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페북] 어제밤 소주잔 기울이며 실종자 가족과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조회수 : 2,009
작성일 : 2014-06-15 14:30:00
https://www.facebook.com/whitefireg/posts/764782016900319?fref=nf

이상규
34분 ·

어제밤 소주잔 기울이며 실종자 가족과 이야기했습니다.
그냥 잠바를 입고 갔는데 한분이 "혹시 국회의원 아니냐?"해서 "이상규의원입니다" 했더니 "아! 통진당" 하면서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국조특위냐 - 아닙니다. 다만 가족들이 조사위원으로 추천해주셨습니다 - 그래 뭘 조사할꺼냐 해서 주요 의혹을 말씀드리고 진도관제센터에서 직접 본 세월호 항적도의 문제점을 짚으니 희생자 가족 중 진상규명팀에 있다는 분과 급속도로 이야기가 진전됐습니다.


한참 그러는데 실종자 가족 한분이 "난 국회의원들 꼴보기 싫다. 뺏지달고 비서관 카메라기자들 몰고다니며 뭐 하는 짓이냐?"


"국조특위 의원들이 처음와서 우리한테 무얼 도와드리면 되겠느냐 하는데 기가 막히더라. 이러저러하게 조사하려고 하는데 괜찮냐 이렇게 나와야지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조차 몰라서 우리가 그걸 가르쳐주어야 하냐? 기본도 안돼있어."
"우린 구조가 최우선이다. 장관하고는 이제 정도 들어버렸고 장관-청장 여기서 못 나간다, 이 사람들마저 바뀌면 또 초자가 와서 처음부터 다시 하게? 국조특위 의원들에게 분명히 전해라. 차라리 너희들이 진도 와서 국정조사해라."


"이러다가 내 새끼 못찾는 건 아닌지 아주 미치겠다. 여기서 아예 농사지으면서 살까? 살면서 내 새끼 기다릴까? 아니면 그냥 안산으로 올라갈까? 여기나 거기나 기다리는건 똑같지. 아니야 아빠 갔다고 이놈이 섭섭해서 안나오면 안되지. 하루에도 공상소설을 몇개를 쓴다."


"하두 가슴이 아파 한의사 찾아가니 진맥하고는 이건 침으로 낫는 병이 아닙니다 하면서 심호흡하는 법 가르쳐주고 침놔주더라. 홧병이야. 화가 나는게 아니라 눈물만 나와. 저 등대 뒤에서 사진보며 운다. 아 울지 말아야 하는데.. 의원이고 뭐고 필요없어, 같이 있어줘야 해. 가족들도 큰소리만 치고 인터뷰나 하는 사람들은 싫다. 그냥 옆에 같이 있어주는 가족들은 다 이모 고모고 형 동생이 된다."


"이제 12명 남았어. 이러다 한두명 남으면 어쩌냐? 덜컥 겁이 난다. 12명 같이 있어도 함든데 어떻게 감당하겠냐? 아 생각하기도 싫다. 그러니까 우린 내 새끼 찾는게 제일 중요해, 딴건 없어. 여기 근처에 아무도 오지말라 해도 이놈저놈 다 와, 기자놈들 왜 그렇게 찾아와? 이젠 신경도 안써, 오든말든 내 새끼만 찾으면 돼, 내 새끼 찾아야 하는데..."

자리에 일어서며 국조특위 의원들에게 꼭 전하겠다고 말하려는데 눈물이 쏟아진다. 울 수가 없어 말을 삼켰다. 밤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IP : 175.197.xxx.2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5 2:36 PM (110.15.xxx.54)

    실종자 가족분들 힘내시길...
    이상규의원도 응원할께요 큰 도움 되주시길 바랍니다.

  • 2. 정말
    '14.6.15 2:40 PM (183.99.xxx.117)

    가슴 아파요ㅠㅠㅠ
    처참하게 죽은 것도 못견디겠는데

    시체조차 찾지 못하는 저 심정으로 어떻게
    하루하루 버티고 지내시는지

    어떻게 지금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지
    정말 슬픔이 짓눌러서 참 멍할 뿐입니다.

