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604930.html
대선승리 크게 기여
“측근들 배타적” 이유…박대통령 곁 떠난적도
진영 복지부 장관은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제출한 진영(62) 보건복지부 장관은 흔히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된다. 그는 2004년 4월 탄핵 역풍에 휘말린 한나라당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에 발탁된 것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가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당 정책위의장,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잇따라 맡으며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새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진 장관은 맹목적인 ‘누구의 사람’이기를 추구하기보다는 나름의 정책 기준이나 철학을 중시하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자신의 판단과 다를 경우에는 권력자에게서 떠나는 행보를 보여왔다. 2010년 중반 “측근들의 배타성” 등을 이유로 박 대통령 곁을 떠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여권의 확고한 차기주자였던 박 대통령에게로 여당 의원들이 ‘주이야박’(박낮에는 친이계·밤에는 친박계)이라는 조어를 낳으면서까지 몰려들 때였다. 그는 이후 지난해 5월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때 정책위의장으로 짝을 이루면서 ‘친박계’로 복귀했다.
앞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전 총재의 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한때 이 전 총재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이었다. 1980년대 초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를 짧게 지낸 뒤 변호사로 전직한 진 장관은 이 전 총재가 대쪽 판사로 명성을 얻던 대법관 시절 일종의 팬클럽을 만들며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2002년 대선 때 이 전 총재가 보수 일색으로 주변을 강화하고 소수 측근들이 인의 장막을 치자, 그는 이 전 총재에게 시정을 요구한 뒤 수용되지 않은 데 항의해 스스로 대선캠프에서 물러났다.
서울 용산에서 17대 총선(2004년)이후 내리 3선 의원이 된 진 장관은 여권에서는 온건 합리적이며 나름대로 개혁적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그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때 “공공의료기능 약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했으며,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는 수정안에 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