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료민영화?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용어정리 하고 갑시다

참맛 조회수 : 556
작성일 : 2014-03-12 18:22:52
http://todayhumor.com/?humorbest_852330

의료민영화?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용어정리 하고 갑시다
이번 의사 파업 관련해서 베오베 간 게시물들 댓글들을 읽다보니 용어를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리 한 번 해봅니다.

뜻만 통하면 됐지, 용어가 뭐가 중요하냐구요?

중요합니다...용어를 애매하게 사용하면 그 뜻이 상대방에 의해 악의적으로 왜곡되기 딱 좋거든요.

개인 사이의 논쟁이나 설득에서 발생하는건 짜증나고 끝이지만, 정부나 언론이 이를 악용하면 여론이 바뀌어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이번 의사파업 전에 슬로건을 정할때도, 이런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었을 정도입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의료민영화

잘 아시다시피 "의료를 민간에 맡긴다"라는 뜻인데요, 꼬투리 잡히기 딱 좋은 용어입니다.

의료기관 민영화와 의료보험 민영화 두 가지 뜻으로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약 93%가 민간의료기관입니다.

OECD 평균 대비 턱 없이 낮은 수준으로, 정부가 공공의료에 관해 반쯤 손 놓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민영화 되어있다"...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반면에 의료보험은 "당연지정제"라는 제도를 통해 모든 의료기관이 국민의료보험공단과 의무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던간에 국민의료보험에서 일부를 지원해준다는 말입니다.

미국처럼 의료보험이 민영화 된 나라의 경우, 해당 병원과 계약을 맺은 보험에 가입되어있지 않으면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합니다.

즉, A 병원이 B 보험사하고만 계약되어있는데 C 보험에만 가입한 환자가 가면 아무런 지원도 못받고 본인이 치료비를 다 낸다는 소리죠.

자, 그럼 제가 네X버 댓글에 "의료(보험)민영화 반대!!" 라고 댓글을 달았다고 합시다.

대댓글에 "우리나라는 이미 의료(기관)민영화 된 나라인데 뭔 소리?"라고 반박하면, 말장난이지만 논리적으로는 옳은 말이 됩니다.

이런 경우야 넌씨눈 종자이니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언론이나 정부가 이걸 이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몇 달 전, 의료민영화가 한창 화두가 됐던 시기에 "의료민영화 괴담"이라는 말을 정치권과 언론에서 떠들어댔었죠?

"의료(기관)민영화 된다고 미국처럼 의료비가 비싸진다는건 괴담일 뿐"이라는게 그들 논조의 일부였습니다.

참 더럽죠?



의료영리화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소유주는 개인과 의료법인으로 나뉘어집니다.

의사가 아니면 개인명의 의료기관(대부분 의원급)을 개설할 수 없으며, 의료법인을 만들어야 의사가 아닌 사람이 병원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의사 명의만 빌려서 만든 개인명의 의료기관을 속칭 "사무장 병원"이라 하며, 현행법상 엄연한 불법입니다.)

이 때, 모든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 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병원 진료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병원에 재투자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모 재단 산하 의료법인 명의의 병원에서 발생한 순수익을 같은 재단 산하 의료장비회사의 개발비로 사용하면 불법이 된다는 겁니다.

반면에 개인소유 의료기관은 제한된 영리추구가 가능합니다.

환자 유인 같은 의료법 상의 불법행위만 금지될 뿐, 진료수익을 원장이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이죠.

따라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영리추구가 가능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용어 가지고 장난칠 사이즈가 딱 나오죠?

그런데 좀 더 복잡한게 하나 더 남아있습니다.

이번에 이슈가 된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허용 문제인데요.

이건 엄밀히 말하면 의료(법인)영리화가 아닙니다.

다만 제도의 취약점을 이용해 돈을 법인 외부로 빼돌릴 수 있는 허점을 제공하게 되므로, 의료영리화나 다름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모 법인 명의의 병원이 자회사인 의료장비회사의 제품을 통상보다 훨씬 비싸게 사고, 그 차액을 의료장비회사가 외부로 빼돌리는 방식이죠.

