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
초등 6학년때 담임이 최악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관심없고 본인 귀찮게 하는거 정말 싫어하고
조금이라도 튀는 행동하는 거 싫어해서 뭐든 한가지로 통일하라고 하고
심지어 특목중 원서 쓰는것도 짜증내셨으니까요.
체험학습가는 날 한 아이가 지각을 하게되어
반 아이들 전체가 기차를 놓칠뻔 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남은 일년동안 벌청소에 담임선생님의 욕받이가 되었죠.
제아이가 매년 나가던 과학경시 안나겠다고 하더군요.
왜 안나가고 싶으냐고 했더니 나가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별 말씀이 없으시겠지만 성적이 좋지 못하면 유난떨때 알아봤다는 둥
니가 겨우 그모양이지, 그럴줄 알았다는 둥
그래서 괜히 나섰다가 욕먹을수도 있는 행동은 안하겠다 하더군요.
그리고 모든 일에 의욕상실..
졸업하고 선생님은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사에 의욕상실은 계속되었어요.
공부를 하는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일이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하고싶은 일도 없고 해야만 하는 일만 겨우겨우..
지금 중3인데 올해 담임선생님은 좀 유별나세요.
모든일에 열정적이고 파이팅도 넘치시고 에너자이저네요.
아이들 사랑도 유별나셔서 아이들 하나하나 특징, 성격 다 파악하고 계시고
작년에 오다쿠로 왕따당하던 아이까지도 감싸안으셔서
음지문화가 아닌 즐길거리로 인정해주시네요.
반 아이들도 단합이 잘되고 반 분위기도 정말 좋아요.
졸업사진을 모둠별로 특징있는 사진찍기로해서
코스프레하고 찍기도 하고 여장, 남장하고 찍기도 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다 수용해주셔서 찍느라 다른반에서 구경오기도 했대요.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체험학습 없어지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 재량으로 하루 교외활동 하라고 했다는데
다른 반은 놀이공원, 영화관람 정도인데
저희 반 아이들은 1박2일 학교에서 텐트치고 놀기로 했다고 얼마나 기대중인지..
4개월동안 제 아이의 모습도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모든일에 적극적이고 활기찬 아이로..
무엇보다 목표가 생겼네요. 공부를 해야할 목표가..
담임쌤같은 쌤이 되고싶다고 교대에 가겠대요. ㅎㅎ
제 아이 담임선생님같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분들만 선생님을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