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호르몬 탓인지... 오늘따라 많이 서운하네요

.. 조회수 : 1,440
작성일 : 2014-03-13 01:20:13

참 착한 남편과 살고있는 30대 중반 워킹맘이예요.

남편과의 사이는 아주 좋고, 둘다 좀 무딘 성격인 것도 비슷하고..

사실 큰 문제랄 게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그동안 착한 사람과 자상한 사람을 혼돈하고 있었나봐요.

이제와 깨닫게 된 것이 제 남편은 참 착하지만 자상한 스타일은 절대 아니라는 거..

예를 들면, 제가 구체적으로(성격상 원하는 건 직설적으로 말해요) 어디서 파는 뭐가 먹고싶다~고 하면

한시간 거리든 두시간 거리든 가서 사다주는 사람이예요.

그치만 말 하지 않으면 5분 거리에서 구할 수 있는거라도 절대 먼저 미루어 짐작해서 사다주는 경우가 없죠.

집안일도 마차가지. 1을 해달라고 하면 즉각 1을 해주고, 2를 해달라고 하면 2를 해주지만 절대 먼저 하진 않아요...

말씀드린대로 저도 여자치고 참 무디고, 약간 남자같은 성향이라 그런 거에 전혀 섭섭하다거나 불만 없었는데요...

 

제가 지금 둘째 임신 8개월차예요.

남편 회사 팀원 중에도 저와 개월수가 똑같은 직원이 있는데,

오늘 남편이 카톡으로

 "**가 신종플루 확진받았대. 임신중이라 약도 못먹을텐데 힘들어서 큰일이네"

이렇게 보냈더라구요.

저 이거보고 갑자기 울컥 해서 화장실가서 혼자 울고 나왔네요..

사실 열흘 전쯤 저희 큰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렸었어요.

꼬박 5일 타미플루 먹으며 고생했고, 저는 아픈 애기 보느라 몸보다도 맘고생 좀 했구요.

근데 이때 제 직장사람들 하나같이 "애기도 애기지만 너 임신중인데 옮으면 어떡하니" 라고 걱정해주는 와중에,

남편은 단 한번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더라구요. 그러더니 애기 다 나을 때쯤 본인이 옮아서는 이틀정도 몸살로 고생;;;

그때도 남편 아픈 게 걱정이었지 섭섭하다는 생각조차 안했어요.

그런데.. 오늘 남편이 보낸 카톡 보고나니, 평소 저답지 않게 갑자기 울컥하네요..

그 직원에 대한 남편의 마음을 오해할 상황은 절대 아니고, 내가 너무 유치한가 싶어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몇시간 지난 지금까지도 섭섭함이 가시질 않아요.

임신중이라 호르몬 때문일까요?;; 이런 제 모습도 낯설고.. 그냥 좀 우울해서 주절주절해봐요ㅠㅠ

 

 

IP : 124.56.xxx.17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덜렁이
    '14.3.13 1:36 AM (223.62.xxx.30)

    헐... 남편분 너무 하셨네요.
    호르몬에 관계없이 저건 서운한 일이 맞아요.
    아기 생각히셔서 기분 푸시고 주무세요.

  • 2. 에고...
    '14.3.13 1:59 AM (222.100.xxx.113)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둘째 임신했을때가 더 힘들고 예민하더라구요.. 임산부지만 그냥 성인이라 그리고 큰애가 아프니까 정신없고 그래서 님까지 생각못했을거에요. 그냥 그려려니... 하세요..

  • 3. ㅁㅁ
    '14.3.13 2:06 AM (1.241.xxx.124)

    원글님 저랑 비슷하세요.
    저희애아빠도 지가 아파도 아프다고 안하고
    내가 아파도 아프냐고 안물어요.
    그거 섭섭한거 맞구요
    남편님이 무심하고 나쁘네요.
    그거 약없어요. 백날천날 말해도 안바뀝니다
    날밝으면 미운 남편은 주지말고 애랑만 맛있는거먹고 기분푸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0279 오일풀링시작전 꼭 알아야할 주의점 16 주의점 2014/03/14 17,947
360278 제가 지금 왁스노래듣고있는데요 4 힐링 2014/03/14 772
360277 주관식에 약한 어르신이 도전할만한 한자3급시험 추천부탁드립니다 3 뭐가좋을까요.. 2014/03/14 588
360276 제 친구의 심리는 뭘까요? 6 rr 2014/03/14 1,888
360275 헐~9급공무원 합격만 하면 상위20%에 든대요 7 일자리 2014/03/14 5,799
360274 가수 조권 첫사랑 기상캐스터 됐네요. 6 의느님 만세.. 2014/03/14 4,082
360273 해물파전 만들때 해물들이요 2 해물 2014/03/14 662
360272 그릇장에 전시하는 그릇들 주기적으로 꺼내어 닦아놓나요? 2 그릇장 2014/03/14 1,189
360271 자꾸만 꿈에 나타나는 첫사랑.. 5 매미 2014/03/14 1,808
360270 딸바보 아빠들이 입고 다니는 티셔츠 7 아침 2014/03/14 1,864
360269 고1 학부모총회를 7시에 한다네요 11 2014/03/14 2,992
360268 김연아는 그렇다쳐도 아사다 마오가 의외인게 28 의외 2014/03/14 11,064
360267 초등 상담주간때 보통 무슨 대화하세요? 2 ... 2014/03/14 1,561
360266 르쿠르제 냄비 사이즈 고민 3 무쇠 2014/03/14 3,746
360265 아내랑 엄마가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할것인가? 33 .... 2014/03/14 3,324
360264 ”지방선거는 이 손 안에”…종편 '편파 토크' 극성 1 세우실 2014/03/14 259
360263 맛있는 밥짓기 노하우 3 2014/03/14 2,365
360262 보험하나 가입하면 설계사가 도대체 얼마나 수당을 받길래?? 10 보험 2014/03/14 7,373
360261 왜 크림뒤에 에센스를 바르는거죠 ? 3 삼월이 2014/03/14 3,901
360260 물건 수집을 하고 싶어요 5 도움 2014/03/14 794
360259 전교 회장엄마와 학부모회장은 각각 다른사람 인가요? 4 중학교 2014/03/14 4,355
360258 강남쪽 집 매매 조언 부탁드려요. 9 00 2014/03/14 2,060
360257 경기지사 야권후보 너도나도 '버스공영제'..쟁점 부상 샬랄라 2014/03/14 265
360256 전월세 계산 맞나요? 7 아흑 2014/03/14 1,223
360255 사진속의 의자 어디걸까요? 3 의자 2014/03/14 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