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자니치지 마시고 조회수 : 1,826
작성일 : 2013-09-11 17:39:28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런 옆집 아줌마...

자기 집 뒤꼍에 고양이 사체가 있다고 어찌해야 하냐며 하소연한다.

일단 비닐봉지에 담아 골목 어귀에 놓고 처리 좀 해달라고...

워낙 동네에서 한 성격하는 아줌마라 동네 시끄러울까 엄마가 냉큼 접수한다.

결국 나한테 떠넘기는 엄마...

일단 119에 전화했더니 서울시 콜센터 연결...

너무도 친절하게 처리반 보내겠다고 한다.

신고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도 곧바로 나가는 길이었고 문을 열자 얼핏 보이는 고양이 꼬리..

애써 고개 돌리고 종종거리며 골목 빠져나갔다.

일을 보는 내내 맘이 이상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사람들 왈..

뭐하러 그러느냐고,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청소부 아저씨들이 정리한다고.

화들짝!1

그럼 그동안 길고양이들 사체가 그런 식으로 처리되었다는 건가...

하긴 법으로도 고양이나 기타 애완 동물의 훼손 가치가 재물손괴죄라니 그런 취급이 이상하지도 않다.

그 와중에 문자 하나가 뜬다.

서울시 처리반이 깨끗이 수거하고 소독도 끝냈다며,

고양이 사체의 사진을 전송해주신 거다...

아..그렇게 친절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데 그때 알았다.

그 고양이... 가끔 내가 밥도 주고 친해지려 고양이 눈인사까지 해가며 맘 얻으려 노력했던 그 녀석임을...

어느 한 날 우리 집 담벼락에 노곤히 대자로 뻗어 낮잠 자는 거 보고 반했던 그 녀석...

알게 모르게 정들고 했는데..ㅠ

그래도 다행은 그나마 쓰레기차에 실려가지 않았다는 것,

어떤 방법으로 훨훨 연기가 됐을지는 모르지만 친절한 콜센터의 행정 처리를 믿고 싶다.

여러분들도 혹시 길고양이 사체 보시면 신고해주세요.

그나마 사람인 우리가 해 줄수 있는 마지막 존엄이네요...

IP : 115.161.xxx.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1 5:47 PM (210.115.xxx.220)

    에고...맘이 아프네요. 이제 추운 겨울이 오면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길고양이들이 더 많아지겠죠ㅠ 그래도 님 덕분에 그 아인 쓰레기 취급 안받고 편안히 잘 갔을 거에요. 마지막을 지켜준 님에게 고마워하면서...

  • 2.
    '13.9.11 7:08 PM (223.33.xxx.74)

    좋은 곳으로 가길...ㅠㅠ

  • 3. 보라장
    '13.9.12 1:3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맘이 아프네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6577 주군의 태양 공범이 누구일까요? 2 주군 2013/09/12 2,259
296576 립서비스 받고 나선 뭐라고 하나요 9 ㅇㅇㅇ 2013/09/12 2,185
296575 배드민턴 치는분들.렛슨 몇달부터 게임 하셧어요? 3 2013/09/12 1,872
296574 자전거탈때 그부분이 넘 아파서 7 운동하고파 2013/09/12 2,566
296573 줄만서면 들어가는대학에 간 아들 5 /// 2013/09/12 3,361
296572 지성이면 감천 3 hide 2013/09/12 2,143
296571 15년 된 애견이 오늘 췌장염으로 입원했어요! 5 할매견 2013/09/12 2,960
296570 건축학과 공부 후 향후 진로에 대해 말씀 좀 해 주세요. 3 자소서 2013/09/12 3,824
296569 화장을 도대체 어떻게 지워야 뽀드득한 느낌이 날 수 있을까요.... 3 리무버 2013/09/12 1,622
296568 왜 저는 임신이 안될까요 21 힘들어요 2013/09/12 8,264
296567 오휘랑 숨 둘 중에 추천 좀 부탁드려요 1 스킨케어 2013/09/12 1,569
296566 우리 아들 어떡해요..! 9 꿈돌이 2013/09/12 5,849
296565 천안함 외압으로 상영중단 시킨게 일파만파로 커지네요 5 레인보우 2013/09/12 2,623
296564 말싸움이 나면 어떻게해서든 다 갖다붙혀 이기려고 하는 남편 3 어떻게 2013/09/12 1,623
296563 아파트에선 와이파이 되는거에요? 8 주택아줌마 2013/09/12 5,226
296562 교사가 뭔지 - 8 봄눈비 2013/09/12 3,575
296561 이상하게 3d 애니메이션은 집중이... 1 ppop 2013/09/12 766
296560 아이 눈이 한 쪽이 다 안떠져 2 걱정 2013/09/12 1,271
296559 남자가보는 여자와 같은 여자가보는 여자.. 정말 다른가요? 10 아이롤리ㅎ 2013/09/12 5,881
296558 베스트에 거의도배한사법연수사건 2 몰라 2013/09/12 2,763
296557 7세 여아가 좋아할 만한 팽이? 탑 블레이드도 종류가 많죠? 4 팽이 2013/09/12 1,148
296556 봉사가 자신의 큰자랑으로 삼는 친구의 이중성 6 민망 2013/09/12 2,948
296555 인사안하는 식당주인 10 ... 2013/09/12 3,915
296554 불혹의 나이요..... 10 2013/09/12 2,963
296553 제 얼굴에 무슨 문제라도? 3 도대체 2013/09/12 1,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