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주일 만에 쉬었다 방영된 정도전을 보았습니다 .
내용의 진보성 때문에 이상한 핑계대며 방영이 중지 되면 어쩌나 가슴 졸였습니다 .
여태 이성계의 조선 개국을 다룬 모든 작품들은 이성계의 영웅주의적인 활약과 이방원의 거침 없는 야욕을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 하지만 이번 정도전은 그 포인트가 정말 다릅니다 .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서 신라가 나라를 통일하고 , 고려가 통일신라를 접수 하는 일련의 이유는 힘 있는 세력이 약해진 것을 먹어 치우는 게 다였습니다 . 그 안에 백성을 위한 제도 정비나 토지 개혁은 그 어떤 나라의 개국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 토지의 소유권 변화는 백성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신에게 상으로 토지를 주기 위한 신상필벌의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신라와 고려 모두 인과 응보라는 기본 정신을 바탕에 까는 불교 정신을 계승한 나라였기에 경제 역시 그 사상에 힘 입어 , 국가는 백성을 위한 정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조차도 안했습니다 .
하지만 정도전은 개국의 이유를 백성을 구원하고자 토지제도와 세재를 개혁하려다 보니 혁명보다 더 힘든 게 개혁이라서 그쪽으로 간다라는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 합니다 . 이런 생각으로 나라를 세운 것은 정도전 전에도 없었고 , 그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 아니 있긴 있었습니다 . 하지만 그곳도 변질에 변질을 거듭해서 처음의 모습을 잃었습니다 . 우리는 말할 것도 없구요 .
“ 백성들이 못살겠다고 한다 . 그러니까 군주는 니 말 보다 백성의 소리 좀 들어라 .” 하는 생각을 자신이 죽어 없어져도 500 년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경국대전이라는 방대한 법률서에 박아 놓는 위업을 달성합니다 .
사농공상이라는 직업의 귀천이 조선의 발전을 저해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 군자를 제일 위에 놓고 상업을 하는 자를 가장 미천하게 보았기에 서구 열강이 발전할 때 발전을 못해 나라가 사그러들었다라는 견해지요 . 하지만 지금 상 ( 商 ), 즉 자본주의에 휘둘려져서 인권은커녕 목숨조차도 불안한 요즘을 생각하면 어쩌면 탁월한 현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돈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로 떠오르면서 머리 좋은 인간들이 돈으로 몰려들었고 그로 인해 인간으로선 해선 안 될 많은 일들을 자행합니다 . 상업이 발달한 개성에서 살면서 상이 가진 야비한 속성을 간파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정도전은 1500 년을 이어 온 힘의 논리에서 명분의 논리 , 백성의 논리를 찾아 세운 사람입니다 . 쉽게 말하면 꼴랑 35 년 동안 구축한 재벌의 힘의 영역을 갈아 버리는데도 못하겠다는 곡소리가 나오는데 1500 년을 이어 온 힘을 쪼개 버린 사람입니다 .
어떻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가 앞으로의 사극 정도전에 그려질 예정입니다 . 하지만 정말 ... 걱정스럽습니다 . 민노당 , 새누리당 , 민주당 보좌관을 역임하여 치우치지 않고 냉정하게 집필할 작가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언제 어떤 물리적인 압력이 다가와 변질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여러분 .... 세월호 방송 보시면서도 정도전의 사극을 시청하심으로 지켜 주세요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도전의 말처럼 개혁보다 혁명이 더 쉬운 단계에 이미 들어 선거 같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