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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참 나쁜 딸입니다.

나쁜 딸 조회수 : 8,749
작성일 : 2013-11-02 23:11:33
책임감이라고는 없던 백수에 술주정뱅이 남편한테 
하루종일 시장에서 장사한 돈 뺏겨가면서 저희 3남매 키워주셨지요
아버지는 무식에 천박함 비열함 경박함을 골고루 갖춰서 어린 자식들에게 잦은 폭력, 욕설이 일상인 분이었습니다 
술취해서 늘 집안 살림 부쉬고 저희 형제와 어머니를 때렸어요 
저는 가난과 아버지에서 벗어날 길은 공부 뿐이라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학교부터 장학금에 기숙사 생활했고 
대학도 장학생으로 다녔습니다. 그리고 국비전액으로 유학생활해서 지금 외국에서 교수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처음 저 사는 곳에 오셨어요 
비행기표 끊어드리고 오는 절차도 다 알려드리고 세관에 할말도 미리 다 적어서 종이만 세관원에게 보여주면 되게 
준비도 했구요 저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지요
고등학교때 부터 치면 거의 20년 가까이 어머니와 떨어져 산 셈이라 정말 이번에 잘 해드리고 싶었어요 
한국음식 구해두고 여행할 곳 루트짜고 ..  어머니 옷도 한벌 사드리려고 준비하고 등등
근데 어머니가 오셨는데. 제가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게 없는 거예요
어머니는 제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거칠고( 상스러운 말이나 그 뭐랄까요 말투가 전투적이며 신경질적) 
매너가 뭔지 모르시고 지저분해요 
옷사드릴려고 백화점 모시고 갔는데 저는 닥스풍의 좀 점잖은 디자인 골라드렸는데
하나같이 본인 맘에 안드신다고 하네요  모든게 맘에 안드신다고 욕하시고 시장에서 사는게 훨씬 좋다고 싸고 
그래서 그냥 나왔어요
다른걸 다 떠나서 대화가 안되요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어머니랑 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어머니는 제게 자신이 힘든시절 이야기만 하십니다. 아버지가 날때렸다. 
내가 너희들 키우려고 어찌어찌했다. 니 아버지가 니들 때릴때 어쩌구
이제 제가 좀 밝아졌는데 어머니 이야기 들으니 다시 그 시절이 떠올라 너무 지옥같아요 
어머니가 참 버거워요 제가 참 나쁜 딸이지요
지금 주무시는데 내일은 잘해 드려야겠습니다. 휴 반성합니다. 
 



IP : 180.21.xxx.89
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로맨스™
    '13.11.2 11:13 PM (14.52.xxx.119)

    대화가 많이 필요하겠네요. 님도 어머니께 그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다 털어놓아보세요.

  • 2. 내마음의새벽
    '13.11.2 11:14 PM (211.205.xxx.133)

    많이 힘드셨겠어요
    그런데도 잘 버텨오신 님에게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어머니는 어쩔수가 없어요.. 굳이 말하자면 님이랑 맞지 않는 부모라 생각하세요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내심 어머니는 잘된 원글님이 자랑스러우실거에요
    한마디로 인생을 살아가는 버팀목이라 할가요

    어머니와 잘 통하리라는 기대 버리시고
    어머니 나름대로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시는게
    마음이 덜 괴로우실거에요

  • 3. ....
    '13.11.2 11:20 PM (175.123.xxx.81)

    힘내세요..어머니가 처음부터 그러셨던건 아니잖아요.ㅠㅠ 강한 환경에 적응을 하셨어야 하니깐...자식을 위해서 사셔야 했으니깐요..ㅠㅠ .어머니가 살아오신 환경이 어머니를 그렇게 만든것 뿐이니...원글님 어머니도 좋고 능력있는 남편 만났으면 또 다른 삶을 사셨을 거구요...외국에 사시니 또 한국 돌아가시면 자주 못보시잖아요..잘해드리세요^^ 저두 외국에 있을때 잠깐잠깐 엄마를 만나니 가끔은 좀 거리가 있는것 처럼 느껴졌는데 이번에 귀국하고 엄마를 보니 아무래도 외국보다는 거리가 있어도 가깝다고 (자주 못봐도) 심적으로 느끼나봐요.그러니 엄마가 덜 낯선거 있죠ㅠㅠㅎㅎ (저는 대학때 부터 떨어져 살긴했지만 엄마랑 많이 친했거든요 ) 연인 사이에서도 안보면 멀어진다라는 말..자식과 부모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힘드셔도 어머니 많이 사랑해 드리고 보살펴 드리세요^^

