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려고 준비하는데
아버지가 통화하시는걸 들었어요.
아마도 제가 미적미적 하는걸 제가 나간줄 아셨는지...
전화주신분 (아마도 식당 아주머니일듯해요. 아버지가 야채하고 청과 취급하시거든요.)
이랑 웃으면서 오늘 일 안한다고 하니.. 여자 웃음소리가 들리고.
아버지가 내맘이지. 왜 보고 싶나? 보고 싶어? 이러시면서 웃으시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했어요.
사실 어머니랑 사이가 않좋으셔서 어머니한테 저런적 없으셨거든요.
아. 솔직하게 말할게요. 사람좋게 허허허 웃는 소리도 아니고
딱 식당여자랑 희롱하는 조로 징그럽게 웃었어요.
엄마는 당뇨수치가 안잡혀서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기에
병원 입원하고 인슐린 맞는 법 배우러 짐싸서 병원 가셨다가 담당쌤이
휴가 땜에 안계신다고 짐싼 김에 춘천 이모네 가신다고 가셨거든요.
엄마한테 내내 무뚝뚝하고 딸인 저한테조차 냉담하셔서
서운한 마음 접고 아 원래 그런 분이구나 하고 외려 불쌍하고 안쓰럽게
생각하고 사는 와중이였는데.
웃을줄 몰라서 안웃는게 아니라. 그 대상이 울엄마가 아니면 가능했다는게
저로서는 너무 .. 너무 .. 뭐랄까..
분노가 치밀어요.
감쪽 같이 속은 기분? 아내와 딸에게는 그리 냉담한 양반이
그렇게 징그럽게 웃으면서 농을 치는 모습?
오늘 솔직히 하루종일 그 아줌마 (라 쓰고 벌써 년이라고 입에 붙었네요.)랑은
무슨 사이일까. 아버지란 작자는 밖에 나가서 알고보니 우리 엄마 천하의 악처 만들고
자기는 피해자인척 약자인척 하면서 여자들이랑 잘 놀고 잘 먹고 살아왔던 걸까..
머리속이 너무 복잡하네요.
엄마도 집에 없고 아버지만 집에 계실텐데 .. 집에 너무 들어가기 싫어요.
쿨하게 넘기기엔 .. 제 기분이 너무 수습이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