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이를 데려다 주는데, 아이가 그러더군요.
외할아버지 얼굴 한번 보고싶어.
아이한테는 사랑해줄 수 있을것 같은 외할아버지겠지만.
제게는. 제가 여섯살 때. 저와 엄마를 버린 몹쓸인간이예요.
10년 전 쯤에 (지금은 제가 사십줄입니다)엄마 돌아가셨을 때 동사무소에서 찾은 주소지로 전보도 띄웠건만, 연락 없었죠.
이제 어지간히 늙어서. 그간 버리고 홀대 했던 자식들 연락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드니 혼란스러워요.
노숙자. 걸인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가엾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를 버린 이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저는 누가 거두었든 버렸든. 그런거 별로 생각하고 살지 않았어요.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지운거겠죠. 그러면 내 자존감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런데 누가 버렸든. 이라고 생각 했듯이. 거둔 사람도 많이 생각 안했던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 혼자 추스리고 살기에도 급급하다 라는 식으로 살아 온 것 같아요.
희생이 많았을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 지네요...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쳐야 겠죠?
아님. 마지막 길은 들여다봐 줄까요.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이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저 자신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추스리는데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어쩔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