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에서 급식모니터링, 학부모회장, 녹색어머니회 등등을 하라고 계속 가정통신문이 올거에요. 저도 그 시기를 겪었지만, 그때는 여러모로 부담되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저나 아이한테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면서 억지로 떠안는 느낌이라 좀 그랬어요. 좀 동원당하는 느낌이랄까...
이젠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서 학교에 갈 일도 거의 없지만요, 사소한거지만,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82회원분들 중엔 학교 선생님도 많이 계실거에요. 학교 내부사정이야 선생님들이 가장 잘 아실거에요. 학부모는 학교 외부인이라 순전히 경험과 느낌으로만 쓴 것이니 정확하지 않은 정보도 있을 수 있어요. 아닌게 있으면 댓글 로 지적해 주셔도 좋고요
불친절한 가정통신문
3월에 초등학교 개학을 하면 학부모참여를 요청하는 가정통신문이 온다. 하지만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입장인 학교에서 배려 없이 가정통신문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면 "학교운영위원 며칠까지 어디로 신청하라"는 정도의 안내만 있다. 그게 뭐하는 일인지 조금 더 설명은 있지만 학교 밖의 학부모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 뿐이다. "학교참여, "의사결정" "소통" "민주적인 학교운영" 같은 말들로 안내가 되어있는데, 이런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는 뭐 하는 일인지를 짐작하기 어렵다. 괜히 뭔지도 모르고 한다고 했다가 학교 행사때마다 꼬박꼬박 100만원씩 학교에 기부해야 되는 건 아닌지 겁이 나기도 한다.
시간을 내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언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시간은 어느 정도 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것을 알지 못한 채 무턱대고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가정통신문을 보면, 학부모들은 다 집에서 노는 할일없는 사람들이라 학교에서 부르면 언제든지 올 사람들이라 고 여기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는 같은 노력으로도 큰 교육효과를 내려면 학교와 선생님과 학부모와의 긴밀한 소통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가정통신문만 봐도 학부모와 긴밀한 소통을 하고자 하는 학교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을 할때는 언제, 어떤일을 하는지 알려주고 부탁하는 것이 인간관계에서도 기본적인 도리인데, 그런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학교 입장에서 볼때 부담스러운 존재이긴 하다. 이런 학부모를 무시해서 가정통신문을 이렇게 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학교가 동사무소나 구청 같은 "관공서" 같은 관행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는 아직 학부모라는 존재와 잘 소통하고 서로 도와서 아이들을 더 잘키워보자는 그런쪽의 일에 매우 서투른 것 같아 보인다.
내가 어떤 일에 시간을 내기로 결정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무슨일을 하게 되는지, 시간은 얼마나 내야 하는지, 나에게 어떤 보람이 있을지, 내 아이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등의 고민을 하게 된다.
가정통신문 하나 가지고 사설이 길었는데, 어쨌든 학교 가정통신문을 봐서는 알 길이 없는 내용. 학부모더러 학교에 언제 나와서 어떤 일을 해달라는 것인지, 시간을 얼마나 내야 하는 일인지, 그래서 내가 그 일을 할 여건이 되는지, 그 일을 하면 학부모에게는 어떤 의미와 보람이 있으며, 내 아이에게는 어떤 도움이 될 일인지 등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기왕 귀한 시간 내서 하는일인데, 그냥 학교에서 오라 하니까 나가서 한번 때우고 오는 식으로 학교참여를 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잘 알고 선택하여 학교 일을 하면 확실히 학부모도 보람이 있을 뿐 아니라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아이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학교참여의 영역>
해마다 학기초가 되면 학교운영에 필요한 학부모 조직이 만들어진다. 학교 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지는 조직도 있고, 반드시 만들도록 되어있는 조직도 있다. 몇가지는 교육감이나 정권이 바뀔때 마다 새로 생기기도, 없어지기도 한다.
