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장, 간부 한사람 지적하며 울부짖어"..모 간부가 주동해 괴롭혔다
-초소 낙서, 임병장 둘러싸고 있는 눈들이 그려져있어
-'ㅂㅅ', 'ㅇㅌㅋ' 등 욕설과 비하단어도 써져 있어
-'그 사람이 중심에 있어요' 특정 간부 지목하며 눈물
-GOP 특성상 정신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대상 없었던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7월 1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정민 (총기난사 임모 병장 변호인)
◆ 김정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김 변호사님은 어떻게 하다가 이 사건 변호를 맡게 되셨어요?
◆ 김정민> 저한테 직접 의뢰가 들어온 건 아니고요. 저희 소속 변호사님 한 분이 의뢰를 받았는데 좀 부담스러운 사건이라서 그 변호사님이 안 했으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법인 차원에서 이건 공익과도 관련이 있으니까. 법인 전체 변호사님들이 시간을 내서 돌아가면서 변호해 주자, 이렇게 해서 맡게 되었죠.
◇ 정관용> 아. 그런데 이게 워낙 여론도 안 좋고 한 그런 사건이라. 좀 부담도 되시겠어요.
◆ 김정민> 그러니까요.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예상을 훨씬 뛰어넘네요. (웃음)
◇ 정관용> 지금 임 병장이 그 사건으로 인해서 반성이나 후회는 합니까?
◆ 김정민> 당연히 하죠. 사람을 죽였는데 반성하지 않는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겠죠.
◇ 정관용> 김 변호사님은 임 병장을 직접 몇 번 정도 만나셨어요?
◆ 김정민> 6월 26일 하고 6월 29일 두 번 만났죠.
◇ 정관용> 오랜 시간 이야기를 좀 나누셨습니까?
◆ 김정민> 26일은 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요. 29일은 피의자신문 참여라서 시작과 끝에 조금씩 만났죠.
◇ 정관용> 네. 몸 상태는 어때요?
◆ 김정민> 제가 참여할 때는 장시간 조사는 좀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 정관용> 심리적 상태는 어떻게 보이십니까?
◆ 김정민> 제가 6월 29일 피신을 참여했는데. 상당히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했었는데 그날 조금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어요.
◇ 정관용> 어떻게 흔들리던가요?
◆ 김정민> 이유가 뭐냐 하면 수사관이 초소 안에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면서 '아니, 이런 그림을 보고 격분해서 사람을 죽였다는데. 그게 말이 되냐. 또 다른 동기가 뭐냐'라고 좀 추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순간부터 이제 조사를 받기 힘들어졌죠. 그 고통이 다시 밀려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김 변호사님한테 임 병장이 쭉 이야기하기로는 아무튼 그 그림을 보고 격분해서 그런 사고를 저질렀다, 이겁니까?
◆ 김정민> 그렇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그림만 가지고 보면 좀 이해하기 힘든데. 임 병장이 어려서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해 왔다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 그림에 표현된 것들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일어나는 일들을 다시 그림으로 옮긴 거예요.
◇ 정관용> 어떤 그림이죠, 조금만 설명해 주시면?
◆ 김정민> 그러니까 제가 제일 격분했다라고 생각되는 건 임 병장을 아주 희화화한 삐쩍 마른 사람으로 이렇게 그려놓고 그 사람 주위를 온통 눈으로, 사람 눈으로 감쌌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느끼기에 따라서는 '우리가 다 너를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 너는 왕따다.' 그런 걸로 느껴지겠죠. 그래서 소름이 돋더라고요, 또 하나는 그림 말고 또 이니셜을 따서 'ㅂㅅ','ㅇㅌㅋ' 그렇게 써놨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몰랐거든요. 그게 '오타쿠'고. 임 병장이 패션이나 시계 같은 걸 좀 좋아한대요. 그래서 사이버 지식방에 가서 그걸 많이 보고 있는 걸 다른 동료들은 그렇게 비하한 거죠.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보여요, 제가 볼 때는. 그래서 그것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저는 더 충격적이었죠.
그리고 오늘 국방부 대변인께서 수사기관의 의견을 따른 거겠지만 '(임 병장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임 병장은요, 사람을 죽이는 지경까지 가면서 절규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못 들어주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도 '네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니 평소에 얘기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참 이해가 안 되죠. 오히려 제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림이나 이런 데에 있는 그 모습이 실제 부대에서 매일처럼 벌어지는 그런 모습이다?
