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벽 공항 가는 길

갱스브르 조회수 : 927
작성일 : 2014-03-23 09:50:18

새벽 4시 반에 공항에 떨어지는 친구 마중하려 3시부터 부랴부랴 출발

인천 공항 가는 길에 접어들자 괜히 맘이 시리게 뜬다

운전대 잡고 앞만 보고 직진하는데도 주변 주황빛 풍광이 다 눈에 들어온다

나이 들어도 비행기 타는 어수선한 맘이 좋아 여행 자체보단 공항가는 길이 설레고 그랬다

누구는 옆 집 드나들 듯 비행기를 무슨 대중교통 이용하듯 쉽게 대하지만

난 누군가를 마중하는 목적지가 "공항'이라는 것만으로도 긴장된다

첫 느낌이 주는 기억의 잔향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

무엇보다 자아를 찾겠다고 소설 속 주인공 흉내내며 유치하고 도발적 삶에 꽂혔던 지난 날의

객기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트렁크 끌고 덤덤하게 사라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멋지고 자유로울 수가...

무심하게 발권하고 나른하게 출국 게이트에서 아무 동요도 없이 줄을 서고 하는 익숙한 몸놀림이 부러웠다

학교 졸업 기념으로 나 자신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처음 한 일은

공항 답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지만 그땐...

솔직히 두려웠더랬다

무모한 감정이 모험을 부추기긴 했지만 막상 출국일이 다가오자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마음은 이리 설레발 저리 설레발 잡히지가 않았다

공항 버스 타고 시간을 달려 주변을 눈에 담고 내가 걸어나갈 동선을 둘러봤다

낯섦이 주는 공포와 기대가 마음을 더 고요하게 했다

결론은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 싱겁게 나홀로 여행은 마무리 됐다

막상 소풍 자체보다 전날 밤이 쿵쿵거리는 것처럼...

돌아갈 곳이 있어 여행을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빤히 친구가 나올 문을 바라본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저 사람은 몸이 반쯤은 바리케이드 안으로 말려있다

마음이 들고 나는 곳...

난 공항이 설렌다

IP : 115.161.xxx.12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ㅉㅉㅉ
    '14.3.23 11:04 AM (122.162.xxx.157)

    글이 참 좋아요.. 전 외국에 살고 있어서 여기서 출발 할때의 기분은 빨리 한국 으로 가고 싶은 맘 밖에 없고 도착 해서는 가족과
    친구들 만날 생각 뿐이고 마치 잡은 물고기가 다시 물 로 내려진 느낌 !! 여기 부턴 우리 집 이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 다시 떠날때는 그냥 섭섭함.. 우리나라가 좋은데... 집 떠나면 고생인데 .. 왜 이 고생을 할까... 라는 생각밖에..
    원글님 처럼 문학적인 생각이 나질 않아요...참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2598 양아치스타일이 짝 만나고 180도 변하는 경우도 있나요? 11 ㅇㅇ 2014/03/23 2,863
362597 카톡, 이건 또 뭔가요? 7 카톡 2014/03/23 3,373
362596 강아지 소변 제거제 추천요 만드는것도요 6 소변훈련 2014/03/23 941
362595 국정원 간첩 증거 조작 스캔들 국제 정보계 연구사례로 격상? light7.. 2014/03/23 476
362594 바이링구얼이 부럽네요. 8 2014/03/23 2,998
362593 공사현장 일요일도 공사가 가능한가요? 1 지끈 2014/03/23 1,385
362592 요즘 애들 대체로 상전으로 키우나요? 32 ㅁㅁ 2014/03/23 9,363
362591 새벽 공항 가는 길 1 갱스브르 2014/03/23 927
362590 요플레 만들어봤는데 실패? 4 ㅁㅁㅇ 2014/03/23 1,718
362589 염색약을 사긴 했는데요 사용법을 몰라요 ㅠ 1 비프 2014/03/23 1,824
362588 종아리때매 좌절되네요 15 ... 2014/03/23 4,712
362587 30대 초중반 남성들이 도대체 또래여성과 결혼안하는 이유가 뭐죠.. 16 왜그러는거야.. 2014/03/23 10,804
362586 가방 세탁 1 ... 2014/03/23 1,204
362585 35세 꼭결혼하고싶어요..(기독교인분들조언바랍니다) 49 ... 2014/03/23 14,647
362584 이시간 어디가면 여행용샴푸,헤어팩 구입할수있나요? 1 이시간 2014/03/23 998
362583 현실적으로 다시 써본 응답하라 1997 성시원의 미래 1 2014/03/23 2,098
362582 인간관계를 피하게 되는 이유 8 관계 2014/03/23 6,872
362581 진짜 뉴스가 가짜 연예계 뉴스에 묻힌게 사실이었군요! 4 경악 2014/03/23 2,424
362580 자외선차단제 맨얼굴에 바르면 자극될까요? 2 피부좋고파 2014/03/23 1,855
362579 제일 먼저 보여 주는 집 24 부동산 2014/03/23 9,085
362578 82님들 혹시 유니세프 탭 프로젝트 아세요? 2 십분만 빌려.. 2014/03/23 902
362577 딸아이 마음의 상처알면서, 나밖에모르는 비겁한엄마 8 2014/03/23 3,340
362576 나보다 나이 적은 남자에겐 제가 돈을 써야되나요? 22 gus 2014/03/23 3,894
362575 집 매입할때 딱 내집이다싶은 느낌? 11 머리아픔 2014/03/23 3,261
362574 뭐하시나요..? 5 이시간 2014/03/23 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