꼭 있어야 하는 조직
교장선생님의 운영방침에 따라 학교마다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학부모조직
: 녹색어머니회, 도서관 명예교사, 학부모 재능기부 수업교사, 학부모예절교사, 텃밭담당명예교사 등
학부모 유형별로 추천할 만한 학부모조직
1. 학부모에게도 참고가 되고 자녀의 식생활에 도움이 되는 일 : 급식모니터링
*자녀가 학교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장점 : 자녀가 학교급식을 먹기 힘들어 한다면 어떤 점이 그런지 확인해 보고 자녀에게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아이들이 학교급식을 먹기 힘들어 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한식 위주의 저염식 건강식단이기 때문이다. 간을 맞추는 문제, 메뉴선정 등은 식생활교육의 영역이라로 학부의 건의로 바꿀 수는 없지만, 자녀가 학교에서 먹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영양사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녀가 학교급식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수있다.
2. 자녀의 학교적응에 도움이 되는 일 : 공식적으로 수업시간에 초대되어 봉사할 수 있는 일
: 학교텃밭 담당, 학급별 책읽어주기, 학부모 재능기부 수업, 학급대표학부모 등
*장점 : 1년에 한번 있는 공개수업시간 외에 자녀가 교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고, 주변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 저학년이고 자녀가 학교적응을 어려워 할수록 이런 활동들이 학교적응을 돕고 자녀와 학교생활에 대한 대화거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시간을 좀 내야 하지만 할 일이 별로 없는 일
: 도서실 명예교사, 학습준비물실 명예교사 등의 특별교실 관리
*장점 : 할 일이 많지 않고, 정해진 시간동안 인적이 드문 특별교실을 지키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4. 몸으로 때우지만 보람있는 일 : 녹색어머니회
5. 학교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보람을 얻고 싶다면
: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대책위원회 등
1. 학급별 학부모대표
2. 학부모회 임원(회장, 부회장, 총무,)
학부모회 임원은 시간을 좀 많이 내야 한다. 학교에 따라 학부모와 함께 하는 사업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지만 한달에 한두번의 연수참석, 졸업식이나 학교 공식행사에 손님으로 참석해야 하고, 학교에 교육감, 구청장, 시의원 등이 방문하는 자리에 참석을 요청받는다. 학교바자회나 운동회 같은 행사에 대해 학부모회의 자원봉사가 필요할 수 있다.
* 어떤 보람이 있을까* 학교에 돈을 내야 할까?
요즘 학부모회장이 학교에 돈을 내거나 학부모들에게 돈을 걷어 학교에 기부하는 것이 금지되어있다. 그런 것을 잘 모르고 돈을 걷었다가 소문이 나면 누군가는 교육청에 신고를 한다. 그러면 학교에 조사를 나오고 교장선생님이 징게를 받는다
학부모회 활동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 http://blog.naver.com/paper40s/120202218455
3. 학교급식 모니터링요원
*자녀 등교 후~ 점심시간까지.
*학교 사정에 따라 매일, 혹은 주 1회 실시한다.
*학부모 사정에 따라 끝까지 참관하지 못할 경우 중간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
*각 반별로 급식모니터링요원으로 자원한 학부모들끼리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참가하므로 학교 규모에 따라 1~2달에 한번 순서가 돌아오기도 한다.
*학기 초에 학부모들에게 학교급식 모니터링요원으로 자원한 학부모들로 구성된다.
*초등학교 급식은 거의 직영이라 집에서 먹는 것 보다 여양과 위생 면에서 더 나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학부모가 큰 틀에서 관여할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영양사 선생님 입장에선 급식모니터링 요원이 와있는 것 만으로도 조리원 아주머니들을 긴장시키고 좀 더 신경쓰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만약 아이의 학교급식이 위탁경영방식이라면 식자재 입고나(오전6시쯤 시작) 위생상태, 등에 대해 학부모가 꼼꼼히 살필 것이 많을 것이다.
4.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
5. 학교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