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정말 심보 못돼고, 이기적인 사람인데요. 변하려고 노력중인데

하나 조회수 : 2,998
작성일 : 2014-02-21 13:12:14

 어려서부터 맏이라서 득을 많이 보고 자랐어요.

장녀로 태어났는데 그래서 친가에서 많이 미움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외가에서도 첫아이인데 장녀라서 차별 받으니, 부모님이랑 외조부님이랑 외가쪽 친척들은 딸이 귀해서 정말 예쁨 많이 받고 자랐는데 그 예쁨을 제가 타고난 본성이 못된건지 심보도 고약하고 이기적이게? 영악하게 받아들였어요.

 

아무튼 그래도 겉으로 보기엔 어른들한테 잘하고 친절한척 착한척 했지만 척일뿐이였고요.

실상은 내가 남보다 더 잘되야하고 남이 더 잘하면 그거 못봐서 질투하고 발동동 구르고 그랬죠.

 

그래도 밖에서 티는 덜냈어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 이웃집 어른들은 제가 예의바르고 수더분한 그런애로 아셨고요. 반대로 아무리 티를 안내려고 해도 티는 나잖아요? 그래서 대인관계가 수월한 편도 아니였고 종종 윗어른들과 마찰도 있었고요. 평가는 극과 극이였어요. 참 좋은 친구 vs. 완전 싸가지.

 

아무튼 그 욕심때문에 남들 놀때 공부하고 남들 잘때 공부해서 좋은 결과를 냈었지만

성인이 된 뒤부터는 제가 정말 잘못 살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친가의 사람들 모습에서 제 모습이 오버랩 되는걸 느끼면서 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충격이였고요.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면 밤에 잠도 못 자고 공부를 하면서, 그 친구가 모르는거 물어봐도 입 싹 닫았던 나.

친구가 나보다 시험을 잘보거나 좋은 수행평가를 받으면 뒷담화를 했던 나.

나도 잘난거 하나 없는 공부만 좀 하는 찌질이 주제에 은근히 사람 가르던 나.

거기다가 제일 충격 받은건

남이 잘되는거에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에요.

 

 

그걸 깨닫고 엄청 노력했어요.

사람을 존중해주자. 질투하지 말고 순수히 그 노력과 결과를 축하해주자. 남을 까내리며 나를 올리려하지 말고 내 스스로를 업시키자. 차라리 손해를 보는게 마음이 편하다. 너무 내 욕심만 챙기고 사람을 대하지 말자 등등

늘 일기를 쓰면서 반성하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삼년정도 되었는데

문득 문득 질투라는 감정이 튀어 나와요. 정말 못난 모습이죠.

그럴때마다 부끄럽고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정말 나는 원래 이렇게 인간 쓰레기인가 싶어서 좌절하게 되요.

아직 삼년뿐이 안되었으니까 그런거겠죠?

27년을 그런 모습으로 이기적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 27년을 더 노력하면

저 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알고 남의 좋은 일에 순수하게 기뻐하고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겠죠?

 

오늘따라 나는 왜 이런 사람인가 싶어서 많이 힘드네요.

 

 

 

 

 

 

 

 

 

 

 

 

 

 

 

 

 

 

IP : 218.101.xxx.19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2.21 1:14 PM (110.70.xxx.140)

    27년을 살고 그런 결심을 한 자체가 대견하네요
    전 40년을 살고도 아직인데...
    화이팅입니다

  • 2. ...
    '14.2.21 1:19 PM (1.241.xxx.158)

    정말 못된 사람은 본인이 못됐는지도 몰라요. 너무 착해지려고 하지 마세요. 제가 아는 사람들중 남의 기쁜일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았어요. 열명에 한두명?? 그것도 넘 많은 수.
    그런데 그런 사람들속에서 본인만 너무 착해져서 뭐하시게요.
    제가 님처럼 그나이부터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착해져서인지 나이 먹어서 참 사람들속에서 휘둘리며 살았어요. 남들도 다 나처럼 노력하고 사는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왜 굳이 그렇게 착해지려고 하고 본인혐오를 하시나요.
    그러지 마세요.
    님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에요. 글만 읽어도.
    그래도 사랑 많이 받은 사람이라 너무 티없이 세상을 보시는것 같아요.

  • 3. 저는
    '14.2.21 1:21 PM (121.160.xxx.196)

    저는 50이 다 되어도 마음속은 항상 폭풍입니다.

    질투를 넘어서는 가장 좋은 것은 '내 것이 최고로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이래요.
    이것은 소유보다는 존재에 가치를 둘 때 가능하대요.

    우리 화이팅!!

  • 4. @@
    '14.2.21 1:27 PM (122.35.xxx.135)

    원글이는 그래도 자기를 돌아볼줄 아니까 다행이네요.
    원글이 같이 행동하면서도 스스로 착한줄 알고있는 애들이 바로~~채린이같이 완전체녀 되는거죠.
    나는 옳고 바른데, 남들이 내말을 따라야 맞는건데~~나를 비난한다, 억울하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이럼서 울부짖는 여자 말이죠.

