천 해주세요 1 ..... 2014/12/11 948
444273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후기..ㅠ.ㅠ 4 긍정복음 2014/12/11 3,668
444272 회색코트에는 어떤색 머플러가 이쁠까요? 20 호빵 2014/12/11 4,700
444271 한경희 정수기 어떤가요? 정수기바꾸려.. 2014/12/11 475
444270 가난한 동네.. 5 Dd 2014/12/11 3,808
444269 선이나 소개팅에서 차로 바래다주고 차에서 내려 인사하는 사람 많.. 5 ... 2014/12/11 3,057
444268 돈독오른 한살림.... 37 한살림 2014/12/11 17,040
444267 충격> 이런자들 선정하는것 보니 "정부가 더 의심.. 2 닥시러 2014/12/11 695
444266 이상돈 “박 대통령 보니 YS는 참 훌륭한 대통령” 4 세우실 2014/12/11 1,047
444265 수육 삶을때 물이 줄어들면? 3 수육 2014/12/11 764
444264 과장님과 얼레리 꼴레리 그분은 글 올라왔나요?.. 2014/12/11 719
444263 간장게장 맛집 추천해주세요~ 6 1234 2014/12/11 1,388
444262 롤리타렘피카 향수 아니며 바디로션 어떤걸 사야할지.. 4 향수가 진할.. 2014/12/11 1,475
444261 부동산에서 실수한거 같아요 1 부동산 2014/12/11 1,020
444260 김지호 어마어마한 모피패션 51 이이제이 2014/12/11 28,678
444259 영어 질문이예요~get me every time 3 빨강 2014/12/11 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