  • 4. 그냥 이성적인
    '13.11.2 11:21 PM (58.143.xxx.141)

    대화는 포기하세요. 겨울에 입을 따뜻한 구스다운
    좋을텐데 싸구려 옷만 입던 사람은 익숙치 않아
    투덜거리는데 나중에야 두해 바뀌면서 좋다고 집에서도
    브랜드 옷만 걸치는 기 현상이 벌어지긴 합니다.
    시장에서 좋아하시는 옷 골라 사입으시라고 현금 드리세요.
    남편사랑 제대로 못받고 폭력 폭언 생활전선 이미
    나이드신 지금 피폐해지신거죠. 고맙다 손도 잡아드리고
    즐건 시간 보내세요. 님 대단하시구요.

  • 5. 막내
    '13.11.2 11:22 PM (115.20.xxx.138)

    짧은 제 생각엔
    원글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원글님 취향과 어머님의 취향의 적정선을 찾아 맞춰주세요.
    이대로 이도저도 아닌 채로 엄마 보내고 나면 원글님은 마음은 또 지옥 속일거예요.
    원글님께서 이번에 최선을 다하시는게 원글님이 어린시절 슬픈 기억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돼요.
    지금 엄마를 바꿀 수도 없고 바꾸면 엄마가 행복해질까요?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님 마음 속의 짠한 엄마를 생각하고 최대한 보답한다고 생각하고 원글님의 취향과 불편함은 잠시 접어두는게 원글님께서도 앞으로 행복해지는 방벞이라 생각합니다.
    자꾸 엄마와 나를 동일시하려는 것에서 벗어나는게 마음의 짐을 가깝게 하는 방법 같아요.

  • 6. ^^
    '13.11.2 11:23 PM (222.235.xxx.160)

    원글님의 글을 읽으니, 훗날 제딸에게 혹시 저런 엄마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죄송)
    제 남편이 님아버지와 조금비슷한 면이 있었는데,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는 저는 큰딸에게 아빠잘못을 얘기하고 동조하길 바래고 그리 살아왔답니다. 아마 딸이 없었다면 미쳐버렸을거에요. 어머니 입장에서 쓰자면,,, 그 고단하고 어두운 삶을 버텨오느라 어머니에겐 여유도 없어졌을 뿐더러 거친 성품이 되버리셨을겁니다.
    그 어머니 덕에 님의 오늘이 있는것이니 참고 사랑으로 대해드리시길 바래요^^

  • 7. 그냥 이성적인
    '13.11.2 11:24 PM (58.143.xxx.141)

    그리고 안좋은 경험은 자식에게 꺼내지 않는게 좋은데
    적당히 통제하는 능력은 없으신 보통 부모님 맞아요.
    나이들어가며 어려지신 것일 수도 있구요.

  • 8. eee
    '13.11.2 11:34 PM (222.103.xxx.166)

    이해를 하고 싶으시면
    님도 만약 한방에 돈을 날리고
    지금 쪼달리면서 사는데
    그 이유가 된 자식이 (어릴때 돈과 시간을 씀 자식두고 재혼x)
    어디 사막 나라 같은데 가서 님이 보러 가기도 힘들고
    어쩌다 이벤트로 옷을 한벌 사준다고 하는데 그게 한달 생활비.. 이런 경우면
    상처받죠.. 심지어 얘가 나 무식하고 지저분하다고 무시하는게 내심 보이고..
    일하는 아줌마들 피곤해서 못씻고 물하고 가스비 아까워서 못 씻고 이런 경우도 있고.
    어머니 노후대책 안 되신거면 그냥 돈으로 드리세요.
    비싼거 사드리면 아까워서 입지도 못해요. 아낀다고 냅두고 계절 지나감
    그냥 돈으로 드리면 적당히 한국가서 자기 마음에 드는 옷 사입으시게..