  • 5. 122
    '14.2.21 2:43 PM (211.181.xxx.31)

    님 저랑 비슷한 점이 많네요
    그래도 성격중에 좋은 점, 따뜻한 면도 많을 거에요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발전해 나가요 우리
    화이팅!!

  • 6. ,,,
    '14.2.21 4:35 PM (203.229.xxx.62)

    원글님 충분히 잘하고 계셔요.
    인간은 70%는 본질이 같아요.
    나머지 30%는 환경, 교육, 부모, 경제력에서 차이 나는거예요.
    너무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주위에서 호구로 알고 상대 하니 좀
    이기적으로 거절도 하고 내 마음도 표현하고 살아야겠다 생각해요.
    마음 닫는대로 스트레쓰 받지 말고 적당한 예의와 배려 지키며 살아 가세요.

  • 7. ....
    '14.2.21 8:48 PM (218.101.xxx.194)

    리플들 감사합니다. 많은 힘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 8. @@
    '14.2.21 10:14 PM (122.35.xxx.135)

    아무리 겉으로 안드러낸다~친절한척 한다~~그래도 상대방이 나를 적으로 대하나, 친구로 대하나?
    이거 아무리 못나고 맹한 사람이라도 모를수가 없거든요. 티가 안날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원글이가 누구나 알아주는 유명인사쯤 되는것도 아니고, 별거 없는 여자가 이유없이 거만하게 구니까
    대인관계에 트러블이 많겠죠. 그러니 원글이도 변하지 않음 안되겠다 싶어 변한거지~~안변함 왕따되겠다 싶으니까
    아무 사건없이 이유없이 자기 못된 심뽀를 반성한건 아닐껄요?

  • 9. 루린
    '14.2.21 11:15 PM (112.152.xxx.50)

    예전에 읽었던 책 글귀에 그런말이 있었어요...다른사람의 성공이 질투나는것은 예를 들어 하늘에 성공이라는 공이 하나라고 생각해서 그런거라고..

    하지만 사실...하늘에는 자신만의 공이 여러개 떠있고..그걸 그사람은 자기것을 잡았으니..이제 나는 내것을 잡으면 된다구요...

    그래서..그이후로는 부러운것은 있지만..시기질투는 안하게 되더군요..도움되는 말이 되었길 바래요..

    우리는 인간이니까..순간순간 스스로를 닦아가며 살아야하는것 같아요..불완전체이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9839 하얼빈 여행 어떨까요? 6 6월초 2014/03/13 1,587
359838 정말 설리만큼 예쁜 20대는 없는거같아요 41 .. 2014/03/13 8,132
359837 정도전 보시는분? 5 오홋 2014/03/13 664
359836 서울대병원에서 아이교정 시키신분 1 .... 2014/03/13 547
359835 쥬서기 추천좀해주세요 1 나무꽃 2014/03/13 776
359834 초 3 회장엄마인데 9 a 2014/03/13 1,736
359833 '노무현 명예훼손' 조현오 前청장 징역8월 확정(1보) 5 조혀노 2014/03/13 928
359832 초4 수학문제 하나만 알려주세요 2 샐숙 2014/03/13 635
359831 스마트폰을 장만했는데..어떻게 만지작거려야 진진한 재미를 볼.. 8 .... 2014/03/13 1,091
359830 치과가기 무서워요 어흑 2014/03/13 797
359829 강아지 췌장염 진단 받았는데 2 다시 2014/03/13 5,189
359828 한달 수강료... 15,000원 비싼가요? 19 .. 2014/03/13 3,727
359827 미수다 따루.. 김치녀? 한국 여성, 맘대로 못 살아.. 1 정관용 라이.. 2014/03/13 1,990
359826 말줄이는방법 있을까요? 7 .. 2014/03/13 1,680
359825 새누리 3인 윤상현-김진태-서상기'국정원이 당한거 같다' 5 한심한새무리.. 2014/03/13 611
359824 방송에서 청혈주스만들때 사용한 믹서기는 어디껀가요? 6 궁금이 2014/03/13 5,283
359823 수시와 정시에 대해서 2 ///// 2014/03/13 1,464
359822 안녕하세요, 82쿡 종종 이용하는 의과대학생입니다. 13 의과대학생 2014/03/13 3,368
359821 인현왕후의 남자 2회 출현 개그맨 3 궁금답답 2014/03/13 1,022
359820 송파구에 잘 보는 대장항문외과 없을까요? 9 대장항문외과.. 2014/03/13 2,662
359819 초등학교 앞 전도? 5 글쎄? 2014/03/13 908
359818 고등학생 맘분들께 여쭤봅니다. 5 aaaaa 2014/03/13 1,531
359817 5학년 남아 종합학원 vs 영어전문 공부방 4 아들하나끝 2014/03/13 1,355
359816 성시경은 우째 저리 영어를 87 성령 2014/03/13 32,601
359815 부녀가 돌아가며 악용해 먹는 그린벨트~ 손전등 2014/03/13 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