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기묘,네살짜리 꼬마가 음악을 아나 봐요.

.... 조회수 : 1,621
작성일 : 2014-08-16 20:22:33

어제 집에 오는 길에 동네 골목에서 자주 보는 고양이를 만났어요.

머리끝에서  꼬리 끝까지 가는 검은 줄이 일직선으로 빽빽하게 쳐진 털을 입은 고양이죠.

자재 창고 철문 밑으로 기어들려는 것을 쯧쯧하고 입 소리를 내니 뒤돌아 보면서 서네요.

손을 뻗어 이리 오라는 신호를 보내며 다른 손을 뻗어 음악 듣고 있던 휴대폰을 내미니

슬금 슬금 다가오네요.내 앞 70~80cm쯤까지 다가와서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아 팔을 왼쪽으로

돌리면 고개가 따라 돌고 오른 쪽으로 돌리면 또 고개가 따라 오네요.

한참 듣더니 이제는 배를 하늘로 향하고 벌렁 드러 눕네요. 벌렁 누워 네 발을 깐닥거리고

눈은 지긋이 감고 ..마치 음악 감상이라도 하는 모습여요,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음악 소리가 다 하자 일어나서 제 갈길 가네요.

오늘은 내과에 갔는데 내과 의사 여섯이서 연합을 앞에 붙인 이름으로 운영하는 병원인데

좁은 병원안에 사람이 꽉 찼어요, 대기 인원만 80~90명. 한 꼬마가 엄마를 부르며 칭얼대고 다니길래

손짓으로 부르니 다가 와요. 귀에 대고 듣고 있던 휴대폰 음악을 귀에 가까이 대주니 조용히 서서

듣고 있네요. 귀에서 휴대폰을 떼려 하자 내손을 고사리 두 손으로 잡아 제 귀에 대네요.

들을만해? 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거리네요.  한참을 그렇게 들어요. 저쪽에 있던 아빠가 와서 데려갈 때까지..

요새 교황님도 오셨고 해서 차분하고 좀 경건한 음악이라고 고른 것이 콜니드라이(Kol Nidrei)...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니 교황청에서 교황을 앞에 모시고 연주하는 동영상이 있어서 그것을 휴대폰으로

녹음해서 듣고 있어요.

음악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보통 고양이나 네살짜리가  다 음악소리에 귀 기울이는지..
IP : 180.228.xxx.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8.16 8:43 PM (182.212.xxx.163) - 삭제된댓글

    글에 묘사된 고양이도 귀엽고 아아 또한 사랑스럽워요.

    따스하고 평화스러운 저녁을 만들어 주는 글이네요.

  • 2. ..
    '14.8.16 10:27 PM (59.15.xxx.181)

    저도 그음악 들어볼께요

    길냥이 그녀석도 모처럼...아주 나른했겠어요
    어린 나이에 벌써 고달픈 삶을 살고 있을텐데....


    아이도 귀엽네요
    뭔가 자신의 심금을 울렸나본데요?
    ㅎㅎㅎ
    좋은글 감사해요

  • 3. 콜 니드라이...
    '14.8.17 12:06 AM (121.134.xxx.54)

    굉장히 웅장하고 빠져들게 하죠.
    처음 들어도 낯설지 않고..
    원글님 참 예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1273 최수종 나왔던 드라마 찾아주셔요 8 2014/09/29 1,514
421272 악기레슨비 좀 봐 주세요 8 . 2014/09/29 1,249
421271 히든싱어 누구편이 가장 재밌으셨나요? 32 2014/09/29 4,745
421270 남자전업은 어떤가요? 7 안녕 2014/09/29 1,324
421269 남대문맛집 추천부탁드려요. 5 .. 2014/09/29 1,467
421268 강하면서 약하고 또 강한 사람 7 2014/09/29 2,784
421267 암보험 들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9월말로 보험료 인상되나요? 14 암보험.. 2014/09/29 2,190
421266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경부고속도로 15 질문있어요!.. 2014/09/29 1,717
421265 오토바이탄 아저씨와 싸움이 났어요. 3 주차하다 2014/09/29 1,382
421264 [인터뷰] '두 추기경은 시대고민 없는 수구적인 분들' 1 함세웅신부 2014/09/28 1,034
421263 중고차 고민인데 어떤 게 나을지 2 중고차 2014/09/28 782
421262 시어머니와의 관계...조언 부탁드립니다. 20 고민이에요 2014/09/28 3,759
421261 바자회 늦은 후기 27 기타득템 2014/09/28 3,149
421260 엄마가 멀리멀리 떠나면 보고싶은 마음이 생길지.. 4 ㅜㅜ 2014/09/28 1,196
421259 랍스타 먹어보신분 ?? 45 먹고싶다 2014/09/28 5,327
421258 오늘 아울렛이랑 롯데 백화점 둘러보고 소비욕이 많이 줄었어요. 2 ........ 2014/09/28 2,540
421257 통화연결음 없이 바로 "연결이 되지 않아 퀵보이스로,,.. 2 zz 2014/09/28 9,730
421256 시댁식구들과 좋게 더불어 살기요.. 6 시한폭탄 2014/09/28 1,776
421255 추자현이 얼마나 대단한지 중국에 가보고 알았어요. 19 222 2014/09/28 316,807
421254 110v 쓰는 외국에서 쓸 밥솥 7 싱글족 2014/09/28 1,236
421253 제가 만약 자봉이었음 23 누규? 2014/09/28 4,181
421252 수업시간에 잠자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 중학교..어디일까요 1 중계, 노원.. 2014/09/28 776
421251 60대 후반이신 친정엄마, 아날도 바시니 롱패딩 괜찮을까요 ? .. 3 ........ 2014/09/28 1,191
421250 19금인데 야함을 넘어선 감동영화 뭐있을까요? 136 . . 2014/09/28 27,542
421249 채식주의하는 분과는 어디서 외식을 해야할까요 13 채식주의자 2014/09/28 3,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