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1월 1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61
작성일 : 2013-11-11 07:03:3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제는 네 편지가 오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적막한 우편함을 쳐다보다가 이내 내 삶이 쓸쓸해져서,
<복사꽃 비 오듯 흩날리는데,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 취하라,
劉伶도 죽으면 마실 수 없는 술이거니!>,
李賀의 <將進酒>를 중얼거리다가 끝내 술을 마셨다,
한때 아픈 몸이야 술기운으로 다스리겠지만,
오래 아플 것 같은 마음에는 끝내 비가 내린다

어제는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슬펐다 
하루 종일 환청에 시달리다
골방을 뛰쳐나가면 바람에 가랑잎 흩어지는 소리가,
자꾸만 부서지려는 내 마음의 한 자락 낙엽 같아 무척 쓸쓸했다,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면
메마른 가슴에선 자꾸만 먼지가 일고,
먼지 자욱한 세상에서 너를 향해 부르는 내 노래는
자꾸만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어제는 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슬펐다,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 언덕 끝에 오르면
가파른 생의 절벽 아래로는 파도들의 음악만이
푸르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 푸른 음악의 한가운데로 별똥별들이 하얗게 떨어지고,
메마른 섬 같은 가을도 함께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정신을 가다듬고 내 낡은 기타를 매만질 때,
너는 서러운 악보처럼 내 앞에서 망연히 펄럭이고 있었다

어제는 너무 심심해 오래된 항아리 위에 화분을 올려놓으며,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포개어져
오래도록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우젓 장수가 지나가든 말든,
우리의 생이 마냥 게으르고 평화로울 수 있는,
일요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두툼한 외투를 껴입고 밤새도록 몇 편의 글을 썼다,
추운 바람이 몇 번씩 창문을 두드리다 갔지만
를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도 내 마음속 톱밥 난로에 불이 지펴졌다,
톱밥이 불꽃이 되어 한 생애를 사르듯,
우리의 生도 언젠가 별들이 가져가겠지만

그때까지 사랑이여, 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그때까지 사랑이여, 나는 불멸이 아니라 오래도록 너의 음악이다


                 - 박정대, ≪어제≫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11월 11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1월 11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1월 11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0603.html

2013년 11월 11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1/h2013111019515675870.htm

 

 


여러 면에서 일베와 그 맥을 함께 하는 것 같군요.

 

 
 

 
―――――――――――――――――――――――――――――――――――――――――――――――――――――――――――――――――――――――――――――――――――――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 파스칼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8522 차남이나 딸들은 부모에 대한 부담안느끼나요 30 대저 2013/11/12 3,506
    318521 어제 절임배추 20키로 20,000원대 문의하셨던 분들!!! 1 ... 2013/11/12 1,113
    318520 의료보험료에 관해 잘 아시는 분 계세요? 2 의료보험료 2013/11/12 971
    318519 일드 좋아하시고 많이 보신 분들~ 20 일드 2013/11/12 3,254
    318518 한달 만에 얼굴 반쪽 될 방법 없을까요?^^ 9 밀크티 2013/11/12 1,875
    318517 아이허브에 로그인이 안되요. 빼빼로 2013/11/12 725
    318516 우매한 질문 하나요 중딩맘 2013/11/12 516
    318515 표창원 “‘朴 마음속’ 김학의 살리려 성범죄 수사 기본 다 뒤집.. 3 영상 있어도.. 2013/11/12 1,522
    318514 박그네 부정선거 방죽이 터지기 일보직전인듯 23 온다그날 2013/11/12 2,863
    318513 담배피는 고딩아들 땜에 고민입니다. 6 고딩아들 2013/11/12 3,436
    318512 이 사람은 왜 이런건가요? 2013/11/12 510
    318511 내용증명 남산동 2013/11/12 509
    318510 [속보] 범야권 연석회의 “대선 개입·수사 방해 특검 도입하라”.. 2 // 2013/11/12 821
    318509 얼마전 책 추천했던 글이 있었던 거 같은데요 1 2013/11/12 680
    318508 병원비 바가지 야간할증 알고계십니까? 11 내세금 2013/11/12 14,667
    318507 가쓰오부시로 뭘 해먹나요? 6 .. 2013/11/12 797
    318506 모피는 반대하면서 거위털은 고집하는 건 무슨 심리일까요? 41 뭐라고카능교.. 2013/11/12 4,683
    318505 예비고3윈터기숙학원 어때요.(급해요) 4 예비고3 2013/11/12 1,139
    318504 이번 수능 문제 보고싶은데 어디서 볼수 있나요? 1 궁금이 2013/11/12 535
    318503 새누리, 자기들 주도‧발의했던 ‘국회선진화법’ 맹비난“ 2 식물국회 2013/11/12 631
    318502 동치미,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 아시는 분~~ 레시피 2013/11/12 774
    318501 朴 5년, 취득세만 해도 ‘10조 빚’ 아베노믹스 2013/11/12 640
    318500 [노컷뉴스] 국민 3명중 2명 "특검 도입해야".. 2 탱자 2013/11/12 424
    318499 찌개나 탕 국 메뉴 공유해봐요.. 추워지니 으슬으슬한게 11 뜨끈한찌개 2013/11/12 2,041
    318498 내년 2학년 -브이스터디 괜찮을까요? 오로라리 2013/11/12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