  • 3. 어서 모두
    '14.6.15 3:58 PM (59.7.xxx.145)

    가족품으로 돌아오세요!! 무슨말로 저분들께 위로를 하겠어요.잊지않을게요.

  • 4. 시간이
    '14.6.15 4:07 PM (118.19.xxx.154)

    지날수록 무뎌지는게 아니고, 점점 가슴이 아려옵니다..

    나라를한번, 뒤집어서라도 이사건에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된다생각해요..

    이번사건도 또 시간에같이 흘려보내버리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생각합니다..

    원글님, 글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5. 레미엄마
    '14.6.15 4:23 PM (39.7.xxx.234) - 삭제된댓글

    세상은 점점, 하나 둘 세월호를 잊어갑니다
    지금 진도에 남아있는 가족들 얼마나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실지
    그래서 이번주 지인들과 진도로 갑니다
    가서 할수있는건 없지만, 아이들에게
    인사하고 오려구요. 너희들을 잊지않겠다고요

  • 6. Pianiste
    '14.6.15 9:12 PM (125.187.xxx.185)

    언급을 덜 할 뿐이지 잊어간다고는 생각안해요.
    멀쩡하게 사는것 같은 지인들과 얘기해보면,
    그럼에두 불구하고 정신차려서 살아가는 것 뿐인것 같더라구요.
    저도 계속 기억할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4666 박근혜의 패션 철학?? 9 갱스브르 2014/07/04 2,481
394665 코스트코에 라텍스 싱글 싸이즈 있나요? 광명 코스트.. 2014/07/04 1,433
394664 잘때 유독 침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왜 그런건가요.. 3 2014/07/04 2,968
394663 급질!! 세제를 안넣고 세탁기 돌렸어요 어째 ㅠㅠ 4 건망증 2014/07/04 4,164
394662 우리 남편 멘붕온얘기 6 .. 2014/07/04 2,795
394661 며느리와 딸 14 댄비사랑 2014/07/04 3,598
394660 얼마 주기로 새로 하시나요? 젤 네일 2014/07/04 1,221
394659 음식을 쟁여두고싶은 이유 6 지금의 나 2014/07/04 2,581
394658 갑자기 미친듯이 머리카락이 빠져요. 15 ㅠㅜ 2014/07/04 11,407
394657 해외에서 카드.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6 도와주세요... 2014/07/04 1,037
394656 부산 여행 8 허브 2014/07/04 1,669
394655 김용민의 조간브리핑[07.04] 김문수 혹시 "윤상현 .. lowsim.. 2014/07/04 1,035
394654 시진핑은 어떤 능력의 소유자인지 3 2014/07/04 1,685
394653 몸이 늙는 것 보다 마음이 늙어간다는 것이. 3 마음 2014/07/04 1,891
394652 임병장 얼굴 모른 채 수색..군 대응 논란 일파만파 1 손석희뉴스 2014/07/04 1,376
394651 동물농장 재방송을 봤는데요 1 ㅇㄷ 2014/07/04 1,192
394650 초등학교 엄마모임 조언부탁드립니다. 12 .. 2014/07/04 10,471
394649 과체중이신 분들 걱정안되시나요? 3 보라미 2014/07/04 2,142
394648 급 포도밭을 하나 팔았는데요 (부동산 관련하시는분 좀 봐주세요).. 7 급급급 2014/07/04 1,788
394647 말느린 초2 남아와 같이 볼 드라마 추천해 주세요 2 풍맘 2014/07/04 1,086
394646 스위스여행궁금해요 3 아줌마 2014/07/04 1,471
394645 500만원정도 하는 중고차 안사는게 차라리 나은가요? 13 중고차 2014/07/04 4,690
394644 얼마전부터 계속 물러요 화장실 2014/07/04 1,048
394643 목동 근방 소아 청소년과나 아동 상담 심리 상담센터 추천 바랍니.. 알사 2014/07/04 1,455
394642 300여명 아이들 생명보다 VIP가 중요 어이상실 4 세월호 2014/07/04 1,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