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가 좀 없지 않나요?
사회 생활하면서 그런 여자분들을 몇 명 봤는데
대체적으로 눈치가 없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들을 만나다 보니까 좀 선입견이 생기네요.
공통점이 오빠 둘(혹은 셋)에 자기가 막내이고요 나중엔 집안이 좀 기울고 부모도 돌아가시고 했어도
어렸을 땐 막내둥이로 좀 오냐오냐 자랐던 것도 같고. (본인들 말로는)
회사 동료 중 한 명이 참 얄밉게 구는데 생각나는 에피소드만 얘기하자면
제가 해외 여행 갔다와서 선물로 기념품을 돌린 적이 있는데(안 비쌈.실용적)
큰소리로 비웃으며" 00는 00 것이 최고예요" 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건 아니라는 거죠)
저도 과거에 지인들한테 같은 걸 선물받은 경험이 있어서 신중히 고른 건데,
동료들은 뭐지? 하며 쳐다보고 전 순발력이 없어서 헉 놀래서 "...그냥 쓰세요~"하고 웃으며 넘겼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막 분한 거예요. 차라리 "그럼 이리 주세요" 확 뺏을 걸...아후..바보.
그분은 해외 여행은커녕 육아에 정신없는 시기이고 패션이나 유행에도 전혀 관심없는 분인데 (90년대 패션)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설사 좋은 정보라고 해도 남이 선물줄 때 그러는 건 예의가 아니죠.
큰소리로 얘기 시작해서 주목받는 거 좋아하거든요. 목소리도 걸걸.
회사 회의 중에 커피 타임 갖는데, 누군가 실내가 좀 춥지 않냐고 하니까
"치매 걸린 사람들은 엄청 추위를 느낀대요. ㅎㅎㅎ 그러니까 춥지도 않은데 혼자 막 춥다고 그러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니깐요. 어라? 김 부장님은 내일부터 달랑 티셔츠 한 장 걸치고 나오시는 거 아녀요?
하하하하"
육십 다 된 사람한테 농담 까고, 그 자리에서 다들 웃는 척했지마 웃을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예요.
제 아버지도 치매 초기에서 중기로 접어드셔서 말못할 괴로움과 두려움으로 지내고 있는데
요즘 한 다리 건너 치매 초기이신 분들 많거든요.
본인은 부모도 시부모도 다 돌아가셔서 저런가 싶기도 했는데
참으로 속없다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80년대 아저씨 개그를 잘 쳐서 아저씨들 비율이 많은 울회사에서
아저씨들이 껄껄 웃어주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 회사에서 알던 언니도 오빠 둘 밑에 막내로 귀염받고 자랐다고 하는데
(현재는 집안이 기울고 부모도 돌아가심)
평소에는 대놓고 막말 하다가 조금 어려운 일 생겼다 싶으면
엄청 애교 떨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동정 사는 거 참 잘했어요.
자기한테 당장 큰 불편이 없다 싶으면 문자도 씹는 스타일이었어요.
제일 자주 하는 말이 " 나 이런 거 못해~" " 내가 이런 거 안해 봐서~" 였어요.
여자 지인들은 진짜 얄밉고 이기적이라고 많이 떨어져 나갔는데
이런 분들 공통점이 확실한 줄은 한 두개 꼭 잡고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연애를 참 잘해요.
어렸을 적부터 같이 자란 탓에 남자들 생리를 잘 파악하는 거 같았어요.
제가 이런 분들 보면 잘 안 맞는다 싶은 게
아마 제가 여자형제밖에 없고 여대 출신이라 더 그럴지도 몰라요.
여자들끼리 자주 어울리면 눈치가 발달하고 어느 부분에서 꽤 섬세해지거든요.
눈치가 없는 애들도 눈치가 있는 언니 동생 보고 배우거나 하면서
철이 좀 일찍 드는 편인 거 같아요.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요.
그러고 보니 대학 동창 중에도
오빠만 있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그렇게 거슬리는 행동들은 하지 않았어요.
대화도 참 잘 통했구요.
연애를 자연스럽게 참 잘한다는 공통점은 있었죠.
회사 동료 그 분은 평소에 스스로 굉장히 스마트하다고 생각해서
몇 년 지난 개그를 치면서 "야~역시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젤 젊네." 막 이래요.
회사 특성상 아주 젊은 애들이 없어서 목소리 큰 사람이 우겨대면 대세죠.
제가 보기엔 진짜 개그 감각이 "구한말 시대"인데 본인이 몰라요.
가끔 "저기요..그거 아니거든요" 하고 대립할 때도 있었지만 목소리 크고 기가 센 사람한테 못 당함.
미안하지만 전 늘 속으로 "당신은 학교 다닐 때 여자들 사이에서는 진짜 왕따였겠다..." 생각하죠.
남자형제랑 자란 여자랑, 여자형제랑 자란 여자랑 많이 다를까요?
물론 회사 동료는 유머코드부터 시작해서 패션, 취향, 등등 정서적으로 나랑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개인차인 듯도 싶지만, 오빠들 밑에서만 자란 막내들은 어떤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제가 느끼기엔 눈치가 없고 배려가 부족하고 착각이 심하고 남자들하고는 코드가 잘 통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