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전에 전세를 얻었어요.
반지하지만 제 선에서 적당한 가격과 전세자금대출을 허락해줘서 계약했어요.
문제는 어제 보일러가 고장나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는데,
집 주인 며느리가 전세니 보일러 고장은 세입자가 직접 고쳐 쓰라고 하더라구요.
친구도 전세 사는데 보일러는 집 주인이 고쳐줬다길래, 좀 의아하다고 생각하다가
확신이 서진 않았지만 보일러가 94년도에 설치했는데 세입자가 내는게 맞냐 하니
전세니 소모품은 세입자가 내야 한다길래, 따로 계약했던 부동산에 전화했더니
제 잘못이 아니니 집주인이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집주인 며느리랑 통화시켜 줬는데 제 앞에서 왜 모든 걸 집주인이 해결해야 하냐며 화를 내더라구요.
그러면서 좀 더 알아보겠다고 하고 오늘 A/S기사를 불렀어요.
저는 회사도 가야하고 해서 집 주인 며느리가 봐준다고 해서 왔는데,
수리비가 십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저한테 반반씩 부담하자길래, 제가 낼 의무는 없는 것 같다니
수리 기사를 바꿔준다고 하는거예요.
수리 기사 왈
무슨 부품도 3년 전에 갈았고, 무슨 부품도 2년 전에 갈아서 이런 경우는 세입자가 지불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부동산이랑 이야기도 했고, 제가 직접 집 주인이랑 이야기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자기가 집 주인 아들이라는 거예요.
순간 집 주인 아들이 보일러 기사인가라는 의심을 했는데, 그건 아니고
어제 기사 불러보고서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고 돈 문제 이야기 하자고 했는데
그래서 A/S 기사인척 하다가 제가 집주인이랑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집주인 아들이라고 밝힌 것 같아요.
너무 황당해서 다른 말도 못하고
제가 법률이랑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제가 내야 할 의무가 없다. 그랬더니
돈 안 내려고 인터넷으로 알아봤냐고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저는 한번도 화 낸 적 없이 조곤조곤 설명했는데 그 때 부터 이 남자가 빡돌아서
목소리가 완전 바뀌어서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꼭 내야 할 돈이면 내겠는데 그게 아니니 못 내는 거라고,
내가 필요해서 하는 것들은 내 돈 내고 했다고 말했어요.
(사실 이 근방 치안이 그렇게 좋진 않아서 이사 후에 노출증 환자를 골목에서 봤고,
어제는 저희 집 앞에 어떤 아저씨가 팬티만 입고 길에 누워 있어서 집에 바로 못 들어오고 파출소에 신고했거든요.
그리고 어느 날 새벽인가는 누군가 저희 집 현관문을 열려고 해서 놀란 적이 있어서
제가 사비로 자물쇠 보완을 더 했어요. 집 주인한테 말해봐야 해줄 것 같지 않아서요. )
근데도 말이 안 통하고 저를 몰상식하고 반반씩 부담하자는 자신의 호의를 무시하는 사람처럼 계속 말해서
사실 전세 계약 할 때 센서등 갈아주기로 한 것, 깨진 유리창 갈아주기로 한 것
그리고 계약서에는 넣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선 때문에 안 잠기는 창문 옆에 뚫어서 잠기게 해주기로 한 것
그거 한번 말씀 드렸지만 안 해주셔서 저도 두번 말하는 것도 귀찮고, 또 여러번 부탁하는 성격도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왜 그런 것들은 생각 안 하시고 94년도에 설치한 보일러 수리비는 제가 부담해야 하냐고 하니
또 빈정 상해서 또 계약서에 뭐뭐 있냐고 바로 해주겠다고 그러는거예요.
진짜 서로 감정만 상하게 그런 말투로 말하길래
어차피 계속 얼굴 보고 살아야 할 사람들끼리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지내냐고 해도
자기 할 말만 해요.
집주인 아들이 수리 끝나고 부동산 찾아가서 또 따졌나봐요.
다행히 부동산에서 잘 처리해주셔서 수리비 부분은 잘 해결 되었지만
얼핏 들으니 이번 계약이 끝나면 전세금을 올릴 생각인가봐요.
내년 2월이 계약 종료인데, 부동산 아저씨는 10월 즈음에 원룸으로 이사하라고 하는데
돈도 돈이고, 재계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예요.
만일 또 94년도 보일러가 고장이라도 나면 뭐라 말해야 할지 ㅜ,ㅜ
내년 말까지 지금 회사 다니다 퇴직할 생각인데 다른 집을 얻자니 전세자금 대출이나 이사비용 등
이런 것들이 걸리고, 계속 살자니 집주인 행태가 너무 화가 나서 잠이 안 와서 글 남겨요.
처음 이 집 들어올 때 퀘퀘하고 습했는데, 제가 청소도 잘하고 항상 제습기 돌려서 곰팡이도 하나도 안피게
관리도 잘했는데, 너무 억울해요.
(제가 살던 반지하집들 ㅜ,ㅜ - 이렇게 말하니 슬프지만 항상 쉽게 집 나갔어요.
지난 번 집에서도 관리 정말 잘하고 살았다고 할 정도로요. )
오늘 퇴근하고 들어오니 센서등은 해놨네요.
고쳐놓은 보일러로 따뜻하게 샤워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집 없는 서러움에 억울해서 잠이 안 와요.
내일 아침에 출근 길에 집 주인 보면 웃으면서 인사해야 하는 건가요?
화가 나서 전 그러지 못 할 것 같은데 어쩌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