◆ 김정민> 임 병장이 진술하기는 간부들도 따돌리고 그리고 동기인 병장들도 무시를 하고. 또 후임조차도 병장 대우를 안 하고 그랬다는 거죠. 물론 그 원인은 임 병장에게도 있겠죠. 그러나 그것이 그렇다고 해서 따돌림이 주는 충격이 묻힐 수는 없는 거니까요.
◇ 정관용> 군 간부 뒤통수를 때렸다, 이런 언급이 있었다고 보도가 있었거든요. 그거는 뭡니까?
◆ 김정민> 어떤 한 사람을 지적하면서 그 사람을 지적하면서 울부짖으면서 '그 사람이 중심에 있어요. 주동이에요. 그 사람이 저를 그렇게 괴롭혔어요.' 이렇게 울부짖었어요. 저하고 최초 면담 시에.
◇ 정관용> 그 간부가 중심이 되어서 부대원 전체가 자신을 따돌렸다,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거군요.
◆ 김정민>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수사기관에서는 제가 피신을 받을 때 들어갔을 때는 '그 간부는 그런 사실을 부인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좀 약간 비아냥거리는. '그러니 네가 증인을 대야 하지 않겠냐.'라는 비아냥거림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오늘 또 대담에서 제가 수사과정 얘기는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하는데. 군에서 지금 계속 그걸 가지고 항의를 하거든요. 그런데 군 측에서 먼저 이 수사과정에 대해서 '이해가 안 된다. 거짓말이다.' 이렇게 해 놓고 해명조차도 말라는 건 좀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김 변호사님이 임 병장한테 여러 차례 들은 바로는 집단 따돌림이 분명 있었다는 건데. 군 수사당국은 집단 따돌림이 없었던 것처럼 하고 있다, 이겁니까?
◆ 김정민> 그런 거라기보다는요, 온도 차이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임 병장이 그 동안 쭉 커 온 배경이랄지, 저도 그런 걸 물었어요. '그 그림에 대해서 너만 혹시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 그런 걸 일부 묻기는 했는데. 온도 차이라고 느껴져요.
물론 일반인들이라면 버틸 수도 있겠죠. 그런데 임 병장 개인한테는 좀 견디기 힘들었고 또 그리고 이런 걸 수사를 해 보면 어떤 특성이 있냐면 때리는 거, 폭행이요. 이런 건 기술이 됩니다. 예를 들면 몇 월 며칠 날 어떻게 때렸다. 그런데 '싸늘한 눈빛' 이걸 어떻게 표현하겠어요? 또 표현을 한들 그 피해자가 받았던 정신적 충격이 전해질까요? 수사관이 왕따를 당했겠습니까, 국방부 대변인이 왕따를 당했습니까? 당해보지 않았다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거죠.
◇ 정관용> 혹시 부대 복무하면서 그런 싸늘한 시선 등등을 겪으면서 어디 좀 하소연할 곳이나 내지는 무슨 전문상담관하고 상담을 하거나. 이런 기회는 못 가졌답니까?
◆ 김정민>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너 임 병장, 종교가 뭐냐.' 그랬더니 절에 다닌대요. 그러면 초소에 올라왔을 때 절에 다녔냐니까 못 다녔대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거죠. 다른 상담은 고사하고. 또 그것도 물었어요, 제가 첫 면담 때 여러 가지를 물었는데. 실제로 입대할 때 기록카드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말을 썼나봐요. 그래서 A급 관심병사가 됐겠죠. 그래서 '부대 와서 정신과 치료 왜 받았냐라고 누군가 묻더냐?' 했더니 아무도 안 물었대요. 그러니까 좀 제가 그걸 듣고는 어이없었죠. 그러니까 임 병장은 정신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없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상담은커녕 종교 활동도 못 하게 했다.
◆ 김정민> 못 하게 한 게 아니겠죠. 그건 못 하게 한 게 아니라 그 GOP의 특성 때문에 그게 여의치 않았겠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정민>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임 병장은 제가 느끼기에는 아주 전형적인 현역복무 부적합 대상병사같이 느껴졌어요. 물론 이 사건 때문에 그런 모습으로 만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군에 있을 때 여러 번 현역병 부적합 심사에 들어가 봤는데요. 대개 이런 종류의 캐릭터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 정관용> 알겠습니다. 본인이 그런 처우를 받았다는 것을 지금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의 행동은 그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알고 있겠죠?
◆ 김정민> 당연하죠. 그러니까 죽음으로써 끝내려고 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김정민 변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