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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으로 세계와 교감한다

스윗길 조회수 : 571
작성일 : 2014-02-14 10:46:53

한식으로 세계와 교감한다

 

전통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서란

외국인에게 한식이 낯선 음식이 아닌 지 오래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직접 담근 김치를 소개하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또 한국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등

한식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렇듯 세계 속에서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국민이 한식의 우수성을 깨닫고 널리 알려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요리에 푹 빠진 스튜어디스

소녀에게 집은 다양한 문화와 예절을 배우는 학교였다. 어린 시절,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던 아버지로부터 그 나라의 문화 특히 식문화를 전해들을 때마다, 소녀의 마음은 ‘우리나라 밖은 어떤 세상일까’라는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설레었다. 그리고 소녀는 세계를 보기 위해 승무원이 됐고 많은 서양 음식을 접하고 배웠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식에 대한 갈증이 커져만 갔다. 결국 그는 한식 전도사가 됐다.

 

그는 누구보다 한식의 우수성을 앞장서 알리고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한식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전통 요리연구가이며 푸드스타일리스트인 박서란 씨의 이야기다.

 

박서란 씨를 1월 중순 그가 운영하고 있는 요리연구소 ‘푸드오페라’에서 만났다. 이날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방송 프로그램을 마치고 온 그는 의상부터 메이크업까지 완벽했다.

세련되면서도 기품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모습 그리고 자연스러운 미소가 눈길을 끌었다.

 

“어린 시절, 외국계 회사 지사장이었던 아버지 덕에 외국인 손님이 집엘 자주 찾아왔어요. 덕분에 접대가 많았죠. 그리고 어머니는 종갓집 종부에요. 1년에 12번이 넘는 제사를 항상 모셨어요. 어릴 적부터 동서양 문화를 함께 받아들이는 환경이 갖춰졌던 셈이죠.”

 

젊은 시절 스튜어디스로 근무했던 박서란 씨는 세계 각국을 다니며 현지의 전문가들로부터 요리를 배웠다. 르 코르동 블루의 프랑스 요리, 싱가포르 선라이즈 아카데미의 동남아 요리를 비롯해 이탈리아, 홍콩, 일본 요리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서양 음식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한계를 느꼈다.

 

“음식은 정이고 추억이잖아요. 사람들이 아플 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그건 음식 자체보다는 그것에서 묻어나는 따뜻한 기억에서 치유 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죠. 다른 나라 음식은 조리법을 배우고 연습을 한다 해도 흉내에 그칠 뿐, 깊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그 문화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는데···. 서양 음식에는 내가 힐링되는 것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내 것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러한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하게 된 사건이 있으니, 몇 년 전 유명한 외국인 요리사들과 함께 작업을 했을 때였다. 그들의 오미자차와 자신의 오미자차의 색이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재료 선정부터 다루는 법까지 달랐어요. 우리 차는 뜨거운 물을 갑자기 확 부어버리면 놀란다고나 할까요. 외국인 요리사가 만든 오미자차는 물을 확 부어서 붉지만 예쁘지 않은 색이었어요. 그들은 단순히 배웠지, 어려서부터 먹고 자라지 않았으니까요.” 요리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문화와 정신은 직접 경험하고 느껴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박서란 씨는 한식에 대해 “알면 알수록 보물을 찾듯이 기쁘다”고 말했다.

 

“물론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식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그렇게 풍부한 식재료와 철마다 새로운 식재료가 많은 나라도 없어요.”

 

그는 궁중요리와 반가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10년 넘게 그쪽분야에서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연고하고 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시골 장터에 가면 아주 귀한 식재료를 많이 만날 수 있단다.

 

“예전에 가난할 때 먹던 음식들이 지금 와서 자연 건강식이 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그 외에도 저장 방법, 조리법 등이 굉장히 과학적인 게 많아요. 예를 들면, 궁중요리나 반가음식에는 돼지고기를 많이 안 써요. 그 이유는 탈이 나기 쉽거든요. 또한 돼지고기는 지방이 많잖아요. 그래서 한 번 찌고 기름을 쫙 빼고 고추장 양념을 살짝 해서 굽는다든가 하는 과학적이고 건강한 조리법들을 썼어요.”

 

또한 그의 말에 따르면 나물은 재료를 날로 무쳐서 먹는 생채와 데치거나 삶은 다음 무치거나 볶는 숙채로 나뉜다. 여름에는 차갑게 먹기에 생채를 먹고, 겨울에는 추우니까 말린 나물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박서란 씨는 이러한 한식의 우수성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분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류가 한식의 전파에 있어서 효자예요”라고 말할 정도다.

 

“한류 열풍 때문에 어디를 가든 한국 음식에 외국인들이 난리예요. 그 만큼 관심이 많다는 거죠. 저의 언니와 동생이 뉴욕 32번가에 살고 있는데, 그곳 한국 식당 앞에서 외국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많이 봐요.”

 

 

한식 전도사로서 맹활약중

 

“기회가 될 때마다 자부심을 갖고 한식의 가치를 알리고 있어요.”

 

박서란 씨는 한식 전도사로서 맹활약 중이다. 그는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스카우트> 채널A <먹거리 X파일> 국악방송 <한류만세> 등을 통해 한식을 소개하고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오고 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맵고 짜고 조미료 맛이 강한 음식은 한식이라고 할 수 없다는 그는 <먹거리 X파일>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단으로 활동하며 ‘착한 먹을거리’를 찾아가고 있다. 찾아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착한 사람이 착한 식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식재료 선정부터 위생 관리까지 엄마가 자녀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 착한 식당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리하는 사람은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서란 씨는 <매일 먹는 건강한 한식 밥상>이라는 책과 요리잡지 등을 통해서도 건강 밥상, 계절마다 절기마다 즐길 수 있는 음식 등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지난 학기 한 대학교의 호텔조리학과 수업을 도맡았던 그는 서양식만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한국말은 못하면서 영어를 아무리 잘해 봤자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 사람은 한국말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서양 말도 잘 하는 거다”라며 먼저 한식에 대한 가치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지원 규수반에서 강의를 할 때는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가정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은 주부다. 주부가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가정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라며 “한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가족 건강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늘 말한다.

 

교육을 통해 수강생들이 “내가 잘 해야겠구나”“한식이 정말 좋은 거구나”“한식이 건강한 음식이구나”등 한식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거나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인지할 때가 가장 보람된다고 말하는 그다.

 

마지막으로 그는 “요즘은 공부만 잘 해서는 안 돼요. 무엇보다 인성 교육이 먼저예요. 기본적인 것은 식탁에서 이뤄져요. 배려와 교제의 장인 식탁에서 화목과 정을 배우기 때문에 밥상머리교육이 잘 이뤄지면 사회생활도 잘 해낼 수 있어요. 저도 식탁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식탁은 단순히 밥만 먹는 장소가 아니라, 함께 많은 것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2월호

 

IP : 203.226.xxx.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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