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친구의 밤늦은 전화는 두 가지다
부부고민 아니면 돈
아무리 오랜 친구라도 결혼 전후는 일상이 갈라지기 마련인가 보다
겉도는 이야기들
종국엔 아이 얘기 남편 얘기로 빨려들어가고
아직 결혼이 생경한 나는 그 질펀한 이야기들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넌 어떻게 지내?...라는 질문도 없다
자기 사는 얘기하기 바쁘다
그래 살림하고 애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너두 네 목소리 내고 싶겠지...하다가도
내가 그리 좋은 친구는 못되는지
친구의 목소리는 점점이 멀어져간다
그러다 어느 날은 돈 얘기를 꺼낸다
도와주지 못했다
멀어진다
그쪽이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모르게 서로가 서로에게서...
30 초반... 40까지 독신이면 같이 살자고 속없는 얘기에도 까르르 즐거웠던 우정이
돈이라는 한방에 이렇게 훅하고 날아갈 줄이야...
무리라도 할걸 그랬나 ..맘에 걸리지만
내가 없는 셈치고 줄 수 있는 능력이라면 모를까
꿔주고 나서 전전긍긍..그것도 못하겠다
쿨한 척하는 것도 위선 같고...
이렇게 이쁜 가을 ...
날씨 안부도 할 수 없는 이 불편함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