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 후반 남편이 회사를 옮겨보려고 하고 있어요.
성실하고 상하 관계도 좋아 상사에게 조차도 깍뜩하게 대접받고 있다고 하는데
남편이 이 일을 오래 하려면 여기서 계속 있어서는 안될 것 같대요.
지금 회사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잘 나가는 중견기업이라 월급은 꼬박 잘 나오지만
자신의 기술을 펼칠 기회가 적다보니 손이 굳고 감각이 점점 떨어진다고 하네요.
어쩌다 생산에 참여 할 기회가 주어지면 잠시 뭘 어째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지금은 직접 생산에 참여한다기 보다는 관리쪽에 더 가까운 일을 맡고 있는데
이러다 영영 기술을 잊어먹을까봐 불안하기도 한가봐요.
지금 4년째 생산업무와는 동떨어진 일을 한다고 합니다.
저야 나이도 있고 잘 다니는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불안한데
남편은 뭔가를 해서라도 가정을 책임 질 사람이니 알아서 하게 그냥 놔둬야 할지..
70세 지인도 아직 현역에 게시대요.
그 분은 물론 그만큼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자신은 못해도 60까지라도
버티려면 여기서 안주하다간 결국 몇년내로 명퇴밖에 없다고..
저희 남편 일은 미리 퇴사전에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게
이 일은 같은 업종에 근무하는 지인 선후배 통해서 알아봐야 하는데
취직부탁을 하면 남편 회사까지 금방 소문이 나 버려서 곤란한 처지가 되기에
무조건 퇴사를 하거나 퇴사를 통보하고 구해야 해요.
신랑이 연말까지만 생각하라고 해서 실직하는 동안 저는 접시닦이 알바라도
할 생각이긴 한데 요즘 불경기라고 하니 솔직히 걱정이 영 안되는 건 아니네요.
남편 말로는 실직기간이 짧음 한두달 길면 서너달이면 충분하다..
그래도 없음 지방이라도 간다고 퇴사하고 겨울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전국일주나 하자네요.
며칠전 온 가족이 휴가를 다녀왔고 애들 데리고 숙박여행은
작년 겨울 이후론 첨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좋아하던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시간에 쫒기지 않고 편하게 쉬고 싶은가봐요.
휴가를 가서 1박을 더하고 싶었는데 신랑이 출근에 대한 부담감을 비춰서 그냥 왔어요.
저두 평소 고생하는 남편 생각하면 뜻에 따라 주고 싶은 맘 반.. 불안함 반..
그래도 아주 솔직히 말씀 드리면 남편을 믿으니 당신 알아서 해라 하고 싶은 맘이 더 큰데
이런 맘 먹는 제가 설마 저까지 대책 없는 건 아닌지 의견들 듣고 싶어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