  • 9. ㅇㅇ
    '13.11.2 11:38 PM (116.37.xxx.149)

    어머니의 삶이 안타깝지만 훌륭하셨고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난 원글님 대단하십니다
    그냥 제 느낌을 말씀드리면 엄마 여행오신 동안 무조건 엄마편이 되어보세요
    엄마가 과거 이야기 하시면 들어주시고 맞아 그랬어...여러 말 필요없어요 가만히 동조 해주세요.
    어느 정도만 원글님이 받아주시고 포용해 주시고 충분히 공감 받아 어머니 맘이 위로받고 충만해 지면
    내가 이랬다 내가 너희를 위해 이런걸 했다 과거 이야기 덜 하실꺼 같아요.
    제가 아들과 딸 다름을 느끼기도 하고 딸 낳은게 가장 행복할 때
    같은 여자로서 내편 들어주고 내 입장이 되서 공감해 줄때 입니다.
    힘드시겠지만 해드려보세요
    원글님 절대 나쁜 딸이 아니고 엄마를 이해하려하고 노력하는 참 좋은 딸입니다

  • 10. eee
    '13.11.2 11:38 PM (222.103.xxx.166)

    세월 지나가면서 원글님하고 원글님 수준만 향상된거고
    어머님은 자식 키우느라 그럴 기회가 없었고
    자식한테 속먹힌 다슬기처럼 텅 비고 젊음도 사라지고 삶의 목표도 사라지고 주위 사람도 사라지고 돈이라도 있으시면 좋은데 그것도 아니고 그런거..
    아는 애 엄마가 아는 애 유아때 버리고 재혼했는데(걔네 아빠랑 아빠집이 겉으로 보기는 멀쩡한데 알고보니 크고 장기적인 문제가 잇엇음)
    어차피 혼자 혹은 거기서 아는 애를 키워줬어도
    아는애가 잘되면 잘될수록 저렇게 마음속에서 남같이 접혔으려나 싶으니.. 그 애 엄마가 잘한거 같기도 하네요
    남은 가려 만나도 엄마는 평가하지마세요..

  • 11.
    '13.11.2 11:38 PM (121.140.xxx.8)

    외국으로 모신것만도 어머니한테는 효도하신거예요.
    아마 자랑이 십년은 갈거고 외국 갔다온 생색도 십년거리는 될거니
    이제 마음 편하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
    욕하고 마음에 안드는 얘기 하시면 그런식으로 말하는거 난 안편하다고 얘기하세요.
    그래야 서로 맞춰지는 거예요.
    어머니도 님의 수준을 알아야 어느정도 맞출 수 있죠.
    살아온 세월 어울린 사람들 수준이 그랬고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머니도 딸이 낯설고 대하기 편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많이 봐야 가족이지 많이 안보면 남보다 어렵게 느낄 수 밖예요.
    또 어렵다 보면 많이 보고 싶지 않고요.
    자연스러운 것이니 너무 자책하시지 마시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 12. 코오롱에서
    '13.11.2 11:44 PM (58.143.xxx.141)

    나오는 안탄티카였나? 여자것 하나 구스다운 사
    보내드리세요. 추우면 안 입을 수 없고 입으니 따뜻한거
    느끼실테니 입으시게 되거든요.
    택배로 보내드림 될듯
    자식이 성인이 되었어도 부모와 이성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거 어찌봄 안타까운데 부모자식간도
    하나의 인간관계라 서로가 맞아야 하더라구요.
    그냥 낳아주시고 힘든시절 길러주신 감사함 느끼고
    표현하는 그자체로 만족할 수 밖에요.
    저도 늙어 그럴까 겁나는데 절대 어두운 이야기는
    안할거예요. 한번이라도 자식 웃게 해주고 싶네요.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ㅎ

  • 13. ..
    '13.11.2 11:51 PM (125.187.xxx.165)

    그냥 어머님 말씀만 들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두 엄마랑 대화가 잘 안 통해서 얼마전부터는 그저 들어주고 잇어요.
    원글님 나쁜 따님 아니세요.

  • 14. 아마
    '13.11.3 12:01 AM (211.187.xxx.53)

    엄마니까 원글님이 더 화가나고 버거울거예요.
    이런 사람이 내 엄마라니 이런 맘있을수 있어요.
    그럴땐 차라리 그냥 내가 아는 분께 봉사한다 생각하세요.
    그렇게 약간 심리적인 거리를 두고나면 좀 덜 힘들수 있어요.
    봉사한다 생각하면 힘든것도 좀 덜 힘들게 느껴지고요.
    때로는 가적이 가장 니를 아프게 하는 존재일수 있어요.

