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1학년때 3개월정도 같이 학교를 다니며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어요.
저는 3개월 다니고 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서 친구랑은 방학마다 잠깐씩 만났었구요..
문제는 친구는 저를 베스트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는 친구를 그렇게 의지하거나 믿는 스타일이아니고
친구는 오기도 떠나기도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친구가 저를 너무 의지하고 자신의 모든 사소한 고민 하나하나를
털어놓고 하소연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만나면 즐겁고 행복하고 서로 으쌰으쌰해주는 친구만 만나고 싶은데...
친구는 남자얘기에 항상울고 불고 전화만 하면 울고....사실 전 전화나 카톡으로 수다떠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친구한테 정말 매일 전화가 오고 연락이 와서 그냥 몇 번은 받고 이야기하고 그래요
결정적으로, 친구가 저한테 항상 너무 서운해 하는데 저는 그거 자체가 힘들어요..
저는 친구한테 바라는 것도 기대하는 것도 전혀 없거든요.
친구는 제가 주위 남자들 소개팅 안해주는 것도 너무 서운해하고
(몇 번 해줬는데 그 남자들보다 제가 알고 있는 더 좋은 조건의 남자들 안해주는 걸 서운해해요)
7년만에 연락와서 결혼한다는 중학교 동창 (사실 저한테는 동창도 아니죠...겨우 3개월다닌 학교인데)
결혼식 같이 안가준다고 섭섭해하고, 크리스마스 파티 같이 안한다고 섭섭해하고
정말 너무 힘들어요....
어플로 만난 남자랑 헤어지고 통곡하고 울고, 공부힘들다고 자살하고 싶다고 통곡하고
몸아프다 여기 아프다 저기아프다 남자가 없다 외롭다 힘들다 쓸쓸하다 죽고싶다..
우린 왜 이모양이지...
이런 힘빠지는 얘기만해요.
처음에는 다 들어주고 우울증 상담도 받으라고 하고 강해져야 한다고 위로도 하고
시크릿 책도 사주고 DVD도 사주고 등등 해봤지만 이젠 저도 제 정신건강을 위해 피하고 싶어요
저도 나름 힘든 공부를 해와서 마음의 여유가 그닥 없네요
가장 오래된 친구이긴 하지만 제 상황을 더 이해해주는 연수원동기나, 이민갔을 때 서로 힘되줬던
미국에서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나왔던 외국친구들 한인친구들이 더 반갑고 좋아요..
최근에는 제가 귀국한지 6년만에 대학교친구결혼식보러 미국에 다녀왔어요..
정말 오랜만에 간거라 너무 행복하고 좋아하고 있는데
이친구가 저한테 자기 옷을 잔뜩 주문하고 그걸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자꾸 체크하는거에요.
그리고 부츠는 짐많아서 못가져간다고 했더니 또 서운해하고..삐졌어요..
제가 미국있는 동안 머무르던 곳이 제 미국 친구 집이었는 데다가 제 핸드폰이 고장까지 났었어요..
정말 오랫만에 쉬고 싶은데 매일매일 그옷가지고 절 닥달하고....
몇일 전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카스에 제 욕까지 써놨었더라구요...
친구한테만 말한 제 약점이있거든요. 제가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한인들 사이에서 잠시 왕따를 당했었는데
그 힘든시기를 극복하고 지금은 대인관계도 좋고 친구가 많은 편이에요..
저한테는 그래도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일이지만 그 일 덕분에 정신력도 많이 강해졌어요.
정말 그 때 그 못된 아이들 생각하면서 이악물고 공부해서 여기까지 온거거든요..
카스에 그 때 일을 들먹이면서 "이기적인 년아 그렇게 혼자 평생 주위에 아무도 없이 살라"고 악담을 써놨네요..
그 전날 제가 혼자 햄버거 먹다가 연락했었거든요...전 혼자 밥먹는 거 자주하고 좋아해서
일부로 약속안잡고 혼자 먹기도 하는데 친구가 하도 불쌍히 여기길래 그런가 보다 했었어요.
그 이외에도 정황상 제가 다른 도시에 여행가고 핸드폰도 고장나서 그 아이 옷 배달 연락에 대답못해주던 딱 그시간이고
그냥 저한테 하는 말이네요..저번에 그 7년만에 연락온 동창 결혼식 안갔을 때도 카스에 악담썼었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저도 지쳐요..그 친구도 지쳐있겠지만..
이제는 그 친구를 존중하는 마음이 아예 안생겨요..그리고 친구는 저에대한 애증이 있는 거같은데....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