만약 의협이 공식입장을 "의료영리화 반대"라고 내걸었다면, 정부가 "의료영리화 안할건데? 니네 명분없는 불법파업ㅋ"라고 하면 끝나는겁니다;;;



원격의료

언론에서 이거 가지고 장난치는건 아직까지 못봤지만, 댓글에서 장난치는 놈들이 가끔 보여서 짧게 정리해봅니다.

이 용어 역시 (의료인 사이의)원격정보공유(환자 검사결과나 영상물 등)와 (의사와 환자간의)원격진료의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원격정보공유는 당연히 합법이고(물론 치료목적으로만), 지금도 일부 시행되고 있습니다.

생뚱맞게 응급의료기관 사이의 원격의료(정보공유)가 가능해진다는 기사가 악플로 도배가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원격의료보단 원격진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게 좀 더 정확한 의미전달이 가능하겠죠?





세 줄 요약:
1. 의료기관 민영화와 의료보험 민영화를 잘 구분해서 쓰자.
2. 의료영리화는 악용하기 좋은 용어이므로 의료법인 영리화라고 쓰자. 단,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가와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에 주의하자.
3. 원격의료보다 원격진료라는 용어를 사용하자.

IP : 121.182.xxx.15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3.12 8:46 PM (112.155.xxx.72)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9216 나이와 몸무게 4 어쩐담 2014/03/12 1,534
359215 어제 총회에서 생기부에 관해 열변을 토하시던데 7 .. 2014/03/12 2,490
359214 초등3학년 최상위수학- 이거 어디까지 시킬까요? 4 dnj 2014/03/12 4,173
359213 비행기에서 고양이가 탈출했는데 144 고양이 2014/03/12 20,381
359212 하~~일본에 있으니 피부가 좋아져요. 18 비밀 2014/03/12 5,213
359211 <급질>스마트폰에 대한 무식한 질문들... 14 ... 2014/03/12 1,938
359210 영어공부는 읽기로! 18 ^^ 2014/03/12 3,701
359209 스파클링냉장고 써보신분 계신가요? 5 탄산수 2014/03/12 1,533
359208 건강하게 살찌는 식사 습관 4 스윗길 2014/03/12 3,742
359207 박홍신부정말 끔직한 혀 3 돼지꿀꿀 2014/03/12 1,713
359206 시어머니 마음? 20 밥솥 2014/03/12 3,368
359205 아이기관보내는 문제 조언좀 주세요. 7 고민중 2014/03/12 1,095
359204 교포머리 어때요? 62 2014/03/12 18,720
359203 이런 증상 2 2014/03/12 626
359202 여러분들은 여자들도 흉악범죄 저지르면 사형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 21 여자사형 2014/03/12 2,317
359201 급)10살 아이 어른용 타이레놀 먹여도 될까요? 2 해열제 2014/03/12 7,593
359200 초등학생 반찬 정보 많은 좋은 요리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 2014/03/12 1,388
359199 데일리 백으로 어떤지 봐 주세요 3 직장인 2014/03/12 1,207
359198 친정어머니와 살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14 녈구름 2014/03/12 4,554
359197 다가구 매매 어떤가요? 아파트 살돈이면 다가구사서 임대수익 6 고민 2014/03/12 3,047
359196 유기농계란이 곧 non-GMO계란은 아닌 거죠?? 5 계란 2014/03/12 3,798
359195 신의 선물 3편 안봣는데 이보영이랑 조승우랑 어떻게 살아낫나요?.. 2 이기대 2014/03/12 2,138
359194 매직크린 써보신 분?? 1 00 2014/03/12 4,293
359193 꾹 참다 죽고싶어지는데 8 엄마 2014/03/12 1,818
359192 함익병 예전에 최유라 요리프로 나와서 한 말! 8 못잊어 2014/03/12 6,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