  • 15. 냉동실
    '13.11.3 12:02 AM (222.109.xxx.182)

    글쓴이님이 엄마한테 선물을 안하시더라도
    엄마가 딸을 보는것만으로도 든든하고 자랑스러우실거 같아요..
    대견하기도 하고..그럴거예요..
    보니까 엄마는요..자식들이 어렵게 커온걸 알기 때문에
    자식들한테 비싼걸 턱턱 받기를 부담스러워해서 그럴거예요.
    그 당시엔 어머니나 형제들이나 다 힘들었는데.
    글쓴이님은 그 상황속에서 잘 커나갔으니
    새삼스럽게 옛 시절을 떠올려도 어머니한텐 어느정도의 보상이 되는거니깐요

  • 16. 아마
    '13.11.3 12:02 AM (211.187.xxx.53)

    오타작렬이네요.
    가족이 나를요...

  • 17. 글구
    '13.11.3 12:03 AM (58.143.xxx.141)

    어머니들 얘기 100%고지곧대로 들으실것도 아니예요.
    나쁘다 싫다 하는거 비싸니까 언살로 그러시기도 합니다.
    오십다되가며 깨달았네요. 표현 안하고 사신분들은
    반대로 말씀하시는 습관이 있어요.
    좋은건 결국 좋은겁니다. 실용적인게 좋구요.
    사람은 다 좋은건 느끼게되기 마련이거든요.

  • 18. ,,,
    '13.11.3 12:35 AM (116.34.xxx.6)

    그런데 전액국비 장학생이면 공부 끝난 후 한국에 들어와야하는 의무가 없나요?
    잘 몰라서 묻습니다

  • 19. 저도 나쁜 딸이어서...ㅠㅠ
    '13.11.3 12:35 AM (122.35.xxx.14)

    원글님 참 훌륭하시고 어머님도 훌륭하십니다
    어머님은 원글님을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키워내셨잖아요
    그점이 어머님은 칭송받아 마땅한 분이십니다
    제가 자식을 키워보니 일천한 경험밖에 없는 한 여성이 자신보다 더 낫게 자식을 키워보려 애써도 거기서 거기로 키우기 쉽상인게 육아더군요
    그래서 콩심은데 콩난다고 하지 않던가요ㅠㅠ
    그런데 원글님은 어머님이 너희들은 이런 남편 만나지않게 해야겠다는 각오속에서 죽기 살기로 키웠기에
    그 어머니의 보호속에서 죽기살기로 공부할 의지를 키운 것이지요
    어머님께 "엄마! 참 훌륭하다! 배운것도 없이 어찌 그리 물불 안가리고 우리를 키우려고 최선을 다했어.. 난 그점이 늘 고맙고 엄마가 대단하고 훌륭하게 느껴져!!" 그렇게 인정하고 칭찬해드리세요 엄마도 자식한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답니다
    어머니는 표현할줄 몰라서 거친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백화점에서 비싼 옷 사주려는 자식에게 부담주기싫어 일부러 더 강하게 거부의 표현을 하시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자식이 대견하지만 품안에 자식이 아니니 어쩐지 오랫만에 만나 자식이 멀게 느껴져 지난세월 얘기하고 싶은데 어찌 말해야 할 줄 모르시니 넋두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세월 힘든세월 어찌 그리 억척으로 살았나... 엄마 참 대단하다... 자꾸 그리 말씀드리면 오히려 점점 덜 말하십니다 자식한테 고맙다 훌륭하다 대단하다 그 소리처럼 듣기좋은 소리가 없지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잠깐 만나고 헤어질텐데 엄마덕분에 엄마처럼 거친 삶을 안살게 되어 참 감사하다 하면서 지혜롭게 잘보내시길 바랄께요
    제가 엄마한테 이리 못한게 두고두고 후회가 되네요
    엄마 그세월... 어찌 살았어? 엄마 참 대단하다 너무너무 고맙고 엄마 훌륭해 엄마처럼 자식한테 헌신한 엄마를 둔게 참 고마워 엄마가 그리 헌신한 덕분에 엄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어 고마워요...

    저처럼 울며 후회하지 마시고 살아계실때 칭찬 많이 해드리세요 돈도 안드는데 말로도 효도 못한 자식입니다ㅠㅠ

  • 20. 이솝우화
    '13.11.3 12:40 AM (93.82.xxx.234)

    두루미랑 여우가 서로 초대해서 그 이야기 생각나요. 님 엄마한테 필요한건 다겨스가 아니라 돈이예요. 사실 한국에서 빠듯한데 닥스가 뭡니까? 그냥 그 돈 현금으로 드리세요.

