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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도 김우빈 좋아하시는군요 흐흐흐...

므흣 조회수 : 1,790
작성일 : 2014-01-09 21:49:19

주진우 기자의 죽이는 인터뷰인데요. 나꼼수 듣듯이 술술 읽히네요.

김우빈 팬으로서, 중간에 김우빈이 요즘 잘 생긴 것 같다는 박시장의 인터뷰가 눈에 확 뜨이네요^^

젊은 연인들이 연애, 데이트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박시장의 주장도 묘하게 설득력 있고, 연말에 보도블록 공사하는 구를 보고받는다는 것도 마음에 쏙 듭니다. 채무 3조 줄인 것도 칭찬 드리고 싶고...칭찬할 게 많은 서울시장이 나타나다니, 뽑은 서울시민으로서 마냥 뿌듯하네요~

 

박원순 서울시장 시사인 인터뷰-“내 귀, 잘생기지 않았나요?”

이번 호부터 주진우 기자가 진행하는 ‘주 기자의 죽이는 인터뷰’가 찾아갑니다. ‘주 기자의 인터뷰’는 자유분방합니다. 하지만 핵심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주 기자의 인터뷰’는 부정기적입니다. 하지만 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웃겨서 죽고, 눈물 나서 죽고, 기가 차서 죽고, 신이 나서 죽는, 그런 인터뷰를 지향합니다.

2014년 새누리당의 포커스는 오직 한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 “박원순 타도!”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볼품없는 서울시장”이라고 깎아내렸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서울을 수복하자”라고 말했다. 보수 언론도 박 시장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31일 종로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 보도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라졌다. 대신 MBC는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신년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웃었다. 그는 “서울시장은 일이 너무 많아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누가 와도 저처럼 열심히 즐겁게 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과의 인터뷰는 12월31일과 1월3일에 걸쳐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막막하고 정 할 게 없는 청춘들은 내게 오시라. 시골에 땅도 몇 마지기 있다. 내 손을 잡으시라”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막막하고 정 할 게 없는 청춘들은 내게 오시라. 시골에 땅도 몇 마지기 있다. 내 손을 잡으시라”라고 말했다.
2013년은 어떻게 보냈나?
그냥 열심히 했다. 왜 그렇게 바쁜지는 모르겠지만 쉴 새 없이 일했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소진해야 다음 해 예산을 쉽게 확보하기 때문에 보도블록 공사는 크리스마스캐럴과 같은 통과의례였다. 한 8급 공무원에게 “대통령이 열다섯 번 바뀌어도 보도블록 공사는 계속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최소한 서울에서는 연말 보도블록 공사가 사라졌더라.
서울 시내에 보도블록 공사를 하는 곳이 몇 곳인지 매주 보고를 받는다. 공사를 함부로 못하게 10계명을 만들었다. 그중 세 번째가 ‘11월 이후에는 긴급하거나 특별한 사고가 아니면 공사를 못한다’는 거다. 물론 예산 낭비를 막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 보도블록 공사 중인 곳은 딱 3곳이다.

시장 재임 기간 잘한 것이 있다면?
아쉬운 것이 더 많다. 잘한 것도 너무 많아서…(웃음). 우선 채무가 줄었다. 시장 취임할 때 서울시 채무가 20조원이더라. 그중 3조원밖에 줄이지 못했으니 이건 잘한 게 아니라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지하철 9호선 계약을 재구조화하면서 최고 3조2000억원을 절감했다. 그전부터 이런 점을 알았어야 했는데 9호선 요금을 올리려고 할 때야 비로소 알았다. 세심하지 못했고 시정을 제대로 못 살핀 거다. 또 시민들이 늦게 퇴근할 때 승차 거부가 많아서 택시를 잘 못 잡는다. 심야버스 도입도 진작 했어야 했는데 그 또한 내가 면밀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다. 아쉽고 잘못한 것투성이다.

잘못인지 자랑인지 잘 모르겠다.
750일 동안 1인 시위를 한 재개발 철거민이 계셨다. 서대문 현장 시장실에 그분이 오셨더라. 뭘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전권을 위임해주시면 중간에서 조합과 협상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분이 최근에 보상금을 받아서 새로운 식당을 열었다. 개업하는 날 가서 격려를 해드렸다. 어찌 보면 잘한 일 같지만 750일이나 1인 시위를 하게끔 했다면 시장으로서 책임이 있는 거다.

시민운동가에서 시장으로 신분이 바뀌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
아무래도 ‘언론의 자유’를 잃어버린 거다. 시민운동가 시절에는 저도 ‘말 펀치’가 좀 있었다. 여기저기서 할 말은 하고 살았다. 그런데 시장이 되고 나니까 도처에 시비 거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 나도 ‘말 펀치’를 날리고 싶은데 그렇게 못한다. 그게 제일 힘들다.

시장 일이 힘들거나 지겹진 않은가.
때로는 그렇기도 하지만(웃음) 그래도 보람이 더 크다.

