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임신 덕분에 음식솜씨가 나아진 분 계세요?

그리운 외할머니 조회수 : 457
작성일 : 2014-04-03 08:18:48
미국에서 혼자 유학생활 하면서 음식을 쭉 해왔는데 할 줄 아는 음식 가짓수는 늘어도 항상 대충 해먹고 살았어요. 결혼도 여기서 만난 남자랑 했는데 한국인이 아니고 입이 건 편이라서 집밥만 대충해서 차려주면 무조건 딜리셔스라서 음식이 제대로 늘 지 않았죠.

그런데 첫 애를 임신하고 입덧을 시작하면서 미각이 정말 예민해지더군요. 첨가물이 혀끝에서 느껴져서 인스턴트는 전혀 못 먹고 유기농이 아닌 채소, 과일에선 농약스러운 야릇한 맛도 느껴져서 무조건 유기농으로 사먹었어요.

더욱 허걱스러웠던 것은 어릴 때 외갓집 갔을 때 외할머니가 해주신 시골 자연식의 맛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나는 거였어요. 경상남도 바닷가에 가까운 시골이었는데 외할머니가 간단하게 무우, 쇠고기, 집간장, 고춧가루로 만든 쇠고기국, 고추 썰어 양념한 멸치젓, 빨간 고추 넣은 매콤한 장조림, 양념장 끼얹은 생선구이 등등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그걸 재연하려고 기를 쓰게 되더군요.

친정 어머니도 화려하진 않지만 경상도 말로 개미있게 (간이 맞고 깊은 맛) 음식을 만드는 분이세요. 어머니 음식도 당연히 생생하게 혀끝에 떠올라 그대로 만들려고 최대한 노력했죠.

그 결과 대충대충 심심하기만 했던 제 요리솜씨가 훨씬 맛깔스러워진 것 같아요. 남편도 제 음식이 점점 더 장모님 음식같다고 하네요.

지금 둘째 임신 중인데 방금 만들어진 뜨끈하고 두툼한 부산어묵이 갑자기 먹고 싶은데 여기 한국 식품점에는 그런 어묵이 없어요. 지금 어묵을 제가 직접 만들려고 폭풍 검색 중입니다. 엄마표 열무물김치, 바지락 쑥국도 먹고 싶은데 문제는 재료네요.

저처럼 임신 때 민감한 미각, 후각 덕분에 음식 솜씨가 향상된 분이 계실까요?
IP : 173.89.xxx.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해요
    '14.4.3 2:54 PM (61.73.xxx.60)

    말씀 공감해요. 후각과 미각이 굉장히 예민해져서 예전에 못느끼던 향 맛을 다 느끼게 되죠.
    특히 신선하지 않은 식재료의 군내, 가공식품의 화학적인 조미료의 냄새가 너무나 강하게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좋은 식재료에 기울게 된다고나 할까요.
    이 정도의 미각 후각이 출산 후에도 유지된다면, 천재적인 조향사 내지는 요리사가 될 수도 있을 것 만 같은 느낌. ㅋㅋ
    그런데 문제는 임신 호르몬 없어지고 나면 개 처럼 예민했던 후각도 다시 둔해진다는 것..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9574 독일의 소리 방송, 박근혜 통일 정책 도대체 뭔데? light7.. 2014/04/11 521
369573 KISA 디도스 대비 NTP서버 보안 강화 당부 6.4 2014/04/11 422
369572 후~~ 여러가지 질문요...ㅜㅜ 5 질문 2014/04/11 772
369571 저 미쳐 가나봐요.. 6 멘붕 2014/04/11 2,213
369570 지금 채널cgv 색스앤더 시티2 하내요 .. 2014/04/11 588
369569 ‘님을 위한 행진곡’이 그렇게 무섭나 2 샬랄라 2014/04/11 944
369568 예능 직업 글 8 .. 2014/04/11 1,410
369567 서로 전번 지우면 카톡에서 바로.. 3 카톡 2014/04/11 5,780
369566 결혼전 재산은 위자료해당안되는거 정말 최후의 보루네요 ㄷㄷ 9 이혼 2014/04/11 4,139
369565 모태솔로 남자의 특징이 뭘까요? 9 아..괴롭다.. 2014/04/11 4,904
369564 bluefly 직구나 구매대행 해보신 분들 3 청파리 2014/04/11 1,166
369563 여교사 성추행한 초등교 교장.. 서울교육청, 문제 덮기 '급급'.. 2 샬랄라 2014/04/11 909
369562 알려주세요~ 4 자전거 타는.. 2014/04/11 334
369561 결국 여야 모두 공천…선거 판도는? 세우실 2014/04/11 418
369560 지금김밥쌌는데 오후에먹으려면 4 보관 2014/04/11 1,209
369559 바닥이 끈적끈적해요 진짜 뽀송하게 닦는 방법 아세요? 16 바닥 2014/04/11 21,599
369558 수험생 영어잡지 6 수험생엄마.. 2014/04/11 696
369557 최근에 오예스 사신분.. 1 .. 2014/04/11 1,710
369556 에어포트 냄비세트 어떤가요? 한국도자기 2014/04/11 1,198
369555 남자들의 자식에 대한 애착 2 2014/04/11 1,869
369554 아침 등교준비에 소리 고래고래 ㅜ 24 -_- 2014/04/11 3,860
369553 애가 엄마가 좋아서 공부했다는데.... 심리하시는분이나 잘아시는.. 24 심리 2014/04/11 3,810
369552 박원순 “새누리당보다 시청률 2배 만들어드리겠다” 10 샬랄라 2014/04/11 1,259
369551 여고생 아이가 수학여행을 안갈려고 해요.. 4 고민 2014/04/11 1,310
369550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진실 1 살인?사고?.. 2014/04/11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