  • 21. 같은 눈물
    '13.11.3 12:43 AM (24.103.xxx.168)

    저도 외국에 나와 사는 딸입니다.
    얼마전에 친정아버지,엄마가 저희집에 오셔서 한달 가량 지내시다 한국으로 가셨어요.
    우리 부모님은 서로 궁합이 안맞아서 말로 튀격 태격하는 부부예요.
    아버지가 돈버는 능력은 부족해도 착한편이시고....엄마는 늘 그런 아버지를
    능력없으면서 말만 많다고 싫어 하셨어요.
    그래서 엄마,아버지가 감정이 안좋으실땐 자식들한테 하소연하는게
    버릇이 되었어요. 말하자면 부부가 서로 대화로 풀어야 할 일을 자식들한테 말로 다 풀어야 하는
    스타일 이었어요.서로의 안좋은면 단점을 굳이 콕콕 찝어서 말씀하시는데.......
    정말 자식으로서 들어 주는것도 피곤하고 배우자의 단점을 자식에게 전해 주는 엄마,아버지가
    다 싫어서.................청소년기에는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노이로제를 달고 살았어요.

    그런 부모님이 오신다고 했을때........내심 걱정도 되고 혹시 사위가 보는 앞에서 엄마,아버지가 또
    부부싸움을 하지는 않을까........불안하기도 헀지만.....계시는 동안 최선을 다헀습니다.
    관광도 시켜 드리고.......맛있는 음식도 사드리고.....

    이제 80이 다 되신 부모님 얼굴보니.........짠하고 마음이 찡하더라구요.부모님한테 가졌던 원망은
    이젠 생각도 안나고......저도 나이가 먹고 보니....
    공항에서 울지 않겠다고 마음 먹고 갔는데............입국장으로 들어 가시는 부모님 뒷모습 보니.......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데....................우리 아이둘이 엄마! 왜 울어?

    남편은 분위기 파악하고 엄마는 울보야! 그래서 그래......아이 둘은 어려서 그런지.........
    상황 파악 못하고.............글쓰신분 마음 어떤건지 다 알거 같아요.

    좀 힘들어도 엄마가 하시는 말씀 다 들어 주세요.가시고 나면 후회됩니다.
    표현이 투박하셔도 마음은 따뜻한 엄마니까요.

  • 22. 저도 나쁜 딸이어서...ㅠㅠ
    '13.11.3 12:47 AM (122.35.xxx.14)

    쑥스러워도 안아드리세요 엄마 한번 안아보자 하면서요... 어머님은 오래도록 그 느낌을 갖고 미소지으실거예요 남편도 거칠고 자식도 일찍 독립했고 먹고 살기 바빴으니 스킨쉽의 따뜻함이 없이 살아 애정결핍이 있으실거예요
    원글님도 아마 조금 무뚝뚝한 면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원글님도 부모님의 충분한 사랑을 못받고 컸으니까 애정결핍이 있으실거예요
    어려워도 이번에 엄마를 자꾸 안아보세요 손도 잡고 손등도 자꾸 쓰다듬고 어깨동무도 하고 소파에 앉아있으세요 어머님은 안먹어도 배부르고 쑥스럽지만 따듯한 느낌을 평생 가지실거예요 원글님의 어린시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어 원글님한테도 좋을거라고 생각됩니다

  • 23. 나이드신분들
    '13.11.3 2:44 AM (65.188.xxx.29)

    옛날 힘든일 얘기하는거 인생의 풀지못한 숙제같은거 아닐까 합니다. 힘든기억,해결되지 않은 증오, 본인도 괴롭고 놓여나고 싶고 등등의. 그걸 그나마 같이겪은 사람 통해 잘 살았다고 확인하고 싶은 거죠. 위로받고 싶구요. 미국방문에 관광과 쇼핑보다 그게 더 하고 싶으실지도 몰라요. 마음이 편해지시면 그다음에서야 관광 쇼핑 원하실 수 있어요.

  • 24. 아마도
    '13.11.3 4:49 AM (183.100.xxx.240)

    취향에 안맞는데 돈쓰게 하는게 싫고
    어딘가 딸에게 안맞는 어색함에
    그간의의 고생을 얘기해서 당위성을 인정받으시려는
    불편함이 있었을거 같아요.
    저도 엄마에게 고상한 색의 고급니트를 선물했는데
    좋아하지 않아서 놀란적이 있었어요.
    목주름 때문에 칼라없는 옷이 싫고 화사한 색이
    맞게 된거였어요.
    선물이나 호의는 받는사람에게 맞춰주세요.

