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가 대신 수업하고, 논문과 일간지 칼럼도 대필

김명수제자글 조회수 : 1,358
작성일 : 2014-06-29 19:29:30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40629160005071
지금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논문 중 상당수는 제가 같이 수업을 들었거나 연구실에서 뵈었던 사람들의 논문입니다. 저는 그 논문을 원저자가 쓰는 과정도 보았고 다 쓴 논문을 교수님을 '제1 저자'로 하여 학술지에 싣기 위해 학생이 스스로 요약하는 과정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다른 대학이나 기관에 특강을 나가실 때 필요한 원고를 석사과정 학생이 매번 대신 썼습니다.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자료 역시 학생이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원고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다 읽을 수 없으니 중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발표할 원고만 따로 메모로 만들어달라'고 하셨죠. 발표 장소까지 운전도 시키셨습니다. 이런 교수님의 요구를 정면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돌아서서 욕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대학원의 일상이었습니다. 물론 노동의 대가는 없었죠. 그 일을 맡은 학생은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눈초리와 자괴감 그리고 여러 차례 반복되는 교수님의 수정 요구를 견뎌야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맡아오신 칼럼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 방향과 논지로 학생이 글을 쓰고 교수님께서 그 글을 확인하신 뒤 조금 수정해 넘기시는 것이 칼럼이었습니다. 저와 몇몇 학생들은 모여 심각하게 회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맡기시는 여러 글들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요. 회의 결과는 단일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 회의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칼럼은 대신 쓰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후배들에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좌절된, 저보다 한 해 윗 학번이었던 분은 저희에게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당연히 싫었겠지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저희 학번과 윗 학번은 한 연구실을 쓰면서도 서로 얼굴 마주치기도 싫어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교수님 역시 지켜보신 과정이지요.
6월25일 교수님의 '정치 후원금'에 관한 기사를 봤습니다. 전혀 몰랐던 일이었는데 기뻤습니다. 시민이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이 잘못입니까? 그렇게 당연한 일이 오히려 교육공무원에게 제한당하고 있는 것이 우스꽝스러운 일이잖습니까. 그에 대해 '누구한테 후원하는지도 몰랐다'라는 말보다는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이것이 왜 잘못이냐고. 민주시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고 이제까지 같은 이유로 처벌한 판결이 잘못된 것이라고.

IP : 61.254.xxx.20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무
    '14.6.29 7:45 PM (112.149.xxx.75)

    교수님께서 다른 대학이나 기관에 특강을 나가실 때 필요한 원고를 석사과정 학생이 매번 대신 썼습니다.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자료 역시 학생이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원고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다 읽을 수 없으니 중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발표할 원고만 따로 메모로 만들어달라'고 하셨죠. 발표 장소까지 운전도 시키셨습니다. 이런 교수님의 요구를 정면에서 거절하지 못하고 돌아서서 욕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대학원의 일상이었습니다. 물론 노동의 대가는 없었죠. 그 일을 맡은 학생은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눈초리와 자괴감 그리고 여러 차례 반복되는 교수님의 수정 요구를 견뎌야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맡아오신 칼럼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
    교수야 건달이야...

    이런 인간들 천지인 교수 사회, 이런 인간들에 찍소리 못하는 지식인 사회
    이런 인간들을 고위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같은 정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1513 베란다에서 울고 있는 아이 26 이 새벽에... 2014/08/27 12,056
411512 이혼을 하려고 해요 8 /// 2014/08/27 3,055
411511 추석연휴 펜션 예약하신분들 좀 봐주세요. 공주만세 2014/08/27 710
411510 학원이 어디까지 책임져 주길 원하시나요 2 하루 2014/08/27 1,123
411509 이사 할까요? 1 아줌마 2014/08/27 669
411508 [명량], 이토록 슬픈 영화일 줄이야... 2 샬랄라 2014/08/27 1,082
411507 귀를 만져주면 얼굴이 작아진다고 하네요 ~ 4 보름달얼굴 2014/08/27 3,796
411506 속풀이 속풀이 2014/08/27 631
411505 간보는 학부모 넘 싫어요. 5 한마디 할 .. 2014/08/27 3,440
411504 [조선]의 잔인한 '유민아빠 죽이기', 의도가 참... 2 샬랄라 2014/08/27 1,171
411503 미국 중고등학교의 등교시간에 관한 논란 8 @@ 2014/08/27 3,580
411502 남해 거제도 여행 계획중입니다. 7 피칸파이 2014/08/27 2,572
411501 큰 가슴, 누드 브라 괜찮나요? 3 --- 2014/08/27 2,704
411500 독일은 CT 병원비 비싼가요? 4 --- 2014/08/27 1,555
411499 새벽잠을 깨우네요..대체 당신들은 누구인가 6 초등맘 2014/08/27 1,622
411498 대하기 어려운 남자....ㅜㅜ 3 ... 2014/08/27 3,936
411497 벌레공포증 때문에 생긴 해프닝... 조언 부탁드립니다. 10 벌레시르다... 2014/08/27 1,824
411496 유방초음파검사 결과 3미리 혹이 있다는데.. 7 파니미 2014/08/27 6,302
411495 한자 공부 할수 있는 앱 추천 한자 2014/08/27 890
411494 대학교수 실력파 Vs 낙하산 어느정도 되나요? 8 지성의꽃 2014/08/27 1,878
411493 정말 좋아하는데 이루어지지 않을 인연은 왜 만나는 거예요? 23 horng 2014/08/27 13,006
411492 자본주의라는게 참 웃기는 짬뽕이에요 4 .. 2014/08/27 1,434
411491 이스라엘이 미쳤어요 11 호박덩쿨 2014/08/27 3,999
411490 새휴폰이 뜨거워요 2 별이별이 2014/08/27 1,322
411489 부활이랑 정동하의 흑역사 아시는 분 좀 올려주세요 6 .. 2014/08/27 3,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