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자니치지 마시고 조회수 : 1,844
작성일 : 2013-09-11 17:39:28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런 옆집 아줌마...

자기 집 뒤꼍에 고양이 사체가 있다고 어찌해야 하냐며 하소연한다.

일단 비닐봉지에 담아 골목 어귀에 놓고 처리 좀 해달라고...

워낙 동네에서 한 성격하는 아줌마라 동네 시끄러울까 엄마가 냉큼 접수한다.

결국 나한테 떠넘기는 엄마...

일단 119에 전화했더니 서울시 콜센터 연결...

너무도 친절하게 처리반 보내겠다고 한다.

신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도 곧바로 나가는 길이었고 문을 열자 얼핏 보이는 고양이 꼬리..

애써 고개 돌리고 종종거리며 골목 빠져나갔다.

일을 보는 내내 맘이 이상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사람들 왈..

뭐하러 그러느냐고,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청소부 아저씨들이 정리한다고.

화들짝!1

그럼 그동안 길고양이들 사체가 그런 식으로 처리되었다는 건가...

하긴 법으로도 고양이나 기타 애완 동물의 훼손 가치가 재물손괴죄라니 그런 취급이 이상하지도 않다.

그 와중에 문자 하나가 뜬다.

서울시 처리반이 깨끗이 수거하고 소독도 끝냈다며,

고양이 사체의 사진을 전송해주신 거다...

아..그렇게 친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데 그때 알았다.

그 고양이... 가끔 내가 밥도 주고 친해지려 고양이 눈인사까지 해가며 맘 얻으려 노력했던 그 녀석임을...

어느 한 날 우리 집 담벼락에 노곤히 대자로 뻗어 낮잠 자는 거 보고 반했던 그 녀석...

알게 모르게 정들고 했는데..ㅠ

그래도 다행은 그나마 쓰레기차에 실려가지 않았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훨훨 연기가 됐을지는 모르지만 친절한 콜센터의 행정 처리를 믿고 싶다.

여러분들도 혹시 길고양이 사체 보시면 신고해주세요.

그나마 사람인 우리가 해 줄수 있는 마지막 존엄이네요...

IP : 115.161.xxx.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1 5:47 PM (210.115.xxx.220)

    에고...맘이 아프네요. 이제 추운 겨울이 오면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길고양이들이 더 많아지겠죠ㅠ 그래도 님 덕분에 그 아인 쓰레기 취급 안받고 편안히 잘 갔을 거에요. 마지막을 지켜준 님에게 고마워하면서...

  • 2.
    '13.9.11 7:08 PM (223.33.xxx.74)

    좋은 곳으로 가길...ㅠㅠ

  • 3. 보라장
    '13.9.12 1:3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맘이 아프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9543 비위 강하신분들 도와주세요 5 오마이갓 2013/09/19 1,720
299542 애기가 아팠는데 오늘 움직여도 될까요? 10 가을 2013/09/19 1,026
299541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 Daum 청원에 서명해주세요. 8 청원 2013/09/19 929
299540 뭐 이딴 치과의사가 다 있나요? 44 000 2013/09/19 14,314
299539 부산 비빔 당면 양념장 알수 없을까요? 4 어휴 2013/09/19 4,125
299538 짜지 않은 김치브랜드좀 1 저염 2013/09/19 1,536
299537 차례상에 전지 꼭 깔아야죠? 5 날개 2013/09/19 2,089
299536 아침부터 궁금해서 급 글 올리네요 4 .. 2013/09/19 1,483
299535 영국식 추석 보내기 7 푸르른틈새 2013/09/19 3,036
299534 온수매트 추천 좀 3 며느리 2013/09/19 2,124
299533 전국노래자랑 빠빠빠 1 우꼬살자 2013/09/19 2,017
299532 한국날씨 어떤가요? 1 2013/09/19 1,155
299531 연애 많이 해본 여자가 만나는 남자는 어떤 남자인데요? 27 asdf 2013/09/19 30,685
299530 이런 메세지가 왔어요 1 2013/09/19 3,084
299529 크록스 좋다는 말에 1년반정도 신었는데 솔직히 별로인것같아요. 7 크록스 2013/09/19 4,481
299528 하루 몇칼로리 먹어야 할까요? 2 Yu 2013/09/19 1,511
299527 상상으로 아픈 디스크통증 이나 다른 통증.. 8 진실 2013/09/19 1,828
299526 패키지 여행중인데 집에 가고싶어요 17 .... 2013/09/19 8,358
299525 에휴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 우리가족의 단면입니다... 31 수아 2013/09/19 14,838
299524 추신수가 전라도 공격하는 베충이에게 3 ㅇㄹ 2013/09/19 2,248
299523 현시점 최저생계비가 얼마라고 생각하세요? 궁금 2013/09/19 1,225
299522 집도 인연이 있을까요? 1 .. 2013/09/19 1,866
299521 카운터 펀치: 탄압 시대의 복귀/한국내의 정치적 파동 light7.. 2013/09/19 997
299520 감사 노트 쓴다는 글 보니 저는.. 5 무지개빛 2013/09/19 1,605
299519 좀 식은 꼬지하고 생선전 냉장고에 넣을까요 1 ? 2013/09/19 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