  • 25. 아마
    '13.11.3 7:30 AM (114.200.xxx.150)

    참, 마음이 짠하네요.

    지금 어머니가 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닥스풍의 옷을 입고 가실 곳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가실 때 옷 못사드렸으니 한국에서 사 입으세요.
    라고 말씀하시고 돈으로 드리세요. 아니면 부쳐 드리시던지요.

    지금은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마 한국에 가시면 딸 잘둬서 해외 여행 해보고
    옷도 사입으라고 돈도 줬다고 자랑하고 다니실 겁니다.

  • 26. 여기
    '13.11.3 8:24 AM (221.139.xxx.10)

    댓글 다신 따님들은 다 착하신 분들이네요.
    부부사이가 않좋은 환경에서 자란다는 것은
    참 힘든일인 듯 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감정의 배출구가 된다는 일도 고통스럽고요.
    엄마와의 마음의 거리는 아마 좁히지는 못하겠지만
    측은한 마음을 먼저 생각하신다면 그나마 좀 나으실듯하네요.
    그리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내 마음의 먼저이고, 내 인생이 먼저입니다.
    누구를 위해 전적으로 희생한다면 너무 불행해집니다.
    님, 나쁜 딸 아닙니다.
    저도 몇 십년을 불행한 엄마를 위해 살았더니
    제가 점점 미쳐가더군요.
    엄마는 엄마 인생을 사시는거고, 나는 내 인생을 사는 것이 맞습니다.

  • 27. ....
    '13.11.3 9:01 AM (218.234.xxx.37)

    어머니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니는 원글님을 보며 자기 지난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여기실 거에요. 원글님 스스로도 열심히 하셨지만 어머니께는 원글님 자체가 어머님이 견뎌야 했던 인생의 무게였고, 견뎌낸 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이제 그 딸이 혼자서 너무나 잘 살아가고 있으니 어머니도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된 거라고 생각한 거죠. 어머니의 지옥 같은 시간, 듣기도 힘든데 직접 살아온 엄마는 어땠을까요. 그리고 어머니와 원글님의 공통 추억은 슬프게도 아버지인 거죠...

    잘은 모르겠지만, 저희 어머니는 제가 뭐 사드리려고 미리 의중을 물어보면 다 쓸데 없다 필요 없다 별로다 하세요 - 사기 전에는요. 그런데 일단 사드리면 너무 좋아하시고요. 그러면 왜 필요없다, 별로다 하셨을까.. 딸이 나 때문에 돈 쓰는 게 너무 싫은 거에요. 그게 너무 마음이 아프대요. 그 돈 나한테 쓰지 말고 딸 자신한테나 쓰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들으니 필요없다, 저런 걸 왜 사냐 하고 타박을 줘서 못 사게 하시더군요.

    우리 솔직한 심정으로, 누가 백화점에서 나한테 뭐 사주면 안예뻐도 이게 웬떡이냐 하고 넙죽 받지 않겠어요? 사람 심리는 다 그렇거든요. 그런데 딸이 사준대도 싫다, 시장판 옷이 더 이쁘다.. 저희 어머니처럼 원글님 어머니도 "그 돈, 나를 위해 쓰지 말아라"는 속내가 들어 있을 수 있죠.

    하다못해 닥스 사주면 한국 돌아가서 동네 아줌마한테 10만원에 받고 팔아도 되는데 말이죠.

  • 28. .풀향기
    '13.11.3 9:20 AM (39.7.xxx.184)

    원글님 정말 대단하세요. 그런 환경에서 공부하셔서 지금의 위치
    까지 얼마나 힘드셨을지.. 어머니는 바꾸려고 하지마세요 평생
    살아오신 습관을 어쩔 수는 없을거예요 어머님을 님에게 맞추려
    하지마시고 님이 어머님께 맞추는 수밖에 없을거예요. 암튼 원글님
    존경스러워요^^

  • 29. ..
    '13.11.3 1:20 PM (211.245.xxx.236)

    당신은 원치도 않는 선물...해주지 마세요.
    어머님한텐 힘든 환경속에서 잘 자라준 원글님 자체가 선물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얘기 듣기 힘드시죠?
    그런데 어머님의 신세한탄은 힘들어도 어느 정도는 들어0주세요
    받은 상처의 깊이가 님과 같을 수가 없기에
    치유도 그만큼 쉬울 수 없습니다.

