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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부정선거 규탄’ 촛불 계속

타이밍 의심스러워 조회수 : 1,092
작성일 : 2013-09-01 13:23:36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부정선거 규탄’ 촛불 계속

진선미 “타이밍 의심스러워…매우 엄중 상황, 하던거 계속 고고”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제10차 범국민촛불집회가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통합진보당(이하 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이 연루된 ‘내란음모’사건 이후 처음 열린 촛불집회에는 민주당 지도부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98명을 비롯해 약 2만 명(경찰 추산 4천 명)이 참가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오후 5시 30부터 7시까지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후 국정원 앞에서 규탄 집회를 마친 진보당이 합류했다. 민주당은 촛불집회 참여에 시차를 두며 ‘내란음모사건’ 선 긋기를 분명히 했다.

진보당의 내란음모사건이 촛불집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대부분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며 내란음모사건과는 별개로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할 것이라는 뜻을 보였다.

또한 미묘한 시기에 내란음모 사건을 터진 것이 ‘촛불집회 힘 빼기’라며 강한 거부감을 표했으며, 민주당이 계속 힘을 보태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5차 국민결의대회’에서 김 대표는 자신을 “시청 앞 광장의 노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오늘 아침 일찍 어제 밤에 천막에서 저와 같이 잠을 잔 국회의원들과 해장국집에 갔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분이 나가면서 우리들의 밥값을 전부 내주고 갔다”면서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이라고 하는데 그 분은 딱 한 마디 하셨다. “열심히 싸워주세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겠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석기 사건’에 대해선 김 대표는 “국정원과 경찰의 간부들이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간부들과 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며 “내란음모 사건이 있다고 해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덮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라며 “민주당은 그 상대가 국정원이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든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두려움 없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내란음모 사건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철저하고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서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공안사건은 사건대로, 국정원 개혁은 개혁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민주당은 대통령의 태도가 바뀔 때까지, 청와대의 입장이 달라질 때까지, 국회에서 광장에서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한 회사원 최명호 씨는 “이석기 사태로 촛불집회 참여자를 줄이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촛불집회가 꺼지지 않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에 나왔다”라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석기 사건과는 별개로 촛불집회는 계속 해야 한다”면서 “당 지지율이 떨어질까 봐 움츠려들 수도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처음 참석했다는 또 다른 참가자는 취재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민주주의 후퇴를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익명을 요구한 김 모 씨는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정원까지 선거에 개입한 것은 민주주의가 너무나 심각한 상황인데 너무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라며 울먹였다.

그는 “얼마나 심각한 사건인지를 잘 규명했으면 좋겠는데 언론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너무 슬프고 걱정이 많이 된다”라며 촛불집회를 외면하는 현 언론의 태도를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해 “맨날 고민하지 말고, 솔직히 광장에 있으나 국회에 있으나 달라지는 건 없을 거 같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라고 주문하며 앞으로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회사원 우 모 씨는 SNS를 통해 촛불집회를 알게 됐다며 “이석기 사건에 촛불집회가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석기 사건은) 예상했던 바이기도 하고, 그만큼 위력적인 차원도 아니고 실제라도 믿기 어려운 게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가족과 함께 처음 촛불집회에 참석한 회사원 양병호 씨는 “국정원이 이석기 문제로 덮어버리는 것 같아 분노가 일어 나왔다”라며 “수레바퀴는 앞으로 돈다고 생각했다. MB 때는 잠깐 그럴 수도 있지 했는데 지금은 확연히 뒤로 도는 게 보인다”라고 현 정국을 진단했다.

아들과 함께 참여한 물리치료사 은 모씨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언론의 태도를 믿을 수 없어 실제로 확인하려고 나왔다.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한 것 같다”라며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 현장에 있던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국민TV뉴스’ 기자에게 이석기 사건에 대해 “그건 그거고, 우리는 하던 일을 계속 하면 된다. 촛불집회에 대한 의지와 열망은 그 이상이다”라며 “이석기 사건의 타이밍이 의심스럽다. 매우 엄중한 상황이니만큼 흔들리지 않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은 ‘국민TV뉴스’에 “촛불집회가 위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석기 사건과 관계없이 힘 있게 붙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한 노인은 촛불집회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 서울로 올라왔다며 “박근혜 내보내고 뭐 하겠다는 것이냐. 국정원에서 다 해결한 것을 뭘 뒤집느냐?”라며 “촛불집회 참가자들 모두 종북 세력이다”라고 취재기자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편에서 맞불집회에 참가한 고엽제 전우회 소속의 한 노인은 “나라를 살리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 목숨이 다 하는 날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킬 것이다”라며 “만약 국정원이 정말로 선거에 개입했다면 야당이 가만히 있었겠냐? 저쪽에서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라고 혀를 찼다.

현장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특검 조사’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던 주최 측 장정욱 참여연대 공익제보자 팀장은 “현재 원세훈, 김용판 두 사람만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일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들도 재판과 수사과정을 거치면 실체적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시민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도 이날 서울역 광장 건너 편 게이트웨이타워 앞에서 4천500명(경찰추산 2천명)이 모여 맞불집회를 열었다. ‘내란음모 주도한 통합진보당과 종북좌파세력 규탄 집회’에서 이들은 “이석기를 구속하라”, “통합진보당을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북한 인공기와 이석기 의원의 사진을 태우는 화형식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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