쥐어박고 싶은 사람도 있었나.
말할 수는 없지만 때리고 싶은 사람도 많았다(웃음).

강용석 변호사(전 한나라당 의원)도 때리고 싶었나.
(2012년 2월 총선을 앞두고 강용석 의원이 현상금까지 내걸며 ‘박 시장 아들이 다른 사람의 자기공명영상(MRI) 필름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폭로는 근거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박 시장이 용서하면서 마무리됐다.)
때릴 사람이 따로 있지. 그런 사람 때려갖고 덕 볼 일이 뭐 있나.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관악구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쓰레기 청소를 하고 있다.
시장 집무실에 책과 서류가 가득 쌓여 있다. 이렇게 서류가 많은 사무실은 처음 본다.
2년 동안 서울 시정을 많이 파악했기 때문에 처리해야 하는 이슈·사업·정책을 주제별로 정리해놓는다. 그러다 보니 파일이 계속 늘어난다. 시간만 있으면 파일을 만드는 게 일이다. 헤아려보지는 않았는데 시장 취임 후로 만든 파일이 1000개가 넘는다. 주말에 몰래 들어가서 밀린 서류를  정리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하루에 수십 개도 만든다.

혼자 사무실에 나와서 일하면 희열을 느끼나.
그렇다. 그건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뭐든지 몰두하면 그렇게 된다.

휴가를 안 가는 것 같다. 휴가가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은가(지난해 박 시장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는데 골목 시찰 중이었다. 그런데 그때가 휴가라고 했다).
휴가 간다. 실제로 휴가 때 그런 적이 있었다. 은평 뉴타운에 대형 평수 아파트가 4년 동안 팔리지 않아서 현장에 시장실을 꾸렸다. 며칠 동안 여러 방법을 강구하니 대강 답이 나오더라. 한번은 금요일 밤 10시30분쯤 자동차를 타고 경남 진주 중산리까지 갔다. 거기서 바로 지리산에 올랐다. 새벽에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서울로 온 적도 있다. 휴가도 아주 과격하게 보내는 편이다.

공무원들에게 일 많이 시키고 괴롭히기로 유명하다.
일만 시키면 그분들이 견뎌내겠나. 연말에 큰절 올렸다. 2013년에는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고(웃음). 2014년부터 다시 괴롭히고 있다.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 가끔 직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국정감사 받고 나면 위로도 하고 같이 노래방도 간다. 서울시 공무원은 일만 하고 노래는 못할 줄 알았는데 노래 정말 잘하더라.

노래방에서는 어떤 노래를 부르는가.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리웁구나∼”(기자가 못 들어주겠다고 제지했지만 박 시장은 말리지 말라며 노래를 계속 불렀다. 특히 음정이 불안했다. 아예 안 맞았다. 박 시장은 음정이 어떻게 틀렸냐고 따졌다.)

노래는 별로인 것 같다. 부인과 데이트할 때도 이 노래를 불렀나.
가끔 불렀다. 경주에 가면 호수가 있는데 밤늦은 시간에 벤치에 앉아 이 노래를 부르면 분위기가 있다.

이성을 유혹할 만한 필살기가 있다면 하나 알려달라.
용기다. 내가 <한겨레> 논설위원을 하기도 했는데, 연애편지 쓰느라고 글 실력이 늘었다. 문제는 쓰기만 하고 전달을 잘 못했다. 여러분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에 북악 스카이웨이를 지나다 보니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박 시장의 중점 사업 중 하나가 데이트 코스를 잘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뽀뽀하기 좋은 곳도 좀 알려달라.
젊었을 때 꼭 열심히 연애해야 한다. 연애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양 도성 18.6㎞를 걸어본 적이 있나? 정말 호젓하고 좋은 곳 많다. 밤길에 은은하게 가로등 비추고 사잇길로 빠지면 ‘인적이 드문’ 곳도 많이 나온다. 또 72㎞ 되는 북한산 둘레길도 있다. 둘레길은 3∼4일을 꼬박 걸어야 하는데 힘이 드는 곳에서는 상대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면 서로에게 빠지게 돼 있다.

둘레길처럼 힘들게 걷는 곳 말고 다른 곳은?
세상에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그렇게 편하게 얻으려는 정신자세가 잘못된 것이다. 그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한다.


1월1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나온 박원순 서울시장(맨 왼쪽). 보수 언론의 보도에는 박 시장이 없었다.        
ⓒ연합뉴스

1월1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나온 박원순 서울시장(맨 왼쪽). 보수 언론의 보도에는 박 시장이 없었다.

데이트하기 좋은 식당이나 좋아하는 식당도 추천해달라.
서울 식당 중에 어느 집은 추천하고 어느 집은 안 하면 좀 곤란해진다. 만인의 시장이 되어야지. 나는 누구랄 것 없이 서울시민은 다 공평하게 사랑한다.