    제 경험을 얘기하자면 전 혈관에 따스한 피라곤
    한방울도 흐르지 않을 거 같은 엄마밑에서
    학대받고 컸는데 제가 불쌍하다며
    울면서 안아준 딸아이 위로 덕분에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저도 지나친 하소연으로 딸아이를 지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나름 자제를 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어느 정도 뻥 뚫린 탓도 있구요.

  • 30. ..
    '13.11.3 1:36 PM (211.245.xxx.236)

    그리고 절대 나쁜딸이 아니니 그런 말씀 마세요.
    원글님이 기특하고 좋은 딸이란건 어머님도
    가슴 절절하게 느끼시고 계실겁니다.^^

  • 31. jhlove
    '13.11.3 2:31 PM (223.62.xxx.139)

    저도...님과 비슷한 사연의 님과 비숫한 엄마가 있어요....백화점에서 좋은가방 하나..점잖은것으로ㅠ사드리려고 큰맘먹고 갔는데...20대 초반 아이들이 들고 다닐만한 디자인만 고르시고..옷한벌도 안들어가게 생긴 가방은 싫다며 원래 계획과 다르게 젊잔지도 않은 왠 크로스백을 사더니 ...밥이나 먹자며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을 휘젓고 다니며 만두며 뭐며 별로 좋지도 않은 엄청난 양의 음식을 사와서 나눠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때부터 씁쓸하고 뭔가 안타까워서 전 백화점 엄마랑 안가요.. 그때 샀던 크로스백은 일년도 넘게 매지도 않고 옷방에만 걸려있어요 아까워서 못맨대요 ㅜ ㅜ 속상하고 씁쓸하면서 뭔가 좀 그런 기분..알거 같아요

  • 32. 에휴
    '13.11.3 3:36 PM (203.229.xxx.81)

    엄마들은 다 그런건지 저도 그런 것 땜에 무지 싸웠는데 안되더라고요
    엄마란 애증의 대상인거 같애요
    얼굴보면 싸우고 돌아서면 짠하고

  • 33. 이해합니다.
    '13.11.3 7:10 PM (175.192.xxx.232)

    전 ... 원글님 맘 조금 이해합니다

    제가 어렸을적엔 무조건 엄마편이었는데 커서 양쪽 부모님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엄마의 단점이 보이대요.
    커서보니 엄마가 일방적으로 당한 게 아니라 엄마의 그 성격 때문에 아빠가 무지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고
    형제자매도, 부모와 자식 사이도 다 큰 후 ...부모를 갠과적으로 보게 되는 시점이 있느거 같아요
    부모님이 나쁘다 좋다가 아닌 (설명하기 참 애매한데)

    어렸을 적 부모님을 바라본 마음과 커서 부모님을 바라본 마음은 다르거 같아요.
    자식과 부모 사이로서 보이는게 아니라 다 큰 성인으로서 보게 되는 눈이 생겼다고나 할까..
    표현하기가 참 그런데 전 원글님 마음 쪼금 이해합니다.
    그런 마음 생겼다고 나쁜 딸 아닙니다.
    잘 자라고 사회생활 잘 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합니다.
    초대하셨으니 그냥 엄마 편한대로 해주시는게 좋을듯합니다.

  • 34. 오!해피데이
    '13.11.3 7:34 PM (112.150.xxx.101)

    토닥토닥~
    원글님 대단하고 수고하셨어요. ^^

    누군가 그러더군요.
    부모님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고 우리가 사랑해야할 대상이라구요.
    존경하고 싶은데 존경할 수 없을것 같은 나이들고 고집 쎄어지신 그분들을 접할때마다
    존경이 아니라 사랑의 단어를 떠 올려봅니다.

