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허리병이 나셔서 2주간 입원을 하고, 이번 주에 수술을 하기로 하셨어요.
수술날 제가 회사에 휴가를 낼 계획이구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남편한테 수술시간에 맞춰 병원에 가야하니 몇시인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모른다며..
"그냥 애들 학교 갈때 같이 나가. 출근하는 것처럼 일어나면 되겠네." 라구 말하는데..
전 7시 50분쯤 출근하고, 애들은 8시 넘으면 학교에 가요. 사실 큰 차이가 없죠.
평소에 5시40분에 기상해서 출근할 때까지 여유부릴 틈이 없이 바쁘게 움직여요.
저 씻고 출근준비 해야 하고, 아침밥상 준비하고 저도 몇숟가락 먹고나서 설겆이도 좀 해야하고, 애들 등교준비 등등..
직장맘들은 비슷하시겠지요.
시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시어머님도 함께 아침을 준비했는데, 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요새는 더 바빴죠.
어쩌다 휴가인 날은 제 출근준비 시간을 빼고, 6시 넘어서 약간 느긋하게(?)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하는 여유를 누릴 수 있는데.. 남편이 별스럽지 않게 대꾸하는 모습에 김이 팍 빠지고 골이 나서..
"싫어! 좀 여유있게 준비하고 싶단 말야. 시간 맞춰 가면 좋쟈나!" 라구 신경질적으로 말했네요.
그랬더니 역시 돌아오는 대답도 곱지는 않아요.
"싫으면 하지 말어. 그럼!"
마치 제가 편찮으신 시어머님 방문을 억지로 하는 쓰레기라는 듯이 들리는건 이미 빈정이 상했기 때문이겠죠.
힘들어도 병원비를 보태자는 의견도 제가 먼저 했고, 시어머님 수술날에 맞춰 휴가를 내는 것도 제 뜻이었고.. 당연히 그러는게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대단치는 않아도 그런 모든 제 맘이 무시되고, 남편한테는 억지춘향으로밖에 안보인거 같아 굉장히 빈정이 상하고, 뭘 더 하고싶지도 않고.. 그러네요.
에잉, 속 좁은 모양새로 이렇게 며칠 맘 상해 있다가 그냥저냥 흘려 보내겠죠.. 다른 분들도 그러시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