본인의 외모 중에 자신 있는 부위가 있다면?
귀가 잘생기지 않았나. 고백하면 어릴 때 시골에서는 갖고 놀 게 없었다. 그래서 서로 귀 당기기 싸움을 했다. 내가 늘 이겼다. 귀를 당기면 누구나 아프다. 그런데 딱 30초만 더 참으면 이긴다. 그래서 귀가 커졌다. 그리고 시장 되고 나서는 많이 듣다 보니까 귀가 더 커졌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 따르면 자꾸 쓰면 더 발전한다는 거 아닌가(웃음).

닮고 싶은 외모를 가진 연예인이 있는가.
요새 그런 배우가 많은데 사실 이름을 잘 못 외운다. 드라마는 많이 본다. <기황후>도 보고. <상속자들>의 김우빈씨 멋있지 않나.

드라마를 보고 트렌드도 챙기나? 밤늦게까지 트위터에서 시민들과 이야기하던데 잠은 언제 자나.
곳곳에서 메모한 것을 다 전달하다 보니 서울시 공무원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아주 가끔은 저녁 6~7시에 퇴근한다. 집에 가면 뉴스와 드라마를 쭉 본다. <짝>을 보며 미혼 공무원들도 걱정하고. 트위터는 일주일에 두어 번 밤 11~1시쯤에 들어가 본다. 네다섯 시간 자는 것 같다.

2014년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자신 있는가.
알면 알수록 힘든 게 선거 아닐까 생각된다. 마음을 비웠다. 선거는 하늘의 뜻이지 내가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새누리당에서 서울을 수복하겠다고 벼른다. 정몽준·이혜훈·김황식 등 후보군 이름도 나온다.
서울을 수복하고 탈환한다는데, 전쟁하겠다는 것인가? 시민들을 협박하는 것 같다. 시민들은 작전의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장을 ‘어떻게’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시민의 삶 전반을 돌봐야 하니까 일이 정말 많다. 밤낮 없이 뛰고 땀 뻘뻘 흘려야 하는 자리다. 서울시장이 하는 일을 알면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시장 일을 알고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거론되는 분들도 훌륭하시지만 내가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몽준 의원도 강력한 후보다.
정 의원은 나보다 키가 크다. 축구도 나보다 잘하더라. 그러나 시민들과 온갖 문제를 풀기위해 씨름하는 것은 내가 더 잘할 것이다.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심히 활동 중인데.
문재인·안철수 의원은 우리 시민들 입장에서 본다면 두 분 다 우리 사회의 훌륭한 자산이다. 본래 자산은 많고 그 형태가 분산되어 다양할수록 더 좋은 것 아닌가. 단, 중요한 것은 두 분의 훌륭한 자산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이나 화합의 테이블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형·아우처럼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문 의원과 안 의원 중 누구와 친한가?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는 질문과 같다(웃음).

새해 덕담과 함께 시장으로서의 포부는.
‘소통의 특별시’를 만들겠다는 게 제 신년사다. 서로가 만나서 이해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4년은 힘든 해가 될 것 같다. ‘안녕 못하신’ 분들이 많지 않나. 경제위기도 계속되고 민생도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위기를 함께 극복한 역사가 있다.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게 중요하다. 시민이 하나 되어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

‘인생이 왜 이리 가혹하냐’며 좌절하는 청춘이 많다. 그 청춘들에게도 한마디 부탁한다.
내가 젊었을 때는 상황은 어려웠지만 희망이 있는 시대였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꿈꾸기도 어려운 시대가 된 것 같다. 선배로서 미안하다. 나는 고등학교 들어갈 때도, 대학교 들어갈 때도 재수를 했다. 고시도 서너 번 떨어졌다. 시골에서 올라와 독서실에서 지냈는데 그때도 절망은 안 했다. 절망을 달래는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 나는 시장통을 혼자 막 돌아다녔다. 그리고 비 오는 날 버스를 타고 종점을 왔다 갔다 하고, 어두컴컴한 영화관에 온종일 있어보기도 했다. 희망이란 것은 남이 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찾는 거다. 노력하면 길이 있을 것이고 여러분을 응원하는 저 같은 사람이 많이 있다. 서울시청에도 오시고 서울시 웹사이트에도 오시면 많은 길이 있다. 은평구 질병관리본부에 가시면 청년 일자리 허브와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가 있다. 거기에 제가 ‘무중력 지대’를 만들었다. 가서 잠도 잘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다. 정말 막막하고 정 할 게 없으면 저에게 오시라. 시골에 땅도 아직 몇 마지기 남아 있다. 내 손을 잡으시라.
IP : 125.177.xxx.8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4.1.9 9:54 PM (218.51.xxx.126)

    그러고보니 올해 보도블럭 공사를 못봤네요
    새누리의 박원순 타도..ㅎㅎ 서울은 제발!!

  • 2.
    '14.1.9 10:12 PM (59.15.xxx.181)

    시장님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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