    힘내세요~~~ ^^

  • 35. 이해해요;;
    '13.11.3 9:27 PM (121.165.xxx.56) - 삭제된댓글

    이런 경우 딸뿐아니라 아들도 힘들어해요.
    자식은 어느정도 사회적위치가 높아져서 남들이목도 중요해지고 교양도 갖춰졌는데 부모는 예전 그대로인거죠. 더구나 출세한 자식을 오랜만에 타지에서 보았으니 옛일이 떠오르고 기쁘지만 한스럽기도 한 마음에 넋두리가 길어지는 겁니다. 그러나 님이 힘드시면 어머니께 솔직하게 말씀드리세요.
    옛날 얘기하면 너무 힘들다고 이젠 좋은 일만 있을테니 좋은 얘기만 하자고 하세요.
    그리고 옷을 사드리고 싶으면 내가 꼭 한벌은 좋은 옷 사드리려고 봐 놨으니 좋은 곳 가실때 입으시라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시면 편한 신발 사 드리세요. 효도신발 이런거 많잖아요. 할머니들은 다 알지만 짝퉁도 많이 나오는....거기선 필요없다 하시지만 한국오시면 엄청 자랑하십니다.
    얼마나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겁니다.
    너무 힘드시면 무조건 듣지말고 힘든 내색 하시고 앞으로의 계획이나 좋았던 추억들 꺼내서 즐거운 얘기 나누세요. 즐거운 일보다는 평생 넋두리에 거친말이 더 가까운 삶이라 한순간에 고쳐지지 않아요.
    확실한건 즐겁고 평안한 일상이 오래도록 지속되면 어머니도 어느순간 교양도 차려야 된다고 자각하시고 하는날이 와요. 어머니께 원글님 생활도 일일히 설명해주시고 내자식이 꽤 대접받고 있구나 하는 것도 알려주세요. 너무 몰라서 그러신것이니 힘들어도 잘 지내시길 바래요.

  • 36. ...
    '13.11.3 10:03 PM (218.38.xxx.98)

    님 30대 중반쯤 되셨겠네요. 어머니의 자존심, 자립심입니다. 어머님이 이때까지 살아오신 대로 그 기준으로 버텨 사시는 것, 그게 훨씬 더 좋은 거라는 걸 님이 마흔 넘으면 알게 되실 겁니다. 그 모습 그대로 존경스럽지 않은가요. 님이 부끄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의 엄마를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예요. 원글님이 어머니 평생 모시고 살 것도 아니고 어머니 남은 인생 전적으로 책임져주실 것도 아니잖아요.

  • 37. ㄷㄷ
    '13.11.3 10:31 PM (222.103.xxx.166)

    원글님이 어머니랑 맨날 보는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나라에서 어쩌다 한번 보는 건데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군인에게는 군인 풍이 있고 시장사람한테는 시장 사람 분위기가 있겠죠..
    얼굴이랑 몸매가 안 고급스러운데 겉옷 하나만 서양인들 브랜드면 뭐합니까 안에 맞춰 입을 거 들거 신을 거 다 필요한데..

  • 38. ㄷㄷ
    '13.11.3 10:32 PM (222.103.xxx.166)

    우리가 볼때는 완전 이상한 옷 십대 애들이 입는 거처럼
    우리보다 25-30살 많은 분들한테는 또 그분들이 선호하는게 있더라구요.
    지역적 세대적으로 그분들끼리 유행도 있고

  • 39. 그냥
    '13.11.3 10:44 PM (180.227.xxx.96)

    원글님 글 읽고 마냥 눈물이 쏟아져서 소리내어 엉엉 울다가 댓글 답니다.

    욕하고 지저분하고 더한 어떻게 하더라도 원글님이 마냥 부럽습니다.

    돌아가시고 나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현실에 이밤 엄마가 보고싶어 눈물만 흘립니다.

    어머님이 좋은 옷도 비싸서 못 입어보고 시장에서 싸고 추위나 가릴 수 있는 옷과
    하루를 살아 내느라 제대로 씻지도 못하시고 힘겹게 살아오신 인생이 원글님 글 속에 그대로 녹아 있네요.

    어머님 말씀 듣기 싫더라도 그냥 들어드리면 좋겠어요.
    이제 어머님 가시면 몇번이나 더 듣겠어요.

    힘겹게 투병생활 하던 엄마 돌아가시고 나니까 잘해드린건 아무것도 생각나는게 없고
    짜증내고 못해드린것만 생각나고 남는 건 후회뿐이라서 답글 달아요.

    이 밤 엄마가 너무 보고싶은데 더이상 볼 수도 없고 목소리도 듣지 못한다는 사실에 눈물만 쏟아지네요ㅠㅠ

  • 40. 아니에요
    '13.11.3 10:56 PM (112.165.xxx.104)

    잘 자라준 것도 효도 중 최고 효도고
    엄마는 엄마대로 그런 성격 일 수 밖에 없겠지요
    그냥 선물은 엄마가 편한걸로 사주세요

  • 41. 위에
    '13.11.3 11:37 PM (116.125.xxx.99)

    oo 님 글이 단어하나 버릴것 없이 정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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