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는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30년 쭉 살다가 결혼하고 경기도로 정착했죠.
별다른 이유는 없고 집값 때문에요. 신혼집이 너무 쌌거든요.
그렇게 아이 키우며 몇년 살다보니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서울이 그리워서요.
제가 살던 곳은 그 지역에서는 최고인 동네였지만 (분당 일산 그런데 아니구요) 동네도 너무 좁아서 한다리 건너면 다 알꺼 같은 좁은 곳이었고, 또 동네 나가도 갈데가 없었어요.
문열고 나가면 시내에 백화점에 놀이동산에 극장에 다 갖춘 곳에서 살다가 정말 우울하더라구요.
공기는 좋고 참 길도 넓직넓직한게.. 근데 그게 더 우울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졸라서 다시 서울로 이사를 왔는데 첨엔 좋았어요.
정말 집이 30평 새아파트에서 10년된 실평 18평 빌라로 이사왔지만, 그래도 문 열고 나가면 모든게 있고..
첨에 이사와서 몇년만에 강남 시내를 구경하는데 눈이 휘둥그레질 지경이었으니까요. (처녀때 직장이 강남역이었어요)
그런데.. 얼마 안가서 마음은 또다시 우울해지네요.
빈부의 격차가 실감이 나구요. 전에 살던 경기도에서는 그래도 그 지역에서는 좋은 동네에서 보통 평수 새아파트에 살면서 큰 걱정 없이 살았는데 (대출이 있긴 했지요 ㅋㅋ)
서울에 오니.. 동네도 주택가인데.. 좀 깨끗한 동네로 이사가고 싶네 하고 봤더니 갈데가 없어요. 돈 일억 얼마가 정말 우습더라구요. 빌라밖에 갈데가 없어요 (회사 때문에 더 안쪽으로는 못들어갈 형편..) 사방으로 다 아파트 단지촌이라서 이동네 말고는 갈데도 없고.. 아파트는.. 제나이 50살 이전에 살 수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정말 하층민 된거죠. 원래 하층민이었는데 몰랐던건지..
그래서 만기 되면 다시 경기도로 가야되나 고민하고 있어요.
이사가면 또 우울하긴 하겠지만. 이제는 이게 내 형편인데 참아야지 생각들꺼 같아요.
서울살이 너무 팍팍하네요.
저와 같은 생각 하시는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