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 문제 조언 좀 부탁드려요

가슴이 두근두근 조회수 : 1,807
작성일 : 2013-09-05 15:46:26

핸드폰 문자에 "엄마"만 봐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손이 벌벌 떨립니다.

제 친정엄마는 어려서부터 잊을만하면 한번씩 스스로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어려서 친할머니 모시고 살 때는 시집살이에 대한 분풀이로 남편(아버지)한테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를 쏟아냈었습니다.  그 끝은 늘 울고 불고, 서러워서 못 살겠다...라며 앓아눕는 걸로 끝나고, 고층아파트 살 때는 베란다로 뛰어내리려는 걸 잡은 적도 몇번 있었습니다.

 

조금 커서는 공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분노로 성적표 나올 때마다 아들을 때리고, 울고 불고, 끝에는 결국 앓아눕는 걸로 끝났습니다.  그 후에는 은퇴한 남편에 대한 분노로, 이젠 남편, 저, 오빠까지 돌아가며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럽니다.

 

작년부터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맥락은 다 빼 버리고, 부풀려 얘기하며 저를 죽일년을 만듭니다. 엄마 지인분들한테서 저한테 연락이 오기도 합니다.  저한테 딸이 그러면 쓰냐구요.  정말 할 말이 없죠.

 

물론, 이런 분노 표출이 안 될 때는 또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족들한테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조금이라도 서운하면 "내가 지한테 어떻게 했는데"로 시작하며 분노가 폭발합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우리 가족이 존재해 온 이래 계속 몇십년을 이어온 일이고, 저 외에 다른 사람들은 이게 정신병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신경정신과를 몇십년째 다니며(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잔 게 몇십년 되거든요), 입원한 적도 있는데도 이게 분노 내지는 감정 조절 장애라는 걸 받아들이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며칠전 또 비슷하게 분노 폭발이 있었는데, 전 이제 정말 지쳐서 잘못했다고 빌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정말 잘못한 게 없으니까요.  새벽3-4시에 문자 해 대고, 악담 퍼붓고, 무섭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은 그냥 전화 통화도 안하고, 문자 오면 조용히 보고 가슴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불안하고, 회사에 있어도 엄마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워요.

방금은 엄마 말만 들으신 아버지까지 전화해서는 저한테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느냐며 잘먹고 잘 살라고 악담을 하시네요.

 

엄마는 중학교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하며 동생들 교육까지 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격 때문에 동생들한테서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혹시 저같은 경험 하시고 계신분들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릴께요.

 

 

IP : 203.241.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5 4:26 PM (210.115.xxx.220)

    성인이시고 경제활동 하시면 독립하세요. 아버지도 있으시니 아버지께 맡기시구요. 기본적인 자식의 도리만 하고 사세요.

  • 2. 원글이
    '13.9.5 4:33 PM (211.246.xxx.210)

    당연히 경제적으로 독립했죠. 저도 일하고 있고,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이제 엄마 폐해가 아이와 남편한테까지 미치고 있어 더 괴로와요.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연을 끊고 싶은 심정이에요. 좋을 땐 한정없이 좋으신데 정말 주기적으로 이러실 땐 너무 힘드네요.

  • 3. 문님!
    '13.9.5 9:19 PM (183.98.xxx.16)

    댓글 감사합니다. 눈물이 다 나네요. 엄마 인생에 화난 걸 저한테 풀고 있다는 얘기가 정말 와 닿네요. 감사해요....

  • 4. 그냥 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13.9.6 6:36 AM (72.190.xxx.205)

    라고 글 쓰려고 들어왔는데,
    moon님의 글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

    자식에게 무리하게 받으려고하는 부모들,
    스스로 잘못하는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상처받는 자식들의 마음엔
    우리나라의 유교사상은 더 큰 짐이되어 다가오지요.
    불효자란 낙인이 내게 찍히면 어쩌나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자식은 또 다른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되는 건 자각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인정 받을 수 있을까만 자꾸 고민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외톨이가 되는 노년의 생을 뭉뚱그려 다 판단 할 순 없지만,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4583 용인 사시는 분들.. 헬리콥터 소리 안시끄러우신가요? 11 소음시러 2013/09/05 3,515
294582 감자전이 왜 씁쓸하고 떫은맛이 날까요? 4 엄청갈았는데.. 2013/09/05 5,064
294581 둥근테가 어울리는 얼굴형요? 으헝 2013/09/05 1,508
294580 T맵 사용할때 데이터 요금은 어떻게 되나요? 8 t맵 사용은.. 2013/09/05 21,923
294579 물류학과 전망이 어떤가요? 2 ??? 2013/09/05 2,798
294578 조언구함] 항문질환 문의드려요. 3 아나의고향 2013/09/05 1,477
294577 주군의 태양은 조연들도 참 괜찮네요 4 십이소간지 2013/09/05 2,605
294576 투윅스 마지막 장면을 놓쳤어요... 16 우행시 2013/09/05 2,821
294575 입학 사정관제가 없어질 가능성도 3 있나요? 2013/09/05 2,108
294574 스테이크용 쇠고기로 국 끓여 먹어도 되나요?^^ 3 쇠고기 2013/09/05 1,603
294573 오오 투윅스 정말 대박! 9 투윅스 2013/09/05 3,183
294572 휴대폰 벨소리 뭘로 해놓으셨나요? 3 .. 2013/09/05 1,425
294571 잘못되면 남탓하는.. ... 2013/09/05 1,132
294570 케빈에 대하여 13 씁쓸 2013/09/05 3,689
294569 강아지의 애교,!!, 12 아아아 2013/09/05 3,125
294568 6세 남자아이들 많이 산만한가요~? 1 몽실 2013/09/05 2,072
294567 용서 ebs 프로그램 5 귤e 2013/09/05 1,897
294566 루이비똥 페이보릿 도움좀 주세요 4 페이보릿 2013/09/05 3,123
294565 첨해노는 갈비찜. 자스민님 불고기양념 괜찮나요? 4 갈비찜 2013/09/05 2,439
294564 지성이면 드라마 - 방송심의위원회는 뭐하나요? 8 울화통 2013/09/05 2,197
294563 사회초년생,,브랜드 옷 구입이 망설여져요 12 닝닝 2013/09/05 3,758
294562 도대체가.... 3 .... 2013/09/05 1,412
294561 주군의 태양 방금 황금의 제국 패러디한거 맞죠? 4 ... 2013/09/05 2,886
294560 홍합질문이요? 1 .... 2013/09/05 1,135
294559 저 잘하고 있나요?^^ 3 정말정말 2013/09/05 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