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눈물 흘리는 법을 잊은 그대에게

여행가방 조회수 : 1,265
작성일 : 2014-08-14 14:30:47

눈물 흘리는 법을 잊은 그대에게 >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울 필요가 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아직 충분히 울지 않았어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일하고 아첨하고 돈 버는데 골몰하고 주말을 어떻게 즐길까 신경 쓰느라 더는 여기에 없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충분히 울지 않았어요.”

 

이는 2009년 크로마뇽 화재 대참사 5주년 미사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의 주교 베르고글리오(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2004년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나이트클럽 크로마뇽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연장에 있던 194명의 젊은이들이 빠져나갈 틈도 없이 질식사했고,410여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사건 조사 결과,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한 업주의 탐욕, 안전불감증과 정부의 무능이 대참사의 원인이 된 것으로 드러났으나, 해당 사건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한국의 “세월호 참사”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벌써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끔찍한 사건에 묻히고, 바쁜 일상에 묻히고, ‘내가 뭘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좌절감과 패배감에 꺾여 점점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과거가 아닙니다. 현재진행형이고 미래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그만 잊자’고 해서 잊혀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외면할 수는 있지만 끝낼 수는 없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참사이기 때문입니다.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한, 세월호 참사는 더 큰 참사의 예고편이 될테니까요.

 

분노와 안타까움에 거리로 나와 시위에 동참했던 그 마음,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라고 굳게 믿으며 노란 리본의 물결을 이루던 그 마음들은 모두 어디에 갔습니까?

 

유가족들은 저 거대하고 견고한 세력의 벽 앞에서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생명 마저 걸고 원하는 것은 다름아닌 “진실”입니다. 우리는 아직 충분히 울지 않았습니다. 이들을 위해, 이들과 함께 울어주세요.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해 주세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진심어린 눈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울어야 하는지 잊어버린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풍족한 문화가 다른 이들의 울음에 무감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눈물을 흘릴 준비가 되어 있으신 분, 세월호 추모제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북가주 세사모 (세월호를 잊지않는 사람들의 모임) 에서 드림

IP : 125.131.xxx.8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1599 단감으로 쨈 만들어보신분~ 2 무플이라서 .. 2014/11/03 515
    431598 시골마당개 중성화하는게 좋을까요. 5 -- 2014/11/03 1,125
    431597 짠돌이 남친.... 결혼하면 더 심해지겠죠? 57 인앤아웃 2014/11/03 24,524
    431596 가정 주부인데 혼자 여행 가시는 분 계세요? 13 .... 2014/11/03 2,745
    431595 닭갈비할때 물 좀 넣으시나요? 4 2014/11/03 1,255
    431594 한살림 두부 비조합원 이용 행사가 2주동안 열려요~ 3 리이인 2014/11/03 1,481
    431593 유가족분들, 다시는 그들에게 무릎 꿇지 마세요 8 ... 2014/11/03 783
    431592 한국사람들 인종차별 심하게 아니라 오히려 호구죠.호구. 동남아,.. 24 ㅇㅇ 2014/11/03 3,089
    431591 수리논술은 뭔가요? 6 rndrma.. 2014/11/03 1,477
    431590 남편이 경찰,군인이신분들 여쭤요 4 커피믹스 2014/11/03 1,834
    431589 아무 이유없이 하혈 할 수도 있나요? 3 ㅠㅠ 2014/11/03 2,037
    431588 십년 전에 라식한 병원에서 라섹을 무료로 해준다고하는데 9 .... 2014/11/03 2,011
    431587 라디오에서 여고생의 자살(쥐를 죽여서 파는 봉사-학교에서)듣고 16 오늘 2014/11/03 4,120
    431586 골다공증을 주사로 치료 8 궁금합니다... 2014/11/03 5,584
    431585 노원구 산부인과 추천해주세요 3 ^^ 2014/11/03 1,220
    431584 안전용품 '특수'…기업들, 세월호·판교서 교훈 세우실 2014/11/03 273
    431583 버버리패딩 면세점이백화점보다 몇프로싼가요? 할인율 2014/11/03 2,885
    431582 제가 눈이 높은걸까요????? ........ 2014/11/03 658
    431581 젓갈보관은 어떻게하나요? 1 젓갈 2014/11/03 5,903
    431580 보온병에서 쇠냄새가 난다고 8 뎁.. 2014/11/03 6,227
    431579 암환자 면역강화제 실손처리 될까요? ... 2014/11/03 605
    431578 머리염색한지 한달쯤 됐는데 금새 색깔이 빠졌어요 4 ... 2014/11/03 1,366
    431577 아침부터 죄송한데 가스가 너무 차요 3 가스 2014/11/03 1,050
    431576 한결이란 이름 느낌 어떠세요? 27 한결 2014/11/03 4,578
    431575 집보러 온다는데 손님 오는것처럼 참 부담스럽네요 14 2014/11/03 3,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