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성적은 많이 안올랐지만 수업 태도가 달라진 경우

과외. 조회수 : 913
작성일 : 2013-10-23 23:02:21

전 수학 과외 선생인데요.
이번에 맡은 학생의 중간 고사 결과가 제목과같은 상황입니다.

성적은 바닥이고, 그저 공부가 하기 싫은 평범한 중딩 남학생.
눈앞의 점수보다는 기초 튼튼하게 다지고, 습관 잡는 목적으로 가르쳤어요.
숙제 지독히도 안해왔지만(불량한 아이는 아니에요)
제가 진도만큼이나 복습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죠. 그 덕분에 관련 개념 암기는 90%이상 되었는데,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없어요.
시험 대비 직전에 준 프린트도 거의 안풀어서 좀 짜증이 났어요.

그 결과
아이 학교 시험이 100% 서술 논술형인데. 점수는 한자리수밖에 안올랐어요.
숙제만 제대로 했으면 20점은 올랐을텐데 아쉬움이  너무 컸죠.

그런데 신기한건 아이 반응.
점수 올랐다는거에 의의를 두고 굉장히 만족해 하더라구요.
1학기 서술 논술형때는 평균보다 30점 아래였는데, 이번에는 평균이랑 비슷한거 넘 좋다고.

더 신기한건.
숙제 지독히도 안해오던 아이가.
정확히 학교에서 점수를 확인하고 난 후로 성실모드로 수업에 응하고 있어요.
해온 숙제의 정확도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숙제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포스를 막 뿜어내요.
수업할때도 이해력이나 호응도가 갑자기 좋아지고.

그래서 왜냐고 물어봤더니.
평균에 가까이 오니까, 좀 만 더 하면 평균보다 높아질 수 있을것 같아서 하고 싶어졌대요.
저야 너무 기쁘고 기특하죠.

하지만 어머니는 점수가 일단 맘에 안들고, 아빠 말을 빌려서 태도가 달라졌다고 해도 아빠가 보기엔 점수가 그러니 여전히 아이를 다그친다고..

그렇다고 과외를 끊겠다는 액션을 보이는건 아니지만.
약간 깝깝하긴 하네요.

IP : 211.214.xxx.23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갑자기
    '13.10.23 11:15 PM (122.254.xxx.19)

    제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나요. 원래 중학교때까지 제법 공부 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서 친구들 갈리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거든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 등수가 반에 52명에서 50등 했었어요.

    그런데 고2때 영수 과외를 했는데 그 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좀 마음이 많이 진정이 됐어요. 젤 첨엔 영어도 했는데 제가 워낙 영어를 잘해서 (결국 영문과 갔어요) 그건 제외하고 수학만 했는데 워낙 수학적 머리도 없고 공부도 하기 싫어 해서 사실 고3 말까지 수학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일단 고민을 얘기하고 들어주고 건설적인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얘기를 하다보니 가슴에 응어리 진게 많이 풀려서 인지 성적이 점차 쑥쑥 올라가기 시작해서 고3 말에는 반에서 3등도 했었어요. ㅎㅎ

    일단 과외를 끊는다 만다에 마음을 좀 비워 보시고 그냥 한결같이 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혹시 저같이 학생 하나 구제하실 지도 모르죠.

  • 2. 궁금이
    '13.10.23 11:45 PM (182.224.xxx.178)

    혹시 예비고1학생 수학과외 알아보고있는데..
    시간되시는지요?

  • 3. 그런데 사실 ...
    '13.10.24 12:04 AM (76.104.xxx.73)

    시험 점수 올리는 것보다
    사기 충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데 ...
    부모들이 그것을 모르니 .. 원 ...
    그 부모는 하루 아침에 점수가 껑충뛰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들이군요 ..
    성적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 그것을 보고 감사해야하는데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0973 택배 어디가 싼가요? 3 불면증 2013/11/19 854
320972 울릉도 갇혔어요.. 3 마야 2013/11/19 2,391
320971 달달한 드라마 추천해 주세요 21 달달 2013/11/19 5,585
320970 “인간은 수만년 전 외계로부터 유입됐다” 美 생태학자 주장 6 은폐된 비밀.. 2013/11/19 2,112
320969 국민이 노예상태로 전락하는 과정 4 퍼옴 2013/11/19 1,679
320968 우리큰딸 17 장하다 2013/11/19 3,589
320967 밤마다 생각이 많아서 잠이 안와요 3 폴고갱 2013/11/19 1,380
320966 다들 보일러 돌리시나요? 34 난방 2013/11/19 6,952
320965 울고있는걸 딸이 봤어요 3 미안해서 2013/11/19 1,753
320964 지금 깨어계신 분들 뭐때문에 잠못이루고 있나요? 23 아리님 2013/11/19 2,105
320963 질투의 본질에 관한 좋은 얘기네요. 2 질투 2013/11/19 2,800
320962 유치원 엄마들 2 ,,, 2013/11/19 1,340
320961 혹시 노리다케 요즘에 세일하는 코스트코 알고 계신분~ 노리다케 2013/11/19 874
320960 독일 공항에서... 3 ㅉㅉㅉ 2013/11/19 1,430
320959 이사 하루전날 잊지말고 해야할일 뭘까요? 5 이사해요 2013/11/19 4,531
320958 스마트폰 초기화.. 사진복구 가능할까요? ㅠ ㅠ 8 ㅜ ㅜ 2013/11/19 2,013
320957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머리떨림,손떨림증상 병원 무슨과로가야하나요?.. 8 40초반남편.. 2013/11/19 13,477
320956 토요일 면접앞두고 조언여쭙니다~! 아들냄 2013/11/19 563
320955 발인 때 아이도 옆에 있어야할까요? 10 궁금 2013/11/19 3,126
320954 3년만의 출근.. 하루만에 잘렸어요... 48 데이지 2013/11/19 20,736
320953 대중탕에서 목욕관리사한테 관리받으니 천국이네요 3 .. 2013/11/19 2,292
320952 현관문으로 황소바람 들어오는데 뭘 붙이면 좋을까요 8 추워 2013/11/19 2,312
320951 형편이 안좋은 시댁...마음이 아파요. 8 손님 2013/11/19 3,351
320950 이석기 사건 검찰 증거가 거의 조작 수준으로 밝혀졌네요 11 /// 2013/11/19 1,568
320949 속배추로 샐러드하면 어떨까요? 1 배추 2013/11/19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