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도 가요제 얘기가 여기 게시판에도 정말 많이 올라와 있는데요,
전 애들 때문에 못 보고 이제서야 봤어요. 그런데 저는 정말 다 좋네요.
뼛속까지 박혀있던 콧소리 싹 빼고 담백하게 노래 부른 정준하도 잘했고,
추운 날씨에 옷까지 벗어던지고, 가요제 내내 방송분량 책임진 정형돈도 잘했고,
이 사람이 다른 건 정말 다 되지만 알앤비도 될까 싶었던 유재석도 잘했고,
나이가 그만치 들어서 낯설수도 있는 음악을 소화해준 박명수도 잘했고,
타고난 박치인데 매 소절마다 정박에 들어가게 연습해서 부른 노홍철도 잘했고,
밴드랑 같이 하는 게 쉽지많은 않은데 밀리지 않고 열심히 한 하하도 잘했고,
그 몸으로 댄스를? 하고 생각하게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준 길도 잘했고...
50일. 길다면 길수도 있지만 다른 스케줄 모두 소화하면서 이만큼이나 해준
멤버들이 모두 잘했다고 생각이 돼요.
화려하고 프로스러운 무대때문에 더 어설픈 아마추어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이게 뭐야 싶지 않고 애썼다 하는 생각이 드니 저는 그냥 무도빠인가 봐요.
마지막에 단체곡을 부를때는 무한도전의 지난 8년이 떠올라서 뭉클했어요.
황소와 줄다리기 하던 1편부터 연탄 나르고, 지하철이랑 달리기 시합도 하고
거기에 달력이니 봅슬레이니 레슬링이니 조정이니 그 장기프로젝트들.. 하아...
그냥 그 장면들이 막 지나가면서 멤버들 하나하나 등이라도 두드려주고 싶었어요.
지난주 방송에서 정형돈이 얘기한 것처럼 이 사람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구나 싶고,
그래도 그만두지않고 계속 '무한'히 도전 해주어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언제까지 이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무한도전이 재밌거나 유쾌하지 않고 재미없고 침울한 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이 사람들이 도전하는 한, 저는 계속 볼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까지 했던 가요제와는 좀 다른 의미로 전 이번 가요제도 참 좋았어요.
아니, 이제 이 사람들이 뭘 한다고 해도 "좋아요" 만 하게 될 거 같아요.
무한도전 멤버들 뿐만 아니라 김C, GD, 유희열, 프라이머리, 장미여관, 장얼밴드
그리고 보아. 그리고 정식 파트너는 아니었지만 함께 수고해준 사람들까지
다 너무 고맙네요. 추운데 끝까지 함께 해줬